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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가수 '아라이 에이치 (박영일)' 홈페이지입니다!!!
아라이에이치 홈페이지(한글판) http://www.e-arai.co.kr 일본에서 당당히 부르는 "뿌리와 자유" - "아시아의 싱어송 라이터" 아라이에이치(新井英一) 글/ 배 지 원 "아시아의 대지가 보고싶어 나는 홀로 길을 떠났다. 배를 타고 현해탄을 넘어 부산항을 앞에 두고 동이 트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청하로 가는 길"중에서 - 험난한 식민지시대를 산 조선 출신의 아버지와 조선인과 일본인의 피를 잇는 어머니를 둔 그는 스스로를 코리안 재패니즈(한국계 일본인)라고 소개한다. 한국 이름 박영일(朴英一). 아라이씨는 일본에서 자라, 5년 전 까지 한국 국적을 갖고있었던 재일교포 2세다. 그의 일본이름은 아리랑의 한 대목인 '아라리요'에서 딴 성(姓)'아라이', 이름은 아버지의 고향에서 가까운 '영일만(迎日灣)'을 따 '영일'이라고 아버지가 지으셨다고 한다. 그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은 1995년 그의 50여년 간의 삶을 담담하고 농축적으로 술회한 곡 "청하로 가는 길"이 발표되면서였다. 일본의 가장 권위있는 TV 뉴스 프로그램의 엔딩 테마곡으로 "청하로 가는 길"이 채택되고, 같은 해 레코드 앨범상 대상이 그에게로 돌아갔다.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후렴구를 일본의 TV에서 듣는 느낌이란 매우 묘하다. 통쾌하면서도 애틋한. 전대미문의 가사와 리듬으로 48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곡은 끝까지 듣는 데 약 50분이 소요되 이 한 곡만을 위해 콘서트를 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일본 음악계에서 귀중한 존재로 평가되고 있는 그의 존재 가치는 독특한 창법과 혼혈을 다해 노래부르는 모습 뿐 아니라 그 저변에 깔려 있는 파란만장한 인생을 통해 비롯되는 굵은 손마디와 까칠한 손바닥. 반항적이면서도 깊은 눈매. 압도당하는 듯 한 느낌이었다. 아라이씨의 그 엄청난 파워는 어디에서 쏟아져나온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선조한테서 물려받았지. 뭐라 잘 표현할 수 없는 힘... 노래하는 힘, 살아가는 힘. 너무나 좋아하는 노래를 통해 그 파워를 표현하고 있는 거지." 그의 음악 장르는 재즈, 블루스 이지만 어디엔가 판소리의 냄사가 진하게 베어있다. 특히 그의 삶을 엮은 이 노래는 그가 말한 조상으로부터의 내려받은 힘이 모자람없이 표현되어있다. "판소리? 배운적 없어요.. 배우지 않아도 내 핏줄의 기억 속에 자리잡고 있는 걸. 단지 그걸 끌어내는 데 시간이 걸렸어. 한 번 끌어낸 후엔 그 피의 기억에 쫓아 부르기만 하면 되." 1950년 2남 2녀의 막내로 태어난 그는 이미 결핵으로 요양소 신세를 지고 있었던 아버지와 격리되 아버지의 존재를 느끼지 못한 채, 홀로 생계를 꾸려가는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아버지의 고향은 경상북도 청하. 그는 서른 여섯에 청하를 찾아나선다. 그 때까지 그가 걸어 온 길은 여느 재일교포도 그랬던 것 처럼 빈곤과 차별과의 싸움. 어머니가 도적물인 지 모르고 산 전깃줄 때문에 어머니의 신분이 신문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 후 그 역시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 후로부터 학교에 가면 모두가 나를 보고 도망갔다. 같이 놀려 해도 따돌림만 당할 뿐. 처음으로 불려진 이름, 조센징(조선인)." -"청하로 가는 길"중에서- 어머니에 대해 이야기 할 때 표정은 그리움에 가득하다. "어렸을 때, 어머니 옆에 붙어다니면서 곁을 떠난 적이 없었어. 