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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가 깡그리 무너진 나라/최성재님글
권위가 깡그리 무너진 나라 [권위와 권력, 권위주의] 권위는 풀이나 나무가 태양을 쳐다보듯이 아래서 위로 향하지만, 권력은 번개나 천둥이 땅으로 내리꽂히듯 위에서 아래로 향한다. 권위는 강제성이 없지만, 권력은 강제성을 띤다. 흔히들 착각하고 있는 바와는 달리 권위와 권위주의는 정반대이다. 생사여탈권을 가진 권력자가 아랫것들에게 무조건적인 복종을 강요하는 것을 권위주의라고 한다. 반면에 권위는 아랫사람들이 권력 유무에 관계없이 한 차원 높은 경지에 있다고 믿는 윗사람을 보는 데서든 안 보는 데서든 기꺼이 따르는 것을 말한다. 그러니까 권위는 신뢰에서 비롯된다. 반면에 권위주의는 불신에서 비롯된다. 한국에 원로가 없다는 말을 자주 한다. 전직 대통령이 다섯 명이나 생존해 있지만, 그들을 원로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무능과 위선과 부정부패로 만신창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김수환 추기경을 만인이 인정하는 원로로 생각했으나 이제는 이분마저 원로로 대접하지 않으려는 무리들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 충격을 주고 있다. 결국 우리 나라는 그 누구에게도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셈이다. 원로는 나이 든 사람으로서 실권은 없지만 그 지혜와 도덕성 때문에 만인이 공경하는 사람 곧 권위 있는 사람이어서 가끔 한 마디 하는 충고가 천금의 무게를 갖는다. 거친 바다를 항해하는 배에게 밤하늘의 별자리 같은 존재이다. [권위가 사라진 까닭] 경로효친(敬老孝親) 사상이 뼛속까지 스며들어 나라에 법이 구태여 필요하지 않을 정도였던 한국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부모에 대한 효도와 노인에 대한 공경(恭敬)은 이제 빛 바랜 흑백 사진처럼 초라하기 그지없다. 잘못을 지적 받은 초등학생도 선생님한테 대드는 형편이다. 일체의 권위가 다 무너져 내린 것이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산업화와 민주화에 따른 필연적 결과] 첫째는 세계적인 흐름이다. 서세동점(西勢東漸)으로 경제의 산업화와 더불어 정치의 민주주의와 과학기술의 합리주의가 농업과 봉건주의, 맹신주의를 하나하나 물리치게 되면서 동양 또는 봉건사회도 수직적 관계보다 수평적 관계를 중시하게 이르렀다. 권위는 기본적으로 상하 관계를 전제로 하는 것이니만큼 만인평등의 사상에 따라 오랫동안 수직적 관계에 익숙했던 동양 사람들은 또는 봉건사회에 오래 살았던 사람들은 일체의 권위에 대해 거의 알레르기성 반응을 보이게 되었다. 이성적으로 분석할 힘을 가진 지식인들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냉정을 되찾아 관습과 전통과 제도에 의해 윗사람의 능력이나 도덕성에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유지되는 권위' 곧 권위주의를 일단 부정하게 되었다. 그러나 정치적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나 법보다 주먹을 앞세우는 사람들은, 어떤 면에서는 솔직하고 정직한 이 사람들은 차분하게 따지지 않고 무식하게 대들었음에도 훨씬 강한 호소력을 발휘했다. [권위에 대한 후진국들의 이중성] 사람들은 이성이 긴 잠에서 깨어났지만, 여전히 그 정신은 동양적인, 넓은 의미로 보면 봉건적인 사고에 젖어 있다. 장구한 시간에 걸쳐 형성된 서양의 합리주의를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무척 어렵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사유의 세계가 아닌 현실의 세계에서는 서양의 합리주의가 체질화되지 않아서 감정이 앞설 수밖에 없는데, 다만 이전과 달리 무턱대고 분노를 터뜨리는 게 아니라 새로 눈 뜬 이성을 무기로 사용한다. 스스로는 매우 이성적이고 객관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단지 이성의 칼을 사용할 뿐 여전히 감정적이고 주관적이다. 여기서 심각한 문제가 일어난다. 말과 글은 대체로 의식의 차원에서 발휘되기 때문에 이성적이지만, 생각과 행동은 무의식의 차원에서 발휘되기 때문에 지극히 감정적이고 원색적이다. 정신적인 분열 상태에 들어간 것이다. 