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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때 대규모 군사훈련인가?
북한, "대규모 북침공격 작전" 반발 정욱식/2002년 3월 14일 한미연합사는 해외기지로부터 증원되는 미군들을 수용·배치하는 지휘능력을 훈련하는 연합전시증원(RSOI) 연습과 야외 기동훈련인 독수리 훈련을 통합해, 3월 21일부터 27일까지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 훈련에는 한국군과 주한미군은 물론, 일본, 괌, 미국 본토로부터 한국에 전개되는 미군들도 참가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연합전시증원 훈련과 독수리 훈련은 각각 4월과 10월에 분리돼 실시되었다. 그러나, 한미연합사는 이러한 방식으로는 효과적인 훈련이 어렵다고 보고, 지휘소 훈련과 야전 기동훈련을 통합하기로 한 것이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보다 실전적인 훈련기회를 제공해 준다"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남북관계 개선 차원에서 94년이후 중단된 팀스피리트 훈련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미연합사 관계자는 "기존에 별도로 시행되던 두 훈련을 통합하는 것은 단순히 효율성을 제고하는 위한 것"으로, 통상적인 군사훈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3월 5일 미 상원 청문회에 참석한 토마스 슈워츠 주한미군 사령관은 "한국은 우리의 훈련 프로그램에서 실전훈련을 하는 세계에서 유일한 전장"이라고 강조하면서 "이들 훈련은 실제 전쟁 계획을 훈련하는 것"이라고 증언했다. 이에 따라 이번 훈련이 통상적인 '군사훈련'으로 볼 수 있는지, 아니면 기존보다 한층 강화된 '실전훈련'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북한, "사실상의 선전포고" 북한이 한미합동군사훈련을 할 때마다 강력하게 반발해온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러한 점에서 북한이 13일 노동신문 사설을 통해 이번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전면적인 북침공격 작전"이라고 규정하면서, "우리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고 계획적인 북침 도발이며 사실상의 선전포고"라고 비난한 것은 통상적인 수준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북미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고, 이에 따라 남북관계도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연합사가 한층 강화된 훈련을 한다는 것은 한반도 정세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군 관계자는 이번 통합 훈련이 2-3년전부터 논의된 것이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말 것을 주문했으나, 한반도의 군사적 신뢰구축과 긴장완화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에서 북한을 자극하는 연합 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신중치 못한 처사라고 할 수 있다. 지금 한반도 정세는 그야말로 예측불허로 흐르고 있다. 부시 행정부의 대북강경책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북한 등에 핵공격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비밀'이 유출되면서, 북한은 "미국의 핵공격 계획이 사실로 확증되는 경우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부득불 그 어떤 조미 합의에도 구애됨이 없이 그에 대응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나갈 수밖에 없게 하는 새로운 정세를 조성하게 될 것이다"며 제네바 합의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경고를 하고 있다. 제네바 합의가 파국을 맞을 경우, 한반도의 위기는 현실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또한 한미연합전략은 훈련의 '수위'를 높이는 것과 함께 전력증강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말썽많은 F-X 사업은 예정대로 강행될 것으로 보이고, F-X에 사려진 다른 대규모 전력증강사업도 척척 진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북한 역시 자위적인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6.15 공동선언을 통해 '전쟁이 아닌 평화'를, '분단을 넘어 통일'로 가기로 한 역사적인 합의가 아득한 옛일로 느껴질 정도로 지금 한반도의 정세는 얼어붙고 있는 것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 그리고 남북한의 군사적 신뢰구축의 첫발을 내딛기 위해서라고 21일부터 예정된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한미동맹과 북한이 서로의 불신을 조금도 해소하지 못한 상황에서 예전처럼 각자의 길을 갈 경우, 우리의 안보에도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번 떠올려야 하는 시점이다. (평화네트워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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