학교 교육도 받아 본 적이 없는데 희한할 정도의 감이 정확한 분이었지." 어머니는 어렸을 때부터 가수가 되겠다는 그의 말을 웃는 기색 하나 없이 듣곤 했다고 한다. 대신 에이치는 마흔이 넘어야 출세할 수 있다는 말씀까지 덛붙이면서. 유달리도 소중했던 어머니가 영원히 그의 곁을 떠난 것은 그가 청하로 떠나기 얼마 전의 일이었다. 그는 화장된 어머니의 유골 한 줌을 입에 넣어 삼켰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분한 마음이 풀리지 않을 것 같았다고 한다. 유명한 가수가 되서 반드시 호강시켜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는데. 어머니의 타계로 그는 무엇을 위해 노력하며 살아야하는지 깊은 허망감에 빠졌었다고 한다. 조선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유로, 어머니는 재일교포에게도 일본인에게도 차별받았으리라고 그는 추측한다. 폐품회수업으로 연명하는 궁핍한 생활이 싫어지고 차별받는 학교 생활도 다 싫어져 집을 나온 게 열 다섯. 무작정 길을 떠난 그 때부터 그의 긴 여정은 시작되었다. 그 해 앓고계시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안면마비된 누워있는 노옹의 모습 이외에 아무런 기억도 그에게 남기지 못한 채로. "대단히 완고한 양반이었다고 어머니가 그러시더군. 지금 살아계신다면 여든 여섯이 되실꺼야. 살아계신다면 꼭 술 한잔 나누고 싶지. 정말로 강제 연행으로 일본에 왔는지도 묻고싶고." 아버지의 존재가 그리워질 때 마다 한 마디의 대화라도 기억해내려고 해 보았지만 분하게도 아무 기억이 없다고 한다. 집을 나와 미군 기지의 바에서 나이를 속이고 일하기 시작했다. 노래하는 것을 좋아했던 이 소년은 그곳에서 재즈, 블루스를 처음으로 접했다. 여러 인종이 뒤섞여있는 풍경도 보았다. 백인, 인디안, 멕시칸, 흑인이 함께 어우러져있는 모습은 그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민족과 인종에 상관없이 모두가 평등할 수 있는 곳에서 마음 껏 음악을 해 보고 싶다는 열망과 함께 그는 또 한번 길을 떠날 결심을 한다. "실은 미국에 가기 전에 프랑스에 가보는 게 내 첫 꿈이었어. 열 여덟살 때였는데, 그 꿈을 이룰려고 밤에는 바에서, 낮에도 닥치는 대로 일하면서 열심히 배 삯을 벌었지. 가장 싸게 갈 수 있는 방법은 배를 타는 거였거든. 그런데, 한국 여권으로는 불가능하다는거야. 소련을 경유해야되는데 통과못한다는거야." 일본을 떠나 차별없는 곳에서 자유롭게 음악에 젖는 생활을 꿈 꾸었던 소년의 마음은 크게 절망했다. "몇 번이나 배를 타기위해 선박회사에 이력서를 넣어봤지. 물론 국적 란에는 한국이라고 당당히 쓰고. 다 좋은데 단지 이 국적으로는 배 못탄다고 돌려보내더군." 자신을 꿈쩍못하게 하는 국적이라는 것에 대해 어린 그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스물 한 살때 브라질 마루라는 배를 타고 미국에 가기로 결심했어. 수속을 밟으려고 한국 영사관에 갔는데 직원이 네 나라도 아직 안 가 보았으면서 무슨 미국이냐고 그러더군. 싸웠지..." 재일교포의 약 80퍼센트가 식민지화 된 조국에서 농토를 빼앗기고 강제 연행에 의해 일본에 온 경우라고 한다. 해방의 기쁨은 잠시, 이미 조국에는 셍계를 꾸릴 수 있는 아무런 기반도 남아있지 않은 이들은 일본에서의 삶이 고달프나 일본인이 기피하는 중노동을 하면서라도 먹고 살 수 있는 길을 택했다. 외국인의 권리도 일본 시민의 권리도 전쟁 보상도 없이. 재일교포들을 번롱한 것은 일본사회만이 아니었다. 남북으로 갈라진 두 개의 조국 역시 그들을 대립하게하고 슬프게 하였다. 일개의 가수인 아라이씨가 이 모든 재일교포에게 씌어진 짐들을 벗어냈다고 평가하는 역사가도 있다. 그는 스물 한 살때 겨우 미국 땅을 밟았다. 일본을 탈출한 것이다. "너는 누구냐는 물음에 나는 코레안 재패니즈. 