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board
옛 자유게시판

작성자 프레시안
작성일 2006-01-13 (금) 14:30
ㆍ추천: 0  ㆍ조회: 2465      
"아시아에 신냉전이 도래하고 있다"
2006-01-05
http://www.pressian.com (펌)


"아시아에 신냉전이 도래하고 있다"  

<시각〉 "역사인식 문제의 과도한 정치화 피해야"

 
 
 우리가 우려했던 바가 점차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일본과 중국 사이의 공개적 경쟁과 불화가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에 대한 최대의 불안정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 미국은 동아시아의 양대 지도 국가 사이의 높아지는 긴장을 대단히 우려한 나머지, 이들에게 상호 이견을 해소하라고 여러 차례 요구하고 있다.



 
 단합이 아닌 분열

   

 아세안(ASEAN)+3(일본, 중국, 한국)에 기반을 둔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이 이 지역의 국가들을 범아시아지역동맹으로 단합시킬 것이라는 미국의 우려는 전혀 근거없는 것임이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 동아시아 국가들은 범아시아주의를 채택하기는커녕, 더욱 더 분열되고 있다.
 


 2005년 2차대전 종결 60주년을 기념하는 2개의 국제적 행사가 열렸다. 하나는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이고, 다른 하나는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동아시아 정상회의다. 하지만 동아시아의 핵심을 이루는 일ㆍ중ㆍ한 3국 간의 불화, 즉 중국ㆍ남한 대 일본의 불화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그 결과 동아시아의 미래상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됐던 이 2개의 행사는 언급할 가치가 전혀 없는 정상들의 올스타 쇼로 전락하고 말았다.
 


 특히 보다 큰 주목을 받았던 동아시아 정상회의는 단 하나의 실절적 성과도 낳지 못했고, 불필요하게 광범위한 의제들을 다뤘던 탓에 초점 없는 선언문 한 장을 발표하는 것에 그치고 말았다. 여기에는 세 가지 중대한 이유가 있다.
 


 첫째, 참여국들의 숫자가 너무 늘어났다. 이번 아세안+3 회의에는 인도, 호주, 뉴질랜드가 새로 참여했고, 이에 따라 총 참가국은 16개 국으로 늘어났다. 구체적 논의사항도 없었고, 단지 형식적인 행사만 있을 뿐이었다. '동아시아 정상회의'라는 현란한 간판이 내걸렸지만, 이 회의가 무엇을 위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합의도 없었다.

 


 미국의 그림자
 
 

 둘째, 정상회의는 미국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미국은 자신을 배제한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에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 이번 회의에 호주, 뉴질랜드 그리고 인도를 초청하도록 배후 조종한 것은 미국이었다. 회의의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중국의 야심을 좌절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일본은 미국의 뜻을 받들어 참가국의 수를 늘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이런 노력은 성과를 거뒀다. 앞으로 정상회의는 정기적으로 열리기로 결정됐으며 '열린 지역주의'를 지향하기로 했다. 중국은 자신을 겨냥한 미일동맹에 대항하기 위해 회의 자체를 형해화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러시아의 회의 참여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과 중국의 보다 긴밀한 협력을 주장했던 것이다. 이렇게 되면 동아시아 정상회의와 APEC, 아시아-유럽 회의(ASEM)간의 차이가 불분명해지며, 동아시아 정상회의의 실질적 역할은 기대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셋째,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를 둘러싼 대립이 보여주듯이 중국과 한국을 한편으로 하고 일본을 다른 한편으로 한 충돌은 이번 정상회의에도 계속됐으며 또 회의에 영향을 미쳤다. 고이즈미 총리가 일중, 일한간 우정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한다 하더라도, 이 세 나라간의 양자회담은 물론이고, 정기적인 3자 회담의 개최도 불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들을 종합해 볼 때, 동아시아 공동체라는 야심찬 구상은 시들시들해지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 중국, 한국은 이 상황에 대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동북아시아에서 민족주의의 발흥은 너무도 뚜렷해서 만일 이 3국간 관계가 통제 불능의 상태로 빠져든다면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은 사실상 무너지고 말 것이다. 이것은 일본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에게도 커다란 손해가 될 것이다.



 
 첫째로, 경제적 손실을 예로 들 수 있다.

 

잘 알려진 바대로,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을 촉발시킨 것은 19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였다.

