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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자본주의의 위대함
남한사람이 미국을 숭배하는 것 이상 북한사람에게서 소련은 말 그대로 위대했다. 특히 엘리트일수록 더욱 그랬다. 소련의 과학기술과 군사력, 거대한 땅 떵 어리에 위대함이 저절로 생기 군 하였다. 대신 중국은 <똥 떼 놈>,<만만디>하며 비하하는 경향이 심했다. 학교선생님으로부터 세계최강 독일군대를 소련군<카츄샤 포>(다 연장 로켓포)로 전멸한 스탈린그라드전투를 너무나 흥미 있게 들으며 자랐다. 캬츄샤 포는 미국의 원자탄 보다 더 위력한 듯 여겼다. 또한 어른들로부터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로켓트를 쏘아 올린 얘기를 심심치 않게 들었다. 중소 관계악화와 함께 소련과 북한이 관계가 좋지 않을 때도 어른들은 무언가 뒤에 든든한 언덕이 소련이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았다. 미국은 <핑까 작전> 즉 쏘아 올리는 것마다 떨어졌다고 하며 비야 냥 웃고 떠들었다. 그 동안 미국이 앞서가고 있는 것도 모르고. 연애장면하나 없는 딱딱한 중국영화나 혁명주의 일색의 북한영화에 비해 소련영화는 단연 인기였다. 1970년도에 본 소련 공민전쟁을 묘사한 천연색 예술영화 <철의 흐름>에서 머리받기를 잘하는 한 붉은 군대 정찰병의 흉내를 내며 친구들과 밥 먹는 것도 잊고 군사놀이하기도 하였다. 대학시절 북한의 서울공대라고 할 수 있는 평양 김책공업대학 동창친구는 <소련사람들은 셋 만 모이면 과학토론을 한다.>고 할 정도라고 우상시한 얘기가 인상 깊다. 그는 대학 어디서 들었는지 소련의 대공망은 철벽이며 그것은 포알이 날아와도 자기마당 유도로 떨어뜨리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마치 자기가 발명한 것처럼 확신 있게 얘기하니 듣는 이들은 입을 헤 벌리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 소련사람을 처음 만나 본 것은1978년 남포에서다. 남포의 대표적 해수욕장인 와우도에서 만난 소련사람들에 대한 인상은 희고 뚱뚱하고 허우대가 컸다. 우리는 수영한 후 추워서 부들부들 떠는데 그들은 얼마나 기름이 졌는지 끄떡하지 않았다. 신기한 것은 소련여성들이 남자들과 함께 수영하는 것이다. 그 당시만 해도 북한 해수욕장에는 여자는 금기 인양 남자 세상이었다. 소련여자들의 흰 살결과 뚝 튀여 나온 젖가슴과 함지만한 엉덩이, 코끼리 다리 같은 넙적 다리가 희환 하게 보였다. 과연 위대한 나라, 발전된 나라 사람이 달라보였다. 그들에 비해 우리는 메뚜기 같이 왜소하고 매 말랐다는 것을 추위에 부르르 떨며 엇갈라 보았다. 남한에 와서 위대한 소련사람들은 어떻게 비쳐지는 가. 남한 신문이나 TV방송으로 모두 알 만큼 소련여성들이 매춘하다 성적 학대와 폭행, 임금 착취 등 노예처럼 비쳐진 다는 것이 너무 다른 모습이다. 벌목공으로 소련사람들에게 <거지같은 카레이스키>라고 천시 받던 탈북자가 남한에 와서는 오히려 소련여성을 실컷 해먹었다며 의기양양 해한다. 의정부 어느 골목에 잠시 차를 세우고 있는 데 한 소련남자가 와서 서툰 한국말로 돈을 구걸한다. 기업주를 잘못 만나 일한 값도 못 받아 밥도 굶었고 또 차비가 없어 아내 있는 서울에 갈 수가 없다는 것이다. 내가 먹으려던 간식을 주고 돈을 얼마간 주며 러시아 말을 하니 구세주나 만난 듯 반가워한다. 그는 구면친구처럼 단번에 차문을 열고 들어오며 머리를 쪼아 린 다. 그러면서 먹는 것은 궨 찬은 데 돈을 더 달라고 한다. 훗날 갚겠다며 전화번호까지 준다. 내가 요구대로 주니 고맙다고 하며 몇 번이나 돌아보며 간다. 물론 꾼다던 돈을 주기위에 나에게 연락 온 적도 없고 나 역시 돈을 받으려 생각지 않았다. 단지 그들이 불쌍하여 일자리를 여기저기 알아보아 주었다. 이제는 소련사람보다 위에 있는 나를 새삼스럽게 보며 이상한 감회에 잠기도 한다. 위대한 소련이 왜 저렇게 되었을 가. 이어 지상낙원이라던 북조선은 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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