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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통령에게 '혈서'로 호소합니다"
2002.4.19 오마이뉴스 "김 대통령에게 '혈서'로 호소합니다" 곽태영 대표, "기념관 건립은 이완용 후계자 되는 것" CLICK!! --> http://www.ohmynews.com/ --> 사회 손병관 기자 redguard@ohmynews.com "이렇게 집회 한 번하고 끝내서는 안됩니다. 김대중 대통령에게 우리의 결의를 보이기 위해서라도 제가 혈서를 쓰겠습니다" ▲19일 곽태영 씨가 쓴 혈서. 이 혈서는 김대중 대통령에게 등기우편으로 보내질 예정이다. ⓒ 오마이뉴스 손병관 1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산 26번지에 있는 박정희기념관 건립 공사현장. 박정희기념관 반대 국민연대(이하 국민연대, anti516.jinbo.net)가 주최한 항의집회 말미에 곽태영 상임대표(66)가 갑자기 '폭탄 발언'을 했다. 곽 대표가 준비한 면도칼로 오른손 집게손가락에 생채기를 내자 피가 콸콸 쏟아졌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한 여기자는 '못 보겠다'며 고개를 돌렸다. "고령이니 무리하지 말라"는 주변의 만류에도 곽 대표의 혈서는 계속 이어졌다. 혈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김대중 대통령에게 드리는 탄원서 박정희는 우리 독립군의 학살범인데 김 대통령께서 기념관을 지어주는 것은 매국노 이완용의 후계자가 되는 겁니다. 박정희 기념관을 즉시 중단하여 주십시오. 2002년 4월19일 박정희 기념관 반대 국민연대 곽태영 삼가 올림 곽 대표는 참석자들이 급히 준비한 천으로 손가락을 동여매고 울분을 토해냈다. "독립군 때려잡은 일본군 장교 놈에게 기념관을 만들어주다니... 이게 정말 나랍니까?" 지난 1월29일 착공 이후 쉴새없이 야산을 파고 들어갔던 현장 크레인도 이날만은 공사를 멈추고 먼발치로 항의의 몸짓을 지켜봤다. 42돌을 맞은 4월19일 오후에 있었던 일이다. ▲혈서를 쓰고 있는 곽태영 씨. ⓒ 오마이뉴스 손병관 박정희 기념관 착공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지난달 29일. 이관복 국민연대 공동대표는 "제보를 받고 '이미 두 달 전 공사에 착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자신들의 행동이 떳떳하다고 느낀다면 왜 변변한 기공식도 없이 몰래 공사를 시작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실제 서울 월드컵경기장 근처에 위치한 공사 현장 주변에는 어떤 용도의 건물이 언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설명해주는 조감도가 없음은 물론, 시공업체(삼성건설)도 표시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이곳을 지나치는 일반 시민들도 박정희 기념관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전혀 알 수 없는 상태이다. 국민연대에 따르면, 박정희 기념관은 건평 650평 규모의 3층 건물로 2004년 5월 완공될 예정이다. 도서관 용도의 건물은 2,3층을 도서관으로 쓰고, 1층 공간의 일부를 박 전 대통령이 재임시에 이룬 근대화 업적을 기념하는 자료와 장서들로 채워지게 된다. 650평 규모는 당초 김대중 대통령이 기념사업회에 약속했던 것에 비해 1/10로 규모가 대폭 줄어든 것. 그러나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사무국장은 "작년 10월5일 박정희 기념사업회와 고건 서울시장이 맺은 8개항의 협약서에 '완공된 건물을 기념사업회의 의지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조항이 삽입되어 있다. 도서관 내에 단 1평이라도 박정희를 위한 공간이 확보되면 나중에 도서관 전체를 박정희를 찬양하는 전시물로 채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장준하, 최종길 등 유신독재 치하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한 민주화 희생자 유족들이 참석, 거침없는 분노를 토해냈다. 지난 1975년 경기도 포천군 약사봉에서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된 재야운동가 고 장준하의 차남 장호성 씨는 "아버지의 죽음에 유신 정권의 전위대 중앙정보부가 개입되었다"고 믿고 있다. 장 씨는 "아버님이 생전에 '염천교 다리 밑의 거지도 대통령할 자격이 있지만, 일본천황에 충성을 맹세한 일본군 장교 박정희만은 안된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다"며 "나도 직장 다니면서 세금을 내는데 혈세 5백억 원이 박정희를 찬양하는 건물 공사에 들어간다는 데 가만 있을 수 없어 찾아왔다"고 말했다. 규탄 성명서를 낭독한, 고 최종길 교수의 장남 최광준 교수(경희대 법학과)도 "정치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야심에서인지 모르지만 김대중 대통령이 박정희 기념관 건립에 막대한 국고금을 지원하면서 앞장서고 있다"며 박정희 기념관 건립의 백지화를 촉구했다. ▲19일 열린 박정희 기념관 건립 반대 집회. 사람들 뒤로 보이는 곳이 기념관이 들어설 공사부지이다. ⓒ 오마이뉴스 손병관 국민연대는 항의 집회와 별도로 기념관 건립의 행정적 타당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국민연대는 빠른 시일내에 감사원에 박정희 기념관 건립사업회에 대한 국민감사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부패방지법 40조에 따르면, 국민 300명이상의 서명이 있으면 공공기관의 정책결정 및 집행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문옥 전 감사관 등 9명의 청구인들은 "첫째, 국고지원 200억원과 민간인모금 500억원(세금우대)을 각각 의결한 국회와 국무회의의 권력 남용 둘째, 현직 대통령이 박정희 기념사업회의 명예회장직을 맡는 데 대한 타당성 셋째, 시민의 땅을 대통령이나 서울특별시장이 국민이나 시민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의 여부 네째, 전직 대통령들 중 유독 박 전 대통령만의 기념관을 국고지원으로 건립하려는 의도 등에 대한 국민감사권 발동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2002/04/19 오후 7:29:12 ⓒ 2002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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