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통일살풀이:무세중의 유리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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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내 안의 米國을 고발한다" |
| 무세중의 전위굿 <유리전쟁> 씨어터 제로에서 열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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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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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무세중의 전위굿 - 유리전쟁 | | | ⓒ2003 김기 | | 만약 인류에게 은유나 상징 따위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예술도 문화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단히 어리석은 가정이긴 하지만 아무리 쉬운 방법론을 가진 예술 장르라 할지라도 그안에 담고 있는 많은 부분들은 그런 비유나 상징 수법을 통해 표출하거나 혹은 가리게 될 것이다.
그런 비유나 상징은 결국은 단순한 하나의 물질 혹은 개념의 확장의도를 충분히 가질 것이다. 해서 형이상학도 가능하고 초현실도 가능할 것이다. 그런 메카니즘을 통해 예술은 반예술이라는 부분까지도 지평을 넓혀 놓게 되지 않았을까.
 | | | ▲ 무세중의 전위굿 - 유리전쟁 | | | ⓒ2003 김기 | | 현대의 예술이란 끝도 없이 확장되어 예술의 장르 속에 예술이란 단어를 붙일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구분하기란 쉽지 않을 일이다.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등단이라는 괴이한 장치가 있는 나라이기는 하지만 어쨌건 예술가를 구분짓는 일도 어려운 일이다.
이를테면 퍼포먼스를 예술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 한쪽에서는 전혀 예술로 인정하지 않기도 하다. 특히나 우리나라의 지난 정치적 상황들은 전위적인 무엇에 대해 호감을 보이지 않았고 거기에 민족이라는 개념이 결부될 때에는 탄압의 조건이 되기도 한 시절을 보냈다.
이 나라 전위예술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무세중 선생에 대해서는 어지간히 설명하였기에 그다지 낯선 이름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기사 몇 개로는 무세중의 세계를 다 보여줄 수는 없는 일이다. 책을 써도 몇 권은 써야 그의 삶과 예술에 대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다시 전위굿을 벌인다. 퍼포먼스라 불러도 좋을 것이고 무언극이라 불러도 무슨 상관이겠는가. 전위란 명명의 규정성까지도 자유롭게 풀어놓는 것이기 때문이다. 장르적 구분보다 행위자와 관찰자가 전달의 동행을 이룬다면 그뿐일 것이다.
 | | | ▲ 무세중의 전위굿 - 유리전쟁 | | | ⓒ2003 김기 | | 선생의 나이 올해로 67세, 손주 녀석들을 무릎에 앉히고 재롱받아가며 노후를 즐길 나이기도 하다. 그도 아니라면 사회적 명망과 지위를 만끽하기라도 할 때이다. 아무리 세상이 좋아졌다고는 해도 그 나이면 분명 노인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자마자 선생은 일단의 무리를 이끌고 인사동으로 뛰쳐나가 반전굿(지난 기사 '살육에서 생명으로, 퍼포먼스에서 굿으로' 참고)을 벌였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도저히 해소가 될 것이 아니였는지 어느날 식사 도중 느닷없이 말을 꺼낸다.
"조지 부시의 미국이 아니라 내 안의 미국이 더 문제야"하는 것이었다. "나 이번에 하다가 죽어도 좋고 죽을지도 몰라. 그렇지만 해야겠어. 꼭 해야겠어"한다.
 | | | ▲ 무세중의 전위굿 - 유리전쟁 | | | ⓒ2003 김기 | | 그렇게 해서 반전굿을 하고 난 지 한 달도 채 안 되어 새로운 전위굿이 준비되기 시작되었다. 그 제목이 <유리전쟁>이다. 이는 지난 1995년 대학로에서 공연했던 <유리굿>을 잇는 것이도 했고 전혀 새롭기도 하다.
같은 것은 그때와 같은 무대미술과 그때 함께 출연했던 사람 한 명이 다시 작업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다른 것이라면 선생의 말마따나 그때는 해체이고 지금은 다시 결체라는 점이다. 무 선생의 지난 모든 전위예술을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아마도 '해체'란 단어가 될 것이다. 그 해체와 결체의 의미에 대해서는 쉽게 정리할 수가 없다. 느껴볼 따름이다.