자유주의라는 미명 하에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적 세계화와 함께 외국 자본의 유동성 과잉의 영향을 받은 동아시아 경제는 타이 바트화 위기를 시작으로 전례 없는 경제적 재앙에 휩쓸렸다. 이 재앙이 닥쳤을 때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은 속수무책이었다.


 
 이 쓰라린 경험에서 온 교훈을 바탕으로, 아시아통화기금(AMF) 설립을 위한 움직임이 있었다. 그러나 미국의 반대가 이 움직임을 좌절시켰다. 그 대신 동아시아 국가들은 일본의 주도 하에 일련의 통화 스왑(SWAP)을 맺었다. 이것은 '치앙마이 이니셔티브'라는 형태로 열매를 맺었다. 그러나 이는 동아시아 전역에 걸친 금융 위기와 같은 중대한 위험을 방지할 수 있는 영구적이고 안정적인 제도적 장치의 구축에는 훨씬 못 미치는 것이었다.


 
 사실상의 대달러 고정환율제에 따른 외환위험을 감소시키고, 동아시아 지역 내의 내부 자금 순환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역내 금융 시장과 공동통화를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중국과 일본, 한국, 이 세 나라가 서로간의 공통입지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이런 일은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제2의 외환 위기가 또다시 아시아를 덮칠 가능성이 없다고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신(新)냉전
 

 둘째로, 안보 위협을 들 수 있다.

 
중국과 미국간의 미래의 대립은 중국과 일본간의 대립의 형태로 동아시아에서 재현될 것이다. 만약 그 적대관계가 일본의 과거 침략과 식민지배 문제와 같은 '역사 인식'의 문제와 연계된다면 신냉전 구조는 아시아에서 깊은 분열을 만들어낼 것이다.

 
 그 경우, 동아시아는 곧바로 군비경쟁에 몰입할 것이며, 이에 따라 지정학적인 대립도 한층 심각해질 것이다. 이와 같은 신냉전 구조는 미국ㆍ일본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으며 또한 중국과도 지정학적으로 매우 가까운 한국에게는 고통스러운 딜레마일 수밖에 없다.

 
 그것은 또한 작은 국가들의 지혜에 기반한 지역 통합과 동아시아지역의 비핵지대화를 위해 애써 온 아세안의 그간의 노력을 부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게다가 한국전쟁 이후 발생한 구(舊)냉전과는 달리 중국을 봉쇄하기 위해 고안된 신냉전 체제 하에서 일본은 대결의 최전선에 서게 될 것이며, 이에 따라 일본의 안보 위협도 계산할 수 없을 만큼 커질 것이다.



 
셋째로, 동아시아에서의 신냉전 체제는 미국과 일본이 세계적 차원에서 군사적 통합을 이루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 틀림 없다. 그렇게 되면 전후 일본의 모습을 완전히 바꿔놓게 될 헌법 개정이 현실적으로 가능해질 것이다. 이는 다시 중국과 한국의 대일본 경계심을 강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들어낼 것이다.
 

 

 결과적으로, 일본의 안보와 대외정책 및 전략의 폭은 협소해질 것이다. 이는 일본이 미국과의 강력한 동맹 관계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동아시아에도 발을 붙이려는 2극전략의 가능성을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앞서 말한 것들을 고려해 볼 때, 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중국과 일본 사이의 경쟁은 단지 비생산적일 뿐 아니라, 동아시아를 신냉전으로 밀어 넣는 행위인 것이다.


 
 아시아 외교
 
 

 그렇다면, 나는 일본이 중국과의 비정상적인 관계를 바로 잡고, 동아시아 공동체를 만들어내기 위한 아세안의 노력을 지원하며, 동시에 일본ㆍ중국ㆍ한국간 협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외교전략을 채택해야 한다고 믿는다.



 
동아시아 공동체는 지역통합을 위한 하나의 새로운 개념이다.

