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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가 삼국을 통일했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했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당시 신라는 국가가 아니었다. 신라는 삼국을 통일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신라가 삼국을 통일했다는 말에 익숙해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노력한 김유신을 높이 찬양하고 있다. 조국에 충성을 바친 것은 아름다운 일이고 또 찬양 받을 수 있는 것이지만 그것이 민족이라는 넓고 큰 시야를 갖고 보았을 때 어떻게 될 것인가를 판단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지금 민족이 2분 내지 3분된 상태에 있다. 그래서 이 점이 더욱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다. 신라는 국가가 아니라 왕국이었다. 그것은 마치 고구려의 비류국이나 황룡국 해두국과 같은 왕국이었다. 따라서 신라를 고구려와 같이 여러 왕국을 거느린 국가로 보면 안 된다. 그러므로 신라가 삼국을 통일했다고 하면 크게 어긋난다. 신라는 고구려의 왕국으로 광개토왕이 태자시절 실성을 볼모로 잡아 쇠뇌 시킨 후 되돌려 보내 신라왕으로 오르게 한 이후부터는 고구려왕릉을 지키는 능지기 역할도 겸했다. 충북 중원군 가금면 입석리에 있는 고구려 중원비는 음성에 있는 장수왕의 능비인데 이 비문에 기록된 '신라매금'은 능지기를 가리킨 말이다. 신라는 고구려의 강압에서 벗어날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몽골이 재편되고 북중국의 북위가 동·서위로 분국되는 등 서쪽과 서북쪽이 소란해 이 곳에 고구려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을 때 진흥왕이 고구려의 남변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이후 수나라가 중국을 통일하게 되자 고구려는 서쪽방비에 더욱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이 틈을 노려 신라는 양원왕 7년(진흥왕 12년)에 죽령에서부터 경기도 고양시까지 죽령 이북의 10성을 차지하고 4년 후에 삼각산 비봉에 진흥왕순수비를 세웠다. 이후 신라는 고구려가 수나라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때를 부단히 노렸다. 신라는 이 때부터 고구려의 남변을 더욱 심하게 잠식했다. 그리고 이후 고구려가 수나라와 싸우는 동안, 고구려군사력이 서북쪽으로 치우쳐 남변이 허술할 때, 신라는 다시 몇 개의 고구려 성을 더 빼앗았다. 연개소문은 이들 모두를 합쳐 당태종의 사신 현장에게 5백 리라는 말을 하고 있다. 연개소문은 당나라 사신 현장에게 "빼앗긴 땅을 되찾지 않으면 아마 싸움이 그치지 않을 것이다" 라는 말도 하고 있다. 이 말은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것은 자기가 아니라 하더라도 그 실지는 회복되어야 싸움이 끝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왜 고구려는 죽령 이북의 이 잃어버린 땅을 되찾지 않으면 10년 혹 100년이 흘러가도 싸움이 계속될 것이라고 연개소문이 예언을 겸한 말을 했을까? 그것은 이 실지 내에 고구려의 왕릉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선왕의 능침을 찾아 때에 따라 능참배를 할 수 있을 때까지는 멈출 수 없는 전쟁이라고 말한 것이다. 그리고 그 11년 후인 보장왕 14년에는 연개소문이 이 실지를 포함 33개성을 말갈병과 백제를 동원하여 회복하고 있다. 이렇게 여러 곡절을 거친 후 신라는 선덕여왕 13년, 고구려 보장왕 3년에 당나라에 귀의했다. 그리고 당태종으로부터 낙랑군왕이란 작호를 받아 당나라 왕국이 되었다. 이 작호를 받아 내는데 성공한 김춘추 일행이 귀국한 후부터는 아예 당나라의 복식까지 착용하고 당나라로부터 벼슬을 받기 시작했다. 따라서 신라는 당나라의 주·군·현 중 군인 낙랑군이었으며 신라왕은 낙랑군의 군수 정도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독립된 국가가 아니었다. 