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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의길-'다름'인정하고'공존'수용해야 /시민의 신문
2002. 6. 17 시민의 신문/기획특집 http://www.ngotimes.net 통일의길-'다름'인정하고'공존'수용해야 김창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정책실장) 6·15 남북공동선언 발표 이후 빠르게 변화하는듯한 한반도 정세는 미국에서 부시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다시 주춤거리고 있다. 6·15 선언의 가장 큰 의미를 꼽는다면 역시 우리 민족 스스로의 힘으로 우리의 운명을 개척해나갈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100여년 전 반외세 반봉건의 기치를 든 갑오농민전쟁은 청·일 외세의 개입으로 좌절되었다. 그 결과는 35년간의 식민지 시대였다. 1945년 이후 해방공간에서 자주독립된 통일민족국가를 수립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미·소의 개입으로 나라가 분단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남북정상 화해 뒤 경제*통일 협력, 부시정권 압박에 '흔들' 7·4 남북공동성명이 미소 데탕트 분위기속에서 이루어졌고, 남북기본합의서가 동서냉전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면, 6·15 선언 이후 남북관계가 오히려 동아시아 정세에 영향을 미쳤다. 615 선언으로 민족문제에 대해 우리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찾은 것이다. 그러나 6.15 공동선언 2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한반도 정세는 대단히 불안한 상태이다. 국제적으로는 부시행정부의 대북강경정책으로 남북 관계의 앞날은 순탄하지 않다. 국내적으로는 수구세력들이 민족문제를 지역주의와 결합시켜서 615 선언의 의미를 축소시키는데 급급하고 있다. 미국, 대북한 압박정책과 긴장고조 '도끼 든 사람이 바늘 든 사람 못 당한다'는 말이 있다. 한반도의 분단상태는 마치 유리그릇 위에 놓여 있는 것과 같이 불안하다. 북이 바늘로 찌른다고 도끼를 들고 상대하면 유리그릇을 깨뜨리게된다. 반대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자신이 들고 있는 도끼는 생각하지 않고 북한의 바늘을 문제삼고 있다. 의도적인 것이든 우발적인 대결이든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고조는 언제든지 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 그것은 민족의 공멸이다. 부시 대통령은 2002년을 '전쟁의 해'로 선포했다. 21세기를 맞이하면서 전세계의 평화운동가들은 21세기를 전쟁이 없는 최초의 세기로 만들기로 결의했다. 21세기를 전쟁이 없는 최초의 세기로 만드는 것이 전쟁의 재앙에서 다음 세대를 구하는 길이다. 그런데 미국은 21세기를 전쟁의 세기로 만들려 하고 있다.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인류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노력하기보다는 20세기 전쟁의 역사를 21세기로 연장시키려고 하는 것이다. 당국*민간, 평화*관용 지혜 가져야 미국의 이런 전쟁전략이 한반도 정세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하여 핵, 미사일, 재래식무기, 생화학무기를 들이대면서 압박하고 있다. 90년대 초반에 북한과 미국은 북한의 핵개발 의혹 때문에 전쟁 일보직전까지 갔다. 90년대 후반에는 미사일 문제가 북미갈등을 고조시켰다. 9.11 테러 사건 이후에는 생화학무기가 새로운 갈등요인으로 등장하였다. 미국이 작년에 제기한 북한의 재래식 문제 후방배치는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만으로 해결된 사안은 아니다. 비록 월드컵의 열기에 가려 있지만 지금은 이 4가지 문제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1994년 제네바 합의는 2003년까지 경수로 2기를 북한에 지원하기로 되어 있으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김정일 위원장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2003년까지 동결하기로 하였고, 페리 프로세스는 북한의 미사일 동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현상황이 지속될 경우 2003년을 전후로해서 핵과 미사일 문제가 동시에 제기될 것이다. 대테러전쟁의 지속과 2004년 부시의 대통령 선거 재선전략하고 맞물릴 경우 군사적 긴장이 어떻게 상승효과를 가져올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핵, 미사일, 재래식무기, 생화학무기라는 4가지 문제가 북한과 미국 사이의 갈등을 격화시키는 것을 막는 것이 21세기 초반의 한반도 평화를 이루는 최대과제가 될 것이다. 그것은 남북 사이의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것으로 가능하다. '연방제 수용' 자의적 해석 최근에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발언에서도 알 수 있듯이 615 선언에서 아직까지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2항이다. 수구세력들이 2항을 빌미로 해서 615 선언을 반대하는 논리를 확산시키고 있다. 그런데 통일운동단체들은 2항이 연방제의 수용이라는 자의적인 해석에 머물렀다. 2항에 대한 합리적인 해석을 통해서 통일을 이루는 방안에 대한 활발한 국민적 논의를 벌이지 못했다. 남북의 두 정상이 서명한 6.15 남북공동선언에는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했다" 고 돼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연합제안' 은 남측의 역대 정부가 주장한 '남북연합'과 김대중 대통령의 3단계 통일방안의 첫 단계인 '국가연합'을 포괄한다고 말할 수 있다. 남북연합이란 노태우 정부 시절에 통일로 가는 중간단계로서 설정한 개념으로 외교권과 군사권을 지방정부가 가지는 국가연합과 동일한 개념이다. 다만 국가연합이 두 개의 한국을 추구하는 분단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남북연합'으로 표현한 것일 뿐이다.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은 이번에 처음 사용한 개념인데 1991년 김일성 주성이 언급한 '느슨한 연방제'와 유사한 개념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거의 느슨한 연방제와 다른 점은 양쪽 정부의 정치, 군사, 외교권을 그대로 두고 민족통일기구를 세우겠다는 보다 구체적인 제안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남측 정부가 주장해온 남북연합에서도 남북정상회의, 남북각료회의, 남북 평의회를 구성하도록 되어 있다. 