 
이를 통해 경제적 세계화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외환 위기나 조류인플루엔자, 쓰나미와 기타 자연 재해, 환경 파괴와 원전 사고 등 국경을 넘어 파급될 수 있는 지역적인 문제들에 집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이러한 지역 통합은 아세안과 같이 지속적 노력에 의해 가시적 성과를 이뤄낸 그룹이 주도적 역할의 일부를 맡는 것과 같은 비(非)헤게모니적 방법에 의해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아시아는 국가간의 경제 격차, 영토 및 경제적 배타수역 분쟁, 종교 및 인종적 갈등, 그리고 문화적 대결과 같은 다양한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 더욱이 동아시아의 국가들은 미국이나 동아시아 밖의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에 있어 각 나라들마다 서로 다른 차이점들을 가지고 있다. 덧붙여, 무엇보다 일본의 과거 침략과 식민 지배를 포함한 역사적 인식의 문제로 일본과 동아시아의 다른 나라들은 오랫동안 서로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


 
 이런 요인들을 고려해 볼 때, 네트워크에 기반한 느슨한 지역 통합의 방식, 즉 그동안 아세안에 의해 진척돼 온, 대화의 과정을 중시하는 방식이 동아시아에는 가장 적합한 방식이다.


 
 이런 방식에는 유럽연합(EU)나 북미자유무역협정과 같은 다른 지역의 통합과는 달리 명확한 규범과 질서, 그리고 지도자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오히려 이러한 요소들의 부재로 인해 회원국들로부터 다양한 제안들(initiatives)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제안들이 지역 통합을 위한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다. 이것은 지역 통합에 대한 탄력적이며 유연한 접근법이다.


 
 아세안+3은 바로 이러한 접근에 의해 태어났다. 유감스럽게도, 동아시아 정상회의에서의 중국과 일본간의 불화는 이러한 접근법에 의한 아세안 국가들의 주도권(initiatives)을 약화시키고 있다. 일본과 중국, 그리고 한국은 보다 협력을 강화할 것과 아세안이 주도적 역할을 하는 동아시아 공동체 창출을 위해 막후에서 노력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세 나라는 우선 각국이 헤게모니 경쟁 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모두가 실패하고 말 것이라는 공통인식을 가져야 한다. 세 나라는 또한 역사인식 문제가 정치문제화 하지 않도록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사실 고이즈미 총리의 반복되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중국 및 한국의 자제의 싹을 잘라버리고 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총리는 자신의 참배가 결코 개별적 사안이 아니라 중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과 일본이 함께 풀어가야 할 다양한 문제들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행위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내 생각에는 고이즈미 이후 정부가 고이즈미만 없을 뿐 현 고이즈미 정부와 똑같은 행태를 계속한다면 일본의 외교는 교착상태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 새해가 막 시작된 지금, 일본 외교에도 변화의 싹이 피어날 것인지 지켜보고자 한다.
 



 (원문 제목은 '아시아 신냉전의 도래를 우려함(Rivalries Threaten New Cold War in East Asia)'이며, 원문은 〈재팬포커스〉(http://www.japanfocus.org/article.asp?id=487)에서 볼 수 있다.)  
   
 

 강상중/일본 도쿄대 교수  




  0
3500
    N     분류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1196 '주사파' 진화도? 안티주사파 2006-03-01 3117
1195 [브리핑] 우리당의 비정규직법 주장 반박, 법사위 농성 관련 민주노동당 2006-03-01 3138
1194 비정규직 아리랑 ('빛'의 세번째 곡입니다!) [9] 한 빛 2006-02-27 3640
1193    Re..비정규직 법안 강행, 파국으로 가자는 건가 [1] 한겨레신문 2006-03-02 3664
1192    Re.파견제는 대폭 확대/비정규직법안 환노위 통과 [2] 미디어다음 2006-02-28 3771
1191 정부,'프로' 가 되라/ 정운찬 경제뉴스 2006-02-17 2555
1190 ‘반야스쿠니 아시아공동행동’ 열려 민족문제연구소(펌) 2006-02-10 3303
1189 노정권 왜 인기 없나 장동만 2006-02-09 3600
1188 To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 한 빛 2006-01-18 3159
1187 통일되려면, GNP 기준 최소한 남 5 대 북 1은 되어야 가능할 것 연합뉴스(펌) 2006-01-18 3144
1186 요새 뜨는 노래 '형이 지켜줄께~~' 큰형 2006-01-14 2514
1185 "아시아에 신냉전이 도래하고 있다" 프레시안 2006-01-13 2465
1184 “대한민국,경제적 민주주의는 멀었다” /강만길 데일리서프라이즈 2006-01-12 2763
1183 북한의 인권? 강아지 풀 뜯어먹는 소리하고 자빠졌네 진보누리(펌) 2006-01-09 1975
1182 To (북)조선 김정일 국방위원장!!~~~ 좌우날개 2006-01-07 2224
1181 2006년 새해에는... [1] 한 빛 2006-01-03 1796
12345678910,,,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