일본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아시아의 피를 잇는 인간이라고 처음으로 이국에서 그렇게 말했다." -"청하로 가는 길" 중에서- "응, 아시아 대륙에서 작게 삐집어나온 조선 반도라는 곳에 내 뿌리를 두었다고 대답했지." 그는 한반도라는 명칭보다 조선 반도라는 단어가 더 정감있다고 덧붙인다. 차별적인 뜻으로 조선인이라고 불렸던 괴로운 기억도 있지만, 어렸을 때 부터 불려져서인지 조선이라는 호칭이 더 익숙하고, 더 깊은 맛이 나는 것 같다고. 그가 아버지의 고향, 조선 반도를 찾아간 것은 일본에 돌아 온 후 약 10년이 흐른 서른 여섯때였다. 겨우 겨우 일이 끝난 후 쥬크박스의 음악을 듣는 것이 고작이었던 3년간의 미국생활을 끝내고 가수가 되겠다고 기타 하나 들고 일본에 돌아온 후, 호텔과 허스름한 술 집이 늘비한 거리의 한 술집에서 처음으로 노래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중 사랑하는 사람도 만났다. 상대의 아가씨는 막 대학을 졸업 한 일본인이었다. 느닷없이 나타난 국적도 틀린 가난한 가수에게 결혼 승낙은 쉽지않았다. 결혼 후에도 이사나, 아이들의 입학 때 국적문제로 다투기도 했다고 한다. "나라에 대한 이야기로 처와 몇 번인가 슬픈 싸움을 했다. 우리의 생활에 국적같은 건 관계없다고 쓸쓸한 얼굴 하고 울었다." -"청하로 가는 길"중에서- "짚시"라는 곡에서 그는 "슬픈 만큼 사람은 길을 떠난다"라고 노래한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에 청하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거지. 내 노래가 정말로 사람들에게 필요한건지. 계속 노래를 해야하는 건지. 노래도 벽에 부디쳤고, 아이들의 아버지가 되어있는 자신을 보니, 더욱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더군. 어머니가 세상을 뜨면서 꼭 가야겠다는 마음이 더 간절해졌지." "지금은 아버지도 어머니도 이미 이 세상에는 없지만 몸 속에 흐르는 뜨거운 피가 어찌할 바 없이 그리워 나를 청하에 몰았다." -청하로 가는 길"중에서- 더 일찍 젊었을 때 가지않고 마흔이 다 되어가는 나이에 청하로 간 것을 그는 오히려 잘 된 일이었다고 회상한다. "누군가에 끌려가지 않고, 스스로 가슴에서 가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을 때 간거야. 어렸을 때 가는 것과는 흡수하는 게 틀리도고 생각해." 노래를 부르고 싶어서 노래를 만들었고, 노래를 만들고 싶어서 한자 공부를 했고, 피아노도 기타도 혼자 공부했다는 아라이씨다운 철학이 엿보인다. 혼자서 떠난 청하에의 길. 그는 창 밖 먼 곳을 응시하면서 청하에 도착했을 때의 느낌을 해방감이라고 표현한다. "머리 끝까지 쌓여있던 것 들이 모두 몸 밖으로 가볍게 빠져나가는 느낌이었어. 아주 가벼운, 상쾌한 느낌...마음이 해방된 것 같은. 아버지의 혼이, 신(神)이 날 기다려 줘서 이렇게 감싸주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다시 뜨겁게 이야기를 이었다. "처음으로 가 본 아버지의 고향에서 그 곳 사람들, 산 바다, 집, 닭, 소... 모든게 일본에서 보지 못했던 풍경이었지. 거기는 아시아 대륙의 조선 반도라는 곳이고, 아버지 그가 어렸을 때 여기서 뛰어놀고, 서 있는 이 길을 따라 일본으로 왔을꺼라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뜨거워지더군. 난 드디어 여기에 왔다라고..." 국적, 민족, 음악... 청하는 그를 괴롭혔던 많은 의문들에 대한 대답을 해 주었던 걸까. "나라에 국경이 있다해서 부자간에 국경이 있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지금까지 어렵풋했던 것들이 마치 대지의 하늘처럼 마음 한 귀퉁이까지 맑게 개어졌다." -"청하로 가는 길"중에서- "청하에서 생각했지. 돌아가야 할 곳은 가족이 기다리고 있는 곳이라고. 일본이라는 이름의 나라...우선 일본을 베이스로 노래해나가야겠다고. 