북이 정치, 군사, 외교권을 양쪽 정부에게 그대로 두고 민족통일기구를 세우겠다는 것은 남북연합안에서 제기한 남북정상회의, 남북각료회의, 남북 평의회를 구성하는 것과 많은 공통성이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남북연합의 각종 기구와 민족통일기구의 관련성을 중심으로 해서 실용적인 논의를 전개했을 필요가 있다. 또 정상회담 남북 장관급회담과 남북 군사회담으로 진행되는 남북간의 대화채널이 남북연합에서 언급하고 있는 남북각료회의로 발전할 가능성, 2차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된다면 남북연합안의 남북정상회의로 발전할 가능성에 대한 설명도 필요하다. 그리고 이와같은 발전 가능성에 대해서 민족통일기구를 이야기하고 있는 북측의 방안과 동일성과 차이성이 무엇인지도 언급한다면 2항을 둘러싼 불필요한 논란은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통일운동진영은 통일방안에 대한 논의 역시 이와같이 실용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국간 대화 정례화해야 그동안 분단을 극복하기 위해서 남과 북의 당국은 7.4 남북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 남북공동선언 등 세차례에 걸쳐서 소중한 합의를 하였다. 세차례의 합의에서 주목할만한 것은 통일을 추진하기 위한 남북 당국사이의 대화창구를 제도화했다는 점이다. 74 남북공동성명에서는 '나라의 통일문제를 해결할 목적'으로 '남북조절위원회' 구성, 운영한다고 밝히고 있다. 남북기본합의서에서는 남북화해공동위원회, 남북군사공동위원회, 남북경제교류협력공동위원회, 남북사회문화교류협려공동위원회 등 4개의 공동위원회를 두기로 하였다. 6.15 남북공동선언에서도 제5항에서 615 남북공동선언을 조속히 실천에 옮기기 위하여 '빠른 시일안에 당국간 대화를 개최'하기로 하였다. 615 선언은 남북의 정상이 합의하고 서명했다는 점에서 과거의 두차례 합의하고 단순 비교할 수 없는 역사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615 남북공동선언에서 당국간 대화를 개최하기로 한 것은 615 남북공동선언을 조속히 실천에 옮기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남북당국간 회담이 가지는 의미는 당국간 회담이 통일을 추구해나가는 남북 사이의 협의기구와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통일은 온겨레의 뜻에 따라서 남과 북이 대화와 합의에 의해서 진행되는 과정일 수밖에 없다. 온겨레의 뜻에 따라서 남과 북이 합의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기 위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기구는 남북 당국회담의 제도화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당국자회담의 제도화는 전민족이 통일의 주체로 나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다. 전민족이 통일의 주체가 된다는 것은 통일을 그만큼 앞당긴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통일이 민족의 이익에 맞게 이루어지도록 추진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런 점들을 바로 보지 못한다면 남북 당국간의 대화를 정권적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규정하게 된다. 과거에 노태우 정권시절 민족민주운동 진영이 노태우 정권과 투쟁하고 있는 관계였다고 하더라도 남북기본합의서를 채택한 정부의 역할을 부인하지 않았다. 평화공존 개념 재정립을 민간차원에서 통일준비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통일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해야한다. 통일에 대한 개념을 바꾸어서 통일을 역사발전의 역동적인 과정으로 이해하고, 우리가 현단계에서 추구해야 할 통일은 '통일의 초기 단계의 특수상태로서 평화공존'이라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 평화공존도 통일이고, 현시기의 통일상태는 평화공존이며, 이 상태가 역동적으로 발전해 가면서 통일국가가 강화, 발전하는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하나가 되는 통일상태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통일을 미룰 필요도 없고, 통일 때문에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염려해서 통일을 부정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오히려 통일과정에서 모아진 민족적 열망을 통일공동체 건설의 동력으로 삼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통일을 맞이하기 위해서 '관용'을 연습해야 한다. 관용이란 가진 자가 없는 자에게 베푸는 시혜가 아니다. 관용은 '반대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 행위를 자발적으로 중지하는 행위'이다. 관용의 교육은 다른 사람들과 얼마나 같은가 또는 공유하고 있는 점이 무엇인가를 가르치기보다는 오히려 얼마만큼 그들과 다르게 공존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즉 관용은 '자신과 적대하는 것을 용납하는 것'이고, 관용은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다. '다름'은 '틀림'과 다른 개념이다. 다름을 인정할 비로소 공존이 가능해진다. 우리는 북한동포들과 같은 민족이기는 하지만 다른 제도에서 살았다는 다름을 인정하하는 것을 연습해야 한다. 다름을 인정하고 평화공존의 통일을 추구할 때, 우리는 '대재앙으로서의 통일'을 예방하고,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이러한 전제가 생략된 다양한 통일논의는 또다른 재앙을 부르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모든 통일은 선'이 아니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공존을 연습하지 않은 채 맞이하는 통일은 또다른 비극을 연출할 수 있다. 통일맞이 운동의 핵심은 통일을 과정으로 이해하고, 다름을 인정하는 관용을 연습해서, 더불어 사는 공존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김창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정책실장) http://www.ngotimes.net/times/times_view.asp?code=8&code2=1&idx=9923&page=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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