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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빠진 좌파
http://www.jinbonuri.com (펌) Name 이강토 (2003-07-03) Subject 얼빠진 좌파 어제, 오늘자 한겨레 신문을 보니 "시련의 노동운동"이란 제목으로 특집 연재기사를 싣고 있더군요. 그런데 그 내용이 여론을 핑계댄 노동운동에 대한 일방적 비판입니다. 핵심적 문장이 다음과 같습니다. "노동운동도 이제는 사회발전의 한 축이 될 정도로 역량이 커진 만큼 이에 비례해 좀더 신중하고 책임있는 모습으로 새로운 자리매김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물론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 간부들의 반대되는 의견도 배치하긴 했지만 "시련의 노동운동"이란 제목에서 풍기듯 노동운동이 뭔가 문제가 있고 변화해야 한다는 의도가 다분합니다. 그러나 과연 한겨레가 최근 주장하듯 노동운동에 대한 대중적 시각이 최근에 들어 특별히 악화된 것일까요? 제가 피부적으로 느끼는 한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거의 10년동안 매일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 합니다. 그 10년동안 2~3번의 지하철 파업을 겪엇습니다. 과거 파업시에는 출퇴근시 지하철이 늦게 오면 짜증을 부리며 지하철 노동자들을 욕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에 저는 그런 사람을 단 한 사람도 보지 못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여론은 이미 단순히 대중들의 의사를 반영하는 것을 넘어서 오히려 여론의 이름으로 대중들의 의사를 조종하려 합니다. 권위주의적 정권이 언론통제를 바탕으로 여론조작을 통해 정권유지에 혈안이 되었던 과거가 지났다 싶었더니 이제 언론 스스로 나서서 자신들의 이념적 잣대를 기준으로 있지도 않은 여론을 만들어내거나 과장합니다. 사실 노동운동에 대한 이러한 여론조작성 비판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거슬러 올라가면 DJ정부나 YS정부, 심지어 노태우, 전두환 정부때조차도 언론들은 크고 작은 노사분규에 대해 이런 류의 기사들을 한번씩 특집으로 다루곤 했습니다. 문제는 진보적 정론지를 표방했던 한겨레가 수구언론이나 자행하는 이런 여론조작성 주장들을 논설이나 특집기사로 점차 양산해 나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본다면 한겨레 신문마저 이렇게 얘기할 정도면 역시 노동운동이 뭔가 대단히 잘못되고 있나부다 하는 착각을 줄 수 밖에 없겠죠. 물론 조흥, 철도파업시에 노동자들의 잘못이 없지 않을 겁니다. 노조측의 전술적 오류도 많을 겁니다. 그러나 비판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하는 것입니다. 근본적 약자에 각종 노동악법이란 제도적 굴레에, 수구언론들에 포위당해 있는 노동자들에게, 그것도 처참하게 짓밟혀 있는 무력화된 모습앞에 퍼붓는 비판이란 사실은 수구언론들의 적대행위와 다를 바 없습니다. DJ 정권시절에도 한겨레가 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노무현 정권 들어서 한겨레가 나가도 너무 나가고 있습니다. 노무현과 유시민, 오마이, 한겨레 등 자유주의 세력들은 이제 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그들 모두 이제 기득권화되고 있습니다. 그들이 곧잘 진보진영을 매도하며 써먹는 것이 대기업노동자와 중소기업 노동자의 차별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화입니다. 그것은 대중여론으로부터 노동운동을 고립시키려는 비열한 음모입니다. 물론 노동진영 내부에서 그런 차별이 있는 것은 사실이며 그런 것들은 지속적으로 극복되어 나가야 합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노동 대 자본의 관계에서 절대적인 불공정성이며 부당한 현실입니다. 따라서 진보진영이라면 마땅히 이런 분열책동에 놀아나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유사한 현상을 우리 내부에서도 봅니다. 몇쪼가리 되지도 않는 좌파를 자유주의니 우경화니, 정통이니 하며 자꾸 나누려 합니다. NL우파들의 경우 민족주의가 알파요 오메가이기 때문에 사실 좌파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진보진영의 구심역할을 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이나 자유주의 진영과 맞서 진보적 가치들을 옹호하고 있는 진중권 등을 이념적(다른 부분이 아닌 이념적 부분임을 강조합니다)으로 매도하는 모습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념이 아무리 좋아도 대중들을 통해 확산되고 실현의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져야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너는 엉터리 좌파, 나는 제대로 된 좌파라는 딱지 붙이기 놀이가 과연 그것과 얼마나 상관이 있을까요? "좌파"란 이름으로 "우경화"을 단죄하겠다는 거창한 구호를 걸고 개싸움을 벌리는 꼴들 좀 보십시요. 노동자들을 때려잡고 있는 노무현 보다도 오히려 권영길을 더욱 욕하는 수군작의 태도를 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노무현이 2~3년밖에 되지 않는 인권변호사 경력을 자랑하지만 권영길씨는 늦깍이로 시작했어도 벌써 10년가까이 변함없이 진보진영을 위해 헌신한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을 욕할 자격이 될만한 사람이 저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수군작님이 비록 투철한 의식과 뛰어난 이론을 아무리 가졌다 한들, 그리고 인터넷에서 나름대로 분투했다 한들, 그것이 권영길씨가 지난 10년간 해왔던 지난한 투쟁들에 비하면 티끌만큼이라도 되겠습니까? 저는 지금 한반도에서 '좌파'란 레테르란 약자와 차별, 핍박의 짐과도 같은 것입니다. 억압과 차별과 싸우라고 좌파의 레테르가 필요한 것이지, 정통과 개량을 나누라고 좌파 레테르가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햏자2나 수군작님이 진중권 평검사등을 좌파의 기준으로 까대는 것을 보면서 저는 솔직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당신들이 좌파면 차라리 나는 좌파 안해야겠다"고 말입니다. 좌파 레테르가 그렇게 좋으시다면 그 좌파 다 가져 가십시요. 저는 차라리 좌파 안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비웃겠습니다. 얼빠진 좌파놈들... 참을 만큼 참고, 누를 만큼 누른 끝에 한번 뱉아 보았습니다. 아.. 가뭄속의 단비같은 좋은 글입니다....^^d.. 2003/07/03 ^^ 동감입니다. 2003/07/03 한그루 추천 한방! 그리고 대문으로....... 단, 실명은 '모자이크 처리' 내지는 수정 ^^ 2003/07/03 독립군 이강토/ 뭘 그리 참으시오?! 그냥 즐기면 되는 것이지....^-@! 한걸레?! 너무 순진(?!)하게 봐 오셨구만유....^-* "수군작님이 비록 투철한 의식과 뛰어난 이론을 아무리 가졌다 한들, ..." ㅎㅎㅎ 그리 보셨소?! 여기 진보누리에 오는 소위 '얼빠진 좌파' 중 몇%가 그리 생각하것소...^-* 님! 과민함 그거 건강에 안 좋습니다. 건필(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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