그렇다고 내 뿌리가 변하는 것도 아니라고. 자유롭게 살아야한다고 생각했어." 자유롭게 살 결심을 한 그는 자신의 나라는 가족이라고 "청하로 가는 길"의 마지막 장에서 결론짓는다. 청하에서 돌아와서 5년이 지난 뒤, 일본 국적을 취득하였다.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귀화를 결심한 것이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단어가 이 귀화라는 단어인데, 돌아가서 변하다. 뭐 그런 뜻인 것 같은데, 난 일본 국적을 갖는다고 해서 돌아가지도, 변할 생각도 없어." 그를 '우리들의 대변자'라고 이야기하는 재일교포 팬들 중에는 일본 국적을 취득했다는 사실에 실망의 기색을 보이는 이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그런 비판적인 목소리에 대해 20년, 30년 후에 나오는 결과를 보자고 얘기한다. "일본 사회의 시민으로서 권리를 갖자라고 생각했어. 정치하는 사람들에게도 반론하고 싶을 때는 반론 할 수 있도록. 내 집 앞에 기둥 하나 세우는 일에도 찬반의견을 제시하는 권리를. 그게 우리들의 아이들인 재일교포 3세, 4세가 앞으로 웅크리지 않고 하고싶은 것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거라고도 생각했지. 그래서, 확실하게 내 뿌리를 내리고, 당당하게 나의 뿌리를 노래해보이겠다고...그게 청하에서 돌아온 후 결심한 자유의 의미지." 청하에서부터 그는 새로운 길을 떠난 것이라고 말한다. 아라이씨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 물었더니 그는 잠시 눈을 내리뜨고는, 그 굵고 힘 있는 목소리로 또렸하게 발음했다. "생명" 너무나 근본을 건드리는 대답에 주춤했다. "살아있다는 것.내게 생명이 있기에 타인의 생명도 소중하게 지키고싶은거고, 내게 생명이 있기 때문에 마음 껏 노래도 부를 수 있는거고. 당신과 이렇게 만나 이야기도 할 수 있는 거고...내 자신 속의 생명이라는 것이야." 문득 그가 어머니를 몹시나 그리워하고, 그 죽음을 안타까워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그는 피폐된 환경에 놓여있는 나라, 사람들을 위해 봉사 공연하는 등 자신의 그와 같은 철학을 행도응로 보여주고 있다. 스무살이 된 장남과 두 딸과 함께 한국에 간 적은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 혼자 가서 느끼고 오도록 할 것이라고 한다. 스스로 청하게 가고 싶은 생각이 들 때 까지 데리고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한국에서의 공연 계획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재일교포의 언어로 노래해도 된다고 할 때, 당당하게 공연할 것"이라고 말한다. 일본어의 노래가 금지 되어왔던 한국에서, 한국 국적을 갖고있으면서도, 줄 곧 일본 사회의 소외자이면서도, 대부분의 재일교포 2,3세가 일본어를 써 왔다는 언듯 모순된 사실을 그는 그대로 한국에서 보이고 노래하겠다는 것이다. 아라이에이치씨와의 긴 인터뷰는, 어머니가 만들어 주셨던 깍두기, 삼계탕 얘기를 하는 그의 환한 얼굴로 끝났다. 재일교포라는 틀을 초월해 아시아의 가수가 되었다는 일본의 음악 평론가들의 코멘트를 되새기며, 필자는 그의 진가가 한국에서도 하루 빨리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의 뒷 모습을 응시하고 있었다. "나의 뿌리는 대륙으로, 조선이라 불리는 곳 나의 아버지는 그 옜날 바다를 건너 왔다고 증손대까지 들려주고 싶다.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나는 간다." -"청하로 가는 길"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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