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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불루스 인 서울 '아라이 에이치'
2002.3. 2. 시민의 신문 NGO 인터뷰 아리랑 불루스 인 서울 아라이 에이치 그리운 고향 대륙의 피, 아! 난 코리안 재패니즈" 4월, 첫 내한 공연 '아리랑 블루스 인 서울' "아시아의 대지가 보고 싶어 나는 홀로 길을 떠났다/ 배를 타고 현해탄을 넘어 부산항을 앞 에 두고 봄이 트기를 기다리고 있다/ (중략)/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를 나는 간다"('청하로 가는 길' 일부) 지난달 22일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아라이 에이치씨<사진제공 지구촌동포청년연대(KIN)> 재일교포의 삶과 애환을 담은 '청하로 가는 길'이라는 곡으로 95년 일본음반대상을 수상했던 재일교포가수 아라이 에이치(51)씨가 4월 27일 첫 내한 공연을 앞두고 지난 22일 공연홍보차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를 찾았다. 일본에서 당당히 한국계 일본인(코리안 재패니즈)임을 밝히며 활동하고 있는 아라이씨는 재일교포의 대변자이자 그들의 영웅으로 칭송 받으며 연간 1백회 이상의 공연을 할 만큼 일본인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블루스 장르에 판소리의 색깔이 짙게 뭍어나는 그의 대표곡 청하로 가는 길은 곡 길이가 무려 50여분에 달하는 대작으로 첫 발표시 독특한 음색과 애절한 가사로 일본 음악계와 대중들에게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아라이씨는 음악인으로는 상당히 늦은 나이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지만 청하로 가는 길 발표 이후 뉴욕 카네기홀 및 블루노트에서 공연을 하는 등 세계적으로도 블루스 싱어송 라이터로 호평을 받고 있다. 또한 일본에서는 기획사를 통한 공연이 아니라 전국 각지에 퍼져있는 그의 팬들이 요청을 해와 공연을 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팬들이 부르는 곳이라면 탄광촌, 위안부유적지, 사철 등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그의 음악을 들려주고 있으며 아라이씨의 음악을 통해 자연스럽게 재일한국인들과 일본인들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특히 그는 사회적으로 소외 받고 있는 이들을 위해서는 베트남 등의 해외공연도 마다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는 고국 땅에서만큼은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기회가 좀처럼 없었다. 한국말이 서툰데다가 그의 노래가 일본말로 작사되어 있어 최근까지 공연이 성사되지 않았다. 이번 한국 공연인 '아리랑 블루스 인 서울(Arirang Blues In Seoul)'도 지구촌동포청년연대(KIN), 국제민주연대 등의 시민단체와 음악애호가 등 뜻있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공연을 추진할 수 있었다. '아리랑 블루스 인 서울'을 통해 만나게 될 청하로 가는 길은 그의 파란만장한 삶이 오롯이 새겨진 곡. 36살의 나이에 아버지의 고향인 경상북도 청하를 찾아 나서는 것으로 시작해 그 여정에서 확인한 자신의 뿌리와 이를 통해 비로서 얻은 자유를 노래하고 있다. 1950년 일본 후쿠오카(쿠슈)의 조선인 마을에서 재일교포 2세로 태어난 그는 여느 재일교와 같이 빈곤과 차별 속에서 성장한다. 아버지가 중노동을 통해 얻은 결핵으로 요양소 생활을 하다 일찍 숨을 거둔 탓에 홀어머니 밑에서 우울한 유년 시절을 보낸다. 그러다 그가 일본인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고철상을 하던 어머니가 훔친 물건인 줄을 모르고 물건을 구입했다가 장물매매죄로 형무소에 끌려가고 지방신문에 기사가 나면서 주위사람들로부터의 멸시와 따돌림이 극에 달한다. 