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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193 금뱃지에 묻는다
탄핵-193 금뱃지에 묻는다 한국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됐다. 반갑기 그지 없다. 그 뜻은, 이제 우리의 민주주의가 지금까지 전제 군주의 자리였던 대통령 (직) 까지도 맡은 바 소임을 다하지 못할 때, 언제든지 ‘끌어 내릴 수’있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이 무척 기쁘다. 이는 곧 풀뿌리 민주주의의 큰 진전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이제 우리 민중은 ‘민의의 대변자’인 국회의원들도 그들이 우리의 민의를 제대로 대변 못할 때, 언제이고 그들을 의사당 밖으로 ‘불러 낼 수’ 있게 됐다. 현행법상 의원 소환제 (recall)가 있느냐, 없느냐는 여기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을 그들이 ‘끌어 내릴 수‘ 있다면, 우리에게도 그들을 ‘끌어 낼 수‘ 있는 권리가 당연히 주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이번 탄핵에 ‘가(可)’ 표를 던진 193 금뱃지에 묻고져 한다. 그대들은 진정 이번에 ‘가’표를 던지면서 이것이 민의를 대변한다고 판단 했는가? 그랬다면, 탄핵 가결후 매일 같이 거리를 뒤덮고 있는 ‘근조 (謹弔) 국회!’ ‘탄핵 무효!’ 플래카드를 내세운 수천, 수만의 항의 촛불시위, 특히 “총선을 앞둔 정략적 반민주 쿠데타’ 라는 저 고함을 어떻게 생각 하는가? 아무리 차기 선거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지만, “당명에 불복이면 출당(黜黨)”이라는 말 한마디에 지금의 금뱃지 안 떼이려, 차기 공천 배제 안 당하려, 민의에 한 번 물어 보지도 않고, 철두철미 거수기 노릇을 한 그대들, 정치적 양심이 있다면 저 민중의 함성을 한번 조용히 되새겨 보길 바란다. . 미국의 경우, 탄핵 발의에서 의회 상정까지 그 절차가 너무나 까다롭고, 그 기간이 몇 개월, 때론 1년 이상 씩 소요되며, 특히 그 대상자에게 사전에 충분한 소명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을 그대들은 알고나 있었는지 묻고져 한다. 그것을 알면서도 탄핵 말이 나오고 가결까지 불과 열흘 남짓, 여론 수렴도 없이, 이에 대한 연구도 없이, 안건을 상임위 (법사위)에 회부도 않고, 본회의에선 제안 설명도 없이, 국회법을 어기면서 불과 10여 분만에 이를 해치웠으니, 이것이 옛날 권위주의 시대의 반의회민주주의 날치기 통과와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이번 탄핵에 있어 그대들이 내세운 사유들을 한 번 살펴본다. 1) ‘선거법 위반’, 2) ‘경제와 국정 파탄’, 3) ‘측근 비리’, 이 세 가지가 그 주요 이유다. 1) ’선거법 위반’-대통령 선거 때의 법 위반이 아니다. 대통령 (직)을 일반 공무원 (직)으로 보느냐 않느냐 하는, 어떻게 보면 아주 지엽적인 견해의 차이다. 그 법리 논쟁일랑 헌재에 맡기기로 하자. 2) ‘경제와 국정 파탄’-이중 ‘국정 파탄’은 너무나 막연하니 여기선 덮어 두기로 하고, ‘경제 파탄’을 생각해 보자. 지금 한국엔 신용 불량자가 몇 백만에 이르고, ‘이태백’ 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민생 경제가 어렵다. 이번 탄핵이 일부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내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 경제 문제에 있어, 3권의 한 축을 담당하는 입법부인 국회 (의원)는 그 책임이 없을 것인가? 한 나라의 경제는 일조일석에 좋아질 수도,나빠질 수도 없다. 지금 나타난 현상은 오랜 기간에 걸쳐 제반 요인이 누적된 그 결과다. 그런데 이제 겨우 1년 남짓한 대통령에게 그 전적인 책임을 묻는 것은 어불성설 억지다. 그것이 불과 1년 대통령의 실정에서 원인한다면, 4년 임기 동안 그대들은 도대체 무엇을 했단 말인가? 3) ‘측근 비리’-본인 자신의 비리가 아니다. 어디 까지나 감독 책임의 도의적인 문제다. 만일 이같은 잣대를 그대들 하나 하나에게 갖다 댄다면, 그대들에겐 어떤 일이 일어날 것 인가를 한 번 생각해 본 일이 있는가? 트럭 떼기, 차 떼기등 천인 공노할 방법으로 오간 그 검은 정치 자금 수 백억이 궁극적으로 어디에 쓰였는가? 그대들 금뱃지 달게 하기 위해 지구당 후원금, 후보 지원금으로 그 상당분이 쓰여지지 않았는가. 이 과정에서 그 절차가 합법이었다, 총선 때가 아닌 대선 때 일이다, 하는 등의 변명은 너무나 구차하다. 자, 이제 결론을 내자. 이제 총선을 앞으로 한달 여 앞두고 있다. 이번에 그대들은, 어떤 지도자이건 그 소임을 다하지 못할 때에, 우리가 언제라도 그들을 그 자리에서 축출할 수 있다는 모범(?)을 너무나 잘 보여 주었다. 그 모범을 본받아, 우리는 이번 탄핵 가결에 던져진 ‘가’ 표가 진정 민의였는지 아니였는지, 준엄한 판단을 내릴 것이고, 또 금뱃지를 단 후에라도 그대들이 진정 십만 선량의 소임을 다하지 못할 때엔, 언제이고 우리 (유권자)는 그대들을 의사당 밖으로 ‘불러 낼’ 것이다. 장동만 (재미: 자유 기고가) <중앙일보(뉴욕판) 03/18/04) http;//kr.blog.yahoo.com/dongman1936 http://blog.naver.com/dongman36.d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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