당태종이 상리현장을 시켜 고구려에 친서를 전달한 내용에 '신라는 우리나라에 귀의했다'고 말한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신라 선덕여왕은 김춘추와 그 아들들을 당나라에 보내 당나라의 군·현이 될 것을 자청한 것이다. 그렇게 하기 전 당태종이 신라 선덕여왕 4년, 여왕에게 보낸 작호를 보면 "주국 낙랑군공 신라왕"이라 했다. 그러니까 이 때에는 신라왕을 인정하고 있다. 선덕여왕 11년 김춘추가 당나라에 가 고구려를 정벌해 줄 것을 요청한 2년 후인 선덕여왕 13년에 "신라가 (당나라에) 귀의했다"는 말을 당태종이 친서로 고구려에 알리고 있고, 그 3년 후에 선덕여왕이 죽고 진덕여왕이 즉위했을 때 "주국 낙랑군왕"이라는 칭호를 보냈다. '낙랑군왕'이란 신라왕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므로 김춘추가 당나라에 간 목적이 당나라에 귀의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백제와 고구려는 당나라와 당나라의 동쪽 끝에 있는 당나라의 낙랑군의 협공으로 멸망한 것이다. 그러므로 신라가 삼국을 통일했다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 고구려와 당나라간의 전쟁 중인 보장왕 25년 연개소문의 동생 연정토가 당나라에 귀순했는데 그 몸은 신라 땅으로 갔다. 보장왕 25년 12월이면 백제 멸망 3년째에 당하고, 신라가 당에 귀의한지 23년, 신라가 당의 년호를 사용한지 16년, 당이 신라에 계림대도독부를 두고 문무왕을 대도독으로 삼은지 4년째에 당한다. 이에 대한 고 이박사의 글을 보면 "이 때 연개소문의 동생 연정토가 당에 귀부할 것을 청하였음이 신당서 고려전에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이 때 신라로 귀부하였음이 삼국사기 문무왕 6년 12월조에 의해 알 수 있다. 연정토는 신라에 머문 지 2년 뒤에 끝내 당으로 가고 말았다(삼국사기 문무왕 8년 춘)"고 했다(이병도 역주 삼국사기 상 고구려본기 제10 주<11>, 을유문화사, 1987). 여기 이 부분을 잘 이해해야 한다. 당시 신라는 당나라의 한 군현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신라 땅이 있는 곳으로 갔다고 해서 신라에 귀부한 것으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신라 땅은 곧 당나라 군현이었으므로 당나라에 귀부한 것이라 적은 것이 맞는 것이다. 당나라는 먼 거리의 속방에 연정토가 머문 것을 우려해 곧 당나라 서울이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간 것이다. 이 후 신라가 민족의 자긍심을 되찾고 신라라는 나라의 체통을 다시 세운 것은 당나라의 세력을 반도 북부로 내어민 676년, 병자년의 일이다. 신라가 고구려·백제의 끈질긴 부흥운동에 자극되어 자존심을 되찾고 다시 신라국으로 발돋움하려 했을 때는 이미 그 시기가 너무 늦어 한반도도 제대로 차지하지 못한 패역을 저지르게 된다. 이것은 어떤 말로도 변명할 수 없고, 어떤 방법으로도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단군족에 대한 배신행위였다. 신라는 결국 스스로 손을 들고 왕건에 귀의하면서 신라의 본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백제 의자왕은 '주국 대방군공 백제왕'의 작위가 상호 인정된 상황에서 멸망의 길을 갔고, 고구려의 보장왕은 '상주국 요동군공 고구려왕'의 칭호가 인정된 채 자멸의 길을 갔으나, 신라는 '주국 낙랑군왕'의 칭호를 갖고 당을 위해 종군한 한 군벌에 불과했다. 마치 강하왕 도종과 같은 위상을 갖고 낙랑군왕 김법민이 막하에 김유신 등의 장군을 이끌고 종군한 것이다. 따라서 고구려·백제는 신라국에 의해 통일된 것이 이니라, 당나라와 그의 낙랑군왕의 협공으로 멸망했을 뿐이다. 그러므로 '신라가 3국을 통일했다'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 당나라가 2국을 멸했다고 해야 한다. ―【신라의 삼국통일】 그렇게 말하고 싶다. ― 추신; 논자도 신라의 후예이기 때문에 이 글을 쓰고 김삿갓의 고사를 생각하며 눈물짓는다. 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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