주위 사람들이 한결같이 이러하기 때문에 자신이 정신분열증 환자라는 것마저 미처 깨닫지 못한다. [공산국가에서의 권위 파괴] 스스로 말짱하다고 생각하는 배운 자들이 이성의 칼로 관습과 전통과 제도를 난도질하기 시작했다. 대대적으로 권위주의 때려부수기에 나섰다. 공산국가는 이 광란의 파티에서 칼과 죽창, 몽둥이, 돌멩이, 총, 수갑, 인민재판 등을 무차별적으로 동원하여 이전에 권위를 가졌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공개적으로 모욕하고 때리고 잡아 가두고 죽였다. 상상을 초월한 노골적인 새디즘이 만연했지만, 권위를 때려부수기에 나선 자들은 눈곱만한 양심의 가책도 받지 않았다. 오히려 지상낙원을 건설한다는 희망에 극도의 희열을 느꼈다. 농업과 봉건주의가 강한 나라일수록 이 광란의 파티는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었다. 북한에서는 이 피의 축제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자본주의 후진국에서의 권위 파괴] 자본주의의 독재 국가 아래서는 배운 자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지하활동에 들어갔다. 이들은 결국 공산무장세력으로 바뀌었다. 여기는 전혀 타협의 여지가 없다. 투쟁밖에 없고 전쟁밖에 없다. 그들은 권력을 가진 자들이 향유하는 권위는 먼지 알갱이 만한 것도 인정하지 않는다. 자본주의의 개발독재 국가 또는 권위주의 국가는 양상이 달랐다. 여기서는 산업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상대적으로 민주주의를 제법 많이 허용했다. 그래서 동양과 서양이, 봉건주의와 민주주의가, 감정과 이성이, 관습과 법이 뒤섞이게 되었다. 경제가 급속히 발전하면서 시간이 갈수록 후자들이 물밑에서 전자들을 이기게 되었다. 마침내 한국이 아시아에서 '신생독립국'으로서는 최초로 민주주의의 여신을 정치의 제단에 모시게 되었다. 이 민주 신도들은 스스로를 민주주의의 화신이라고 확신했다. 이윽고 스스로를 민주 여신의 남편으로 확신했다. 따라서 그들의 눈에는 유구한 5천년 역사도 쓰레기이고 세계적인 경제 기적도 쓰레기이고 상대적인 민주주의도 쓰레기이다. 그들에게 상대적인 민주주의를 허용한 이전의 권력자는 그들의 정적이기 때문에 더더욱 용서할 수가 없다. 극악한 독재자일 뿐이다. 이렇게 하여 이들은 민주와 개혁의 이름으로 대대적인 미신 타파와 신화 타도에 나섰다. [정치적 목적의 권위 파괴] 일체의 권위를 부정하는 이유가 여기서 하나 더 추가되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정적을 거꾸러뜨리고 스스로 권위의 화신이 되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체현한 완벽한 인간으로서 새로운 권위의 화신이 되는 것이다. 이들은 과거의 정적들을 부관참시함으로써 과거에는 권력을 가진 자들이 권위를 인위적으로 만들었을 뿐 실은 권력에 저항하던 자신들이야말로 진정한 권위를 가졌었다는 것을 드러내고, 현재의 정적들을 능지처참함으로써 이제 권력을 가진 자신이야말로 권위도 아울러 갖춘 완벽한 인간임을 드러내려고 한다. 그러나 권위는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것이다. 이들에게 권위를 인정하는 무리는 정치적 동지와 정치적 팬뿐이다. 과거의 정적이든 현재의 정적이든 그 알량한 권위를 발가벗기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권력의 보너스인 정보기관의 독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사람들의 이목을 가장 집중시키기 좋은 것은 바로 부정부패 들추어내기이다. 대통령이란 자가 몇 천억원 먹었다, 몇 백억원 모아서 졸개들에게 풀었다, 대기업 총수란 자가 몇 백억원, 몇 십억원 상납했다, 국회의원이란 자가, 장관이란 자가 .... 그 증거는 여기 있다, 이렇게 하면 이전에 쌓았던 경제성장의 공로, 이전에 쌓았던 민주화 투쟁, 하루아침에 헛것이 되어 버린다. 이를 옹호하는 자들도 하루아침에 시정잡배가 된다. 내편에 서 있지 않는 한 큰스님도 원로 목사도 추기경도 한통속이다. 부메랑이 되어 언젠가는 그것이 자신에게 돌아오겠지만, 그것은 그 때 가서 일이고, 아니 절대 자기만은 그렇게 비참하게 될 리가 없으니까 안심하고 모든 권위를 무너뜨리고 새로 권력을 가진 자기 자신이 완벽한 인간 또는 티끌이 애교 차원에서 조금 있는 매우 인간적인 인간으로, 새 시대의 권위를 가진 매력적인 인간으로 모든 국민들에게 인정되리라고 확신한다. [권위 파괴의 결과] 문제는 그 다음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새로운 권력자들의 추악한 과거도 속속 드러나면서 이제 아무도 믿지 않는다. 