그렇게 준비된 전위굿 유리전쟁의 진정한 제목은 '나는 내 안의 米國을 고발한다'이다. 해방 이후 군정부터 시작된 한반도 내의 미국에 분노도 해봤고 비록 간접적이긴 해도 공격도 해봤건만 그렇게 해도 풀리지 않는 응어리에 고민해왔던 노예술가는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에 비로서 깨닳은 것일까.
 | | | ▲ 무세중의 전위굿 - 유리전쟁 | | | ⓒ2003 김기 | | 바다 건너 아메리카 대륙의 U.S.A가 아니라, 서울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미국 대사관의 모국이 아니라 바로 사람들의 안(정신)에 뿌리박혀 있는 미국이 문제라는 것이다. 얼핏 간단한 것같지만 곱씹어 볼수록 가슴 깊은 데가 쑤셔오는 공감이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 캐묻지도 않았지만 설혹 대답한다고 해서 그것이 어찌 딱 떨어지는 저울추같겠는가.
무세중 선생, 그가 하려는 것은 가두 시위가 아니라 굿이다. 또한 이번 전위굿은 상당히 연극적인 요소가 강하다. 다른 어느 때의 작업에 비해 풍부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그 표현 역시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보는 입장에서는 덜 난해하다고 볼 수 있다. 좁게는 우리의 분단사를 요약해 놓은 듯하지만 넓게 본다면 개국신화부터 이어온 배달민족의 긴 역사를 모두 아우른다고 볼 수도 있다.
 | | | ▲ 무세중의 전위굿 - 유리전쟁 | | | ⓒ2003 김기 | | 오늘부터 사흘간 (5월 29일부터 31일까지) 홍대 앞 <씨어터 제로>에서 공연하다. 처음에는 입장료를 받을 계획이었는데 공연 임박해서 '무료 입장'으로 뜻을 바꾸었다. 한때 여러 대학에서 강의도 했건만 그는 제도권과는 아직도 먼 존재이기에 뭘 한다고 해서 그 흔한 정부돈 쓴다는 것은 상상조차 힘든 문제이다.
극장 대관료 등 이번 작업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도 선생의 결정은 놀랍기도 하고 걱적스럽기도 하다. 어쨌건 이번 선생의 <유리전쟁>은 무료관람이다. 단, 선착순 100명에서 입장을 마감한다.
이번 작업은 13년 전 함께 출연했던 현재 극단 빛누리의 대표인 홍다사롭씨의 역할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그 역시 넉넉치 않은 극단 운영으로 빠듯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이번 공연에 자신의 단원들을 이끌고 참여하여 흐뭇한 광경을 만들어주었다.
 | | | ▲ 무세중의 전위굿 - 유리전쟁 | | | ⓒ2003 김기 | | 그외 같은 전위 예술가로서 오래 선생 곁을 지킨 아란과 홍신자 선생의 죽산 페스티벌 등에서 작업을 해온 청모씨 등의 가세도 이번 작업을 탄탄하게 만들었다.
우리의 유월은 남다르다. 더욱이 그 의미는 켜켜로 쌓이는 의미들을 갖는다고 하겠다. 월드컵이 있었고 의정부에서는 어린 여중생 둘이 미군 장갑차에 희생당하기도 하였다.
지난 겨울부터 시작된 촛불 시위는 모두를 놀라게 하였다. 그러나 긴병에 효자없다고 광화문의 요즘은 그 겨울의 모습들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 | | ▲ 무세중의 전위굿 - 유리전쟁 | | | ⓒ2003 김기 | | 구체적으로 누구를 지칭하지도 않고 선언하지도 않는, 말 한마디 없는 행위들의 집합체이긴 해도 귀기울여 듣자면 참 많은 말들이 들릴 것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그런 우회가 비겁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때로는 돌팔매보다 노래 한 곡조가 더 강할 수도 있는 것이 사람 사는 세상의 알다가도 모를 현상이다.
게다가 굿이라 했으니 표출보다는 염원이 강할 것이다. 굿이라 했으니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살리는 것이 될 것이다. 굿이라 했으니 결국은 다들 대동을 이루자는 뜻이 담겼을 것이다.
 | | | ▲ 무세중의 전위굿 - 유리전쟁 | | | ⓒ2003 김기 | |
 | | | ▲ 무세중의 전위굿 - 유리전쟁 출연자. 위왼쪽부터 홍다사롭,아란,청모,한호선,이남호,조춘영 | | | ⓒ2003 김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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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문의 : 씨어터 제로 (02-338-9240) (019351-3894)
공연 일자 : 2003년 5월 29일(목) ~ 31 (토)
매일 100명 선착순 무료입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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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5/29 오전 5: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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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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