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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적' 개념 >
2002.5.24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우리 군당국은 물론 북한 인민군으로 복무하다가 남측으로 넘어온 탈북자들에 따르면 우리 군과 달리 북한군은 주적이란 표현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작전문서 등 내부적으로는 남조선군과 미제국주의자(미군)를 `적'으로 명기하고 있다는 것. 북한 방송에 언급된 용어중 주적개념에 가장 근접한 경우는 `과녁', `숙적'(宿敵), `원쑤' 등이지만 이들 용어는 국군이 아닌 미국과 일본을 겨냥하고 있다. 실제로 조선중앙방송은 지난 3월 20일 '새 세기에도 우리의 `과녁'은 변하지 않았다'면서 '우리 군대와 인민의 멸적의 총구가 침략자 미제를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북한 조선말대사전은 과녁을 `목표로 삼은 가장 중심적인 적'으로 풀이하고 있으며, 이를 굳이 우리식대로 해석하자면 `인민군식 주적'인 셈이다. 또 노동신문은 지난달 15일 일본의 과거사 왜곡을 규탄하면서 '일본은 한 세기에 걸쳐 한반도를 침략하고 약탈했으며 조선의 통일과 발전에 거듭 장애를 조성하는 범죄적 행위로 인해 우리의 `백년숙적'이 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조선말대사전은 `원쑤'를 `용서할수 없는 자'로 풀이하며 `미제는 오래전부터 우리나라를 침략하여온 조선인민의 피맺힌 원쑤'라는 예문을 달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제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한을 `괴뢰'라고 부르던 관행을 없앴으며, 남한 국방부를 `남조선 국방부' 또는 `남조선 군당국'으로 호칭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북한은 남한의 `주적' 개념에 대해 '민족의 이익을 희생시키고 겨레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가로막는 반민족적 범죄행위'라고 비난하고 있다. 즉 동족이며 대화 상대방인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낡은 시대의 대결논리이며 냉전의 유물'이라는 것이다. 또한 `주적론'은 6.15 남북 공동선언에 대한 노골적인 배신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남한이 `주적론'을 철회하는 것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6.15공동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선결조건이라것이 북한의 일관된 입장이다. 북한은 `주적론'을 그대로 두고서는 진정한 민족공조가 이뤄질 수 없고 오히려 민족내부에 반목과 대결만을 조장할 뿐이며 설사 남북이 서로 마주 앉아 대화를 한다고 해도 좋은 결과가 이뤄질 수 없다며 이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올해 신년 공동사설에서도 '온 민족은 < 우리 민족끼리 조국을 통일하자 >는 자주통일 구호를 높이 치켜들고 모든 것을 민족의 이익에 복종시키며 사대와 외세의존을 배격하고 민족공조를 실현해야 한다'면서 `주적론' 포기와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촉구했다. 북한은 지난 2000년 12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성명과 지난 15일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동족간의 대립과 전쟁을 일으키는 주적 표현이 철회되지 않는한 성공적인 6.15 북남공동선언의 이행은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sknkok@yna.co.kr (끝) http://www.yonhapnews.net/news/20020524/2217000000200205241554170.htm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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