자기들끼리도 안 믿는다. 단지 믿는 척할 뿐이다. 동네 아이도 대통령 이름을 마구 부르고 거지와 깡패도 대통령 이름 앞뒤에 요상한 접두사나 접미사를 붙인다. 하늘같이 높고 푸른 청와대에서 이제 무슨 말을 해도 씨알도 안 먹힌다. 산에 나뭇잎 떨어뜨리기요, 들에 흙 뿌리기요, 바다에 찬물 끼얹기다. 권위주의를 나무에서 떨어뜨려야 하는데 권위마저 발가벗겨 버림으로써 온 동네에 냉소가 가득하고 온 나라에 불안이 가득하게 되었다. [정보 공개에 따른 권위 파괴] 셋째, 정보화 시대. 이제는 어떤 정보든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거의 받지 않음으로써 비리와 꼼수는 숨길 수 없다. 모든 것이 언젠가는 명명백백히 드러난다. 자, 이런 상황에서 어떤 권위가 살아남겠는가? 우리 나라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정보의 공개와 더불어 이전의 권위가 속속 무너지고 있다. 이런 시대에 새로운 권위를 세우는 일이 시급하다. 그래야만 한 사회나 한 국가가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권위를 세우는 방법에는 정도(正道)가 있고 사도(邪道)가 있다. 이중에서 우리는 정도를 걷지 않고 사도를 걷고 있어서 사회와 나라가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 심리적인 공황 상태이고 정신적인 무정부 상태이다. [새로운 권위 세우기, 正道] 정도(正道)는 대체로 선진국들이 걷고 있다. 학계가 앞장을 서고 기업과 시민단체가 뒤따랐다. 이어서 정부도 허겁지겁 쫓아가고 있다. 이제는 오히려 기업이 제일 앞장선다. 방법의 첫 단계는 개인적 차원에서는 정직, 집단 차원에서는 투명성이다. 잘잘못을 가리지 않고 솔직히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다. 그것을 토대로 국민들이 경중(輕重)을 가린다. 이렇게 하여 새로운 권위가 세워진다. 누구보다 이성을 앞세우는, 감정을 철저히 배제하는 학계에서 새로운 권위 세우기에 제일 앞선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들은 지위와 권력과 부와 인격으로 권위를 세우지 않고 철저히 학문적 업적으로 권위를 세운다. 권위는 어디까지나 아래에서 위로 향하는 것이니만큼 이것은 강요해서 되지 않는다. 탁월한 학문적 성취를 보고 다른 사람들이 그를 높이 떠받드는 것이다. 아마 가장 대표적인 예가 아인슈타인일 것이다. 이전 같으면 세계 최고의 권위를 갖는 과학자가 그렇게 부스스한 헤어스타일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무릎이 쑥 나오는 바지를 걸치고 다니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것은 새로운 권위에는 전혀 관계없다. 일체의 권위주의가 파괴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오로지 그의 학문적 업적 때문에 그의 권위는 태산처럼 높아진 것이다. 인류 평화를 위하는 그의 활동도 그의 권위를 장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일상 생활에서는 그도 지극히 평범한 인간이었지만, 이 사실이 그 학문적 권위를 훼손하지 않았다. 이것이 이전의 권위와는 다른 점이다. 한 인간에게 완벽을 요구하는 일이 이제 없어진 것이다. 인간적 약점은 이제 너그럽게 봐준다. 기업은 기업회계를 비롯한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그 권위가 올라간다. 그로써 시장의 신뢰를 얻는다. 이 신뢰가 쌓여서 권위가 되는 것이다.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만으로는 물론 권위가 생기지 않는다. 수익성이 뛰어나야 하고 미래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야 한다. 이렇게 해서 생긴 권위는 브랜드로 남는다. 삼성이 2003년에 9위 소니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세계 5위의 브랜드로 떠오른 것은 정말 경이적인 일이다. 이전과는 달리 정보화 시대에서는 한번 세워진 권위가 언제까지나 계속되지는 않는다. 프리미엄이 있긴 하지만, 거짓이 탄로나거나 수익성이 계속 악화되면 어느 사이에 시장에서 버림받는다. 다시 말해서 권위가 상실된다. 무한경쟁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새로운 브랜드가 떠오른다. 새로운 권위가 탄생한다. 시민단체의 권위는 정치적 목적이 없어야만 세워진다. 철저히 중립을 지켜야 한다. 