아라이씨는 확연히 '나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구나'라고 느끼면서 점차 '불량아'가 되간다. 15살의 나이에 가출을 결행, 나이를 속여가며 다방, 미군캠프의 바 등에서 막일을 하며 힘든 나날을 보내다, 21살 때 음악공부의 꿈을 갖고 도망치듯 미국으로 건너간다. 다양한 인종이 공존하는 미국에서 그는 처음으로 자연스럽게 자신이 '한국인' 임을 밝히게 되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기 시작한다. 미국에는 음악공부를 위해 건너갔지만 일본 국적이 아닌 영주권을 갖고 있던 그는 1년에 한번씩 일본에 귀국해 재입국 심사를 받아야 했던 탓에 음악공부는커녕 돈을 모을 수조차 없었고, 술집의 쥬크 박스를 듣는 것과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것으로 만족한 채 4년만에 떠돌이 생활을 마치고 일본으로 귀국한다. 일본으로 돌아와 그동안 독학으로 터득한 작사·작곡법과 피아노, 통기타, 하모니카 연주를 바탕으로 음악활동을 했으나 음악계에서의 높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대중적 인기를 얻지 못한 그는 여전히 방황의 날들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와중에 어머니 마저 세상을 떠나자 그는 깊은 절망감을 맛보고 그 동안 미뤄왔던 고국 땅을 찾게된다. 86년, "아버지도 어머니도 이미 이 세상엔 없지만 몸 속에 흐르는 뜨거운 피가 어찌할 바 없이 그리워" 그는 청하를 향해 홀로 배를 탄다. "한국 땅을 처음 밟는 순간 정신을 차릴 수 가 없었습니다. 길에 보이는 사람들이 우리 엄마, 누나랑 다 똑같이 생겼고, 청하로 가는 길목의 자연풍경들을 보니 어릴적 그곳에서 뛰어 놀았던 것 같은 착각이 들었습니다. 제 몸 속에 흐르는 피가 오래 전 아버지의 기억을 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는 그 당시 버스도 제대로 다니지 않는 오지 마을 청하를 향해 차를 수 차례 갈아타며 걷고 또 걸은 끝에 청하에 당도한다. 그때의 느낌을 그는 노래를 통해 "드디어 왔는가 하고, 고향은 두 팔 벌려 기뻐하며 맞이 해주고 있다는 듯 사랑스런 대지의 바람이 분다. 홀로 걷는 청하의 길"이라고 표현한다. 청하에서 그는 자신의 한국 이름인 '박영일'의 '영일'이 마을앞에 펼쳐져 있는 영일만에서 따온 것이라는 것도 알게 된다. 아버지의 생가와 마을 사람들을 통해 아버지가 살았던 슬픈 시대를 조금씩 헤아려 보던 그는 자신의 뿌리를 확인하면서, 언제나 이방인인듯했던 그의 아픔과 분노, 삶의 체증을 모두 던져버리고 완전한 해방감과 자유를 느낀다. 또한 자신의 길은 가수라는 것을 확신한다. 그는 일본으로 돌아와 청하에서 느낀 벅찬 감동을 쏟아내듯이 해 곡을 만들고, 이 곡을 통해 일본에 당당히 서게 된다. 그리고 그는 오는 4월 그의 간절한 꿈이었던 고국에서의 공연을 앞두고 있다. 이번 한국 공연은 4월 27일과 28일 양일간 서울 종로 연강홀에서 2차례 공연되며, 가공되지 않은 투박한 창법이지만 애절함이 뭍어 나는 그의 노래를 만나볼 수 있다. 아라이 에이치는 1950년 일본 후쿠오카에서 출생 1971년 21살에 브라질 마루라는 미국 이민선을 타고 미국행 1975년 일본에 돌아와 음악카페에서 무명가수로 활동 1979년 싱글앨범 '빛나는 바다' 와 정규앨범 '마이동풍'으로 데뷔 1986년 아버지의 고향 경상도 청하 방문 1995년 청하로 가는 길 발표, 제37회 일본레코드대상 앨범상 수상 1996년 청하로 가는 길 TBS 뉴스 엔딩테마곡으로 선정 1996년 뉴욕 카네기홀 공연(이후 정기 가을 공연) 1998년 뉴욕 블루노트 공연 1998년 베트남 호치민시 공연 1998년 6집 앨범 프랑스 녹음 1999년 청하로 가는 길 한글판 서울 녹음 및 발표 2000년 프랑스 파리 공연 강진영 기자 gubi22@ngotimes.net http://www.ngotimes.net/times/times_view.asp?code=8&code2=2&idx=78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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