그 다음으로는 도덕성과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도덕성은 정직과 봉사가 핵심이다. 한 번이라도 거짓말을 하거나 한 번이라도 사익을 추구하면 시민단체의 권위는 땅에 떨어진다. 전문성 문제에서는 아마추어이되 프로를 능가하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 그래야만 속이려 드는 프로 기업과 정치꾼과 전문 관료를 꼼짝 못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작은 정부가 되면서 오히려 권위를 세운다. 정부는 낮은 자리로 내려와야 한다. 정부의 권력으로 국민을 몰아세우는 것이 아니라 권력을 내세우지 않고 곧 권위주의를 버리고 낮은 데로 내려와 국민의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정부의 권위는 절로 올라간다. 권력을 줄임으로써, 권위주의를 버림으로써 권위를 세운다. 그러면 국민이 정부를 친구로 생각하고 연인으로 생각한다. 더하여 정부의 각종 문서를 공개해야 한다. 비밀을 지킬 것도 시간을 정해서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한다. 이렇게 하여 권위가 세워지면, 콩을 메주로 쑨다고 해도 안 믿던 국민들이 황토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두 말 없이 믿는다. 물론 정부는 그런 말을 해 놓고는 오늘은 만우절이에요, 라고 웃는다. [새로운 권위 세우기, 邪道] 우리 나라는 어떤가. 왜 권위가 이렇게 땅에 떨어졌을까. 과히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졌다. 그것은 정도가 아닌 사도(邪道)를 걷기 때문이다. 이런 일에 정치인들이 선두에 서고 대학생과 노조와 시민단체 이윽고 정부마저 뒤질새라 정신없이 달음박질하고 있다. 이른바 3김 시대만 해도 그것이 위선이었을망정 어느 정도의 권위는 남아 있었는데, 김대중 정부에서 노무현 정부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386 운동권을 핵심으로 하는 세력들이 인터넷과 방송과 친여 신문을 장악하여 정적들에게 친일, 수구보수, 친독재, 친재벌의 멍에를 씌우는 데 성공하여 정권을 고스란히 물려받아 일단 최고 권력기관인 청와대를 '접수'한 후, 계속해서 정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 권위주의를 청산한다는 미명하에 어디든 '참여'하여, 앞으로는 냉철한 이성과 거침없는 비판을 내세우고 뒤로는 욕설과 냉소와 선전선동을 동원하여 어떤 권위든 깡그리 파괴해 버렸다. 이제는 절대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이라는 것은 일체 없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고 주관적이다. 이성적으로 차분히 생각해 보면 당연히 높이 평가해야 할 것도 티끌 만한 허점을 찾아내어 그 전체를 매도해 버린다. 무엇이든 경중(輕重)이 있고 고저(高低)가 있고 다소(多少)가 있는 법인데, 이런 것은 조금도 따지지 않고 새로운 권력에 거추장스러운 것은 기어코 약점을 찾아내어 수렁 속에 밀어 넣거나 절벽 아래로 떨어뜨린다. 무차별 공격이다. 원폭 투하를 한 것이나 진 배 없고 생화학 무기를 살포한 것이나 진 배 없다. 다같이 망하는 길로 들어선 것이다. 그렇게 하고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잘못을 고백하지 않는다. 도리어 독선을 소신으로 착각하고 스스로를 새로운 권위의 화신으로 확신하고 여유 있게 손을 흔든다. 물론 같은 패거리가 아니면 누구도 마주 손을 흔들지 않는다. 영욕이 교차했다고 하지만, 영광이 훨씬 많았던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새로운 전통과 새로운 권위가 대거 탄생했지만, 그것도 모조리 부정한다. 남은 건 허탈감과 배신감뿐이다. 좀더 파괴하다가 스스로 궁지에 몰려 파멸을 경험해야 비로소 마음의 눈이 떠져서 한국의 현대사에서도 빛나는 권위를 발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누구나 믿고 따르는 새로운 권위의 깃발을 높이 매달 수 있을 것이다. 그 때가 되면 민초 속에 숨어있던 구세주가 홀연히 나타나 새로운 권위의 태양으로 찬란히 떠오를 것이다. 지혜와 능력으로! 정직과 봉사로! 천진난만한 웃음으로! (2004. 2.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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