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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크,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군요
2003. 7. 23 민족통신 자유게시판 (펌) 글쓴이:(몽) - (땅) 이크,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군요 * 이 글은 인터넷한겨레 독자마당 통일/북한 #17040 토론, 댓글에 대한 소감문입니다* [푸른하늘]님께서 쓰신 댓글을 잘 읽었습니다. 사태의 본질을 <합리적>으로 파악하시려는 님의 태도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님의 말씀 중에서 흥미로운 부분들을 간추려 계속 토론해 보고자 합니다. 제 의견은, 맞는다는 뜻에서 제시하는 것은 아니고, 사색과 연구의 기회를 공유해보자는 뜻에서 제시해보는 것입니다. *** <<북한은 예측불허의 집단, 비합리적 집단>>이라는 원발제자의 말은 어느 면에서는 맞는 말입니다. <맞는 말>이라는 점에서 <하나마나 한 소리>이기도 합니다. <북한이 합리적이다, 비합리적이다> 등과 같은 표현은 하나마나한 소리인 것입니다. 합리적이면 어떻고 비합리적이면 어떻다는 것입니까? 합리적이든 비합리적이든 그 다음에 나올 이야기란 이하동문일테니깐요. 합리, 비합리를 떠나 북한의 사고방식, 행동 그 자체는 무엇이냐,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느냐를 따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사고방식과 행동은 그 누구도 예측 못할 수도 있고 아무개라도 얼마든지 비합리적인 것이라고 볼 수도 있고 또 그렇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북한집단의 예측불허성, 비합리성>이라는 표현에서 우선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관찰자, 화자의 북한에 대한 태도와 견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예측가능한 합리적인 집단이었다면, 예측과 합리의 무기로써 북한의 존속을 오래 전에 멈추게 할 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풍겨나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적 탐구에 있어서 북한이 합리적이든 비합리적이든 무슨 상관입니까? 북한이 합리적이면 곱게 대해 주겠다는 것인지, 비합리적이면 막 대해 주겠다는 것인지 알쏭달쏭 합니다. *** <<핵문제에 대한 접근은 그들의 생존권과 관계되는 문제>>일 뿐만 아니라 한민족 전체의 생존권과 관계되는 문제인 것으로 사료됩니다. *** <<6.25전쟁이후 북한은 계속적으로 미국으로부터 경제제제를 받아 왔습니다.>> 어디 경제분야 문제 뿐일까요? 북한의 표현방식을 빌려 비슷하게 말하자면 사상문화, 정치군사, 외교 모든 면에서 <50여년에 걸친 전쟁> 상태인 것입니다. *** <<북한과 남한의 국방비 지출액을 보면 비교 자체가 의미가 없을 정도로 차이가 많이 나고 있다는 것 잘알고 계실겁니다.>> 옳은 지적입니다. 북한의 <국가>예산액은 남한의 <국방>예산액에도 미달합니다. 무기와 장비 면에서 남한은 이미 북한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서해상의 군사적 충돌을 체험한 해군들이 그 점을 실감하고 있을 것입니다. 미사일전력에서도 이제 남한은 북한 전역을 타격권 안에 넣어두고 있습니다. [정치적인 면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 계량상으로 보자면] 통상전력과 미사일전력에서 남한은 북한의 한수 위라고까지 평가해 할 것입니다. 북한은 열세를 핵전력으로 메꾸고 있습니다. 단순한 군사무력상의 비교에서 일종의 남북간 균형이 이뤄져 있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남한과 북한 사이의 무력적 균형? 오해의 소지가 큰 표현입니다. 그래서 이 문제에 관해서는 다음 기회에 따지도록 하겠습니다. 본문 말미를 참조해 주세요.) ***<<북한은 이미 6.25전쟁이 휴전상태에 접어들면서 핵보유를 위한 계속적인 노력을 해왔다는 사실 또한 인지해야 될 것으로 사료됩니다.>> 연구대상이군요. 1950년대부터 그랬다는 것을 보여주는 문헌들을 소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북한이 핵을 보유하는 것은 선과악의 흑백논리로 접근할 수 없는 그들의 생존과 관련된 선택의 문제입니다.>> 또한 한민족 전체의 생존과도 관련된 선택의 문제이기도 하겠죠. *** < *** <<우리가 미국에 끽소리 못하고 따라야 하듯 강대국들의 강요에 약소국들이 따라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미국의 정책을 따른다고 북한 또한 미국의 정책을 따라야 한다는 논리는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정당한 말씀입니다. [현실의 인식]과 [논리의 이치]에 대하여 잘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것은 선과 악의 문제가 아니라 타협의 문제인 것입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데에 대한 댓가를 북한은 강대국들에게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현재 갖고 있는 것입니다.>> 먼저 [선악의 문제], [타협의 문제]라고 하는 문제분류법, 대조법을 님의 말씀으로부터 배운데 대하여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그 다음 문장은 길게 짚어 봐야 힐 대목입니다. 구체적이고도 심각한 현안이니깐요. [북한이 핵포기의 댓가를 강대국들에게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현재 지니고 있다]라고 하는 [현실의 인식]은 한마디로 복잡다단하고 복잡다기한 문제거리를 던져 줍니다. 문제거리의 복잡성을 돋보이기 위하여 두가지 복잡을 운운 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현실의 인식] 다음에 올 [논리의 이치]도 마찬가지로 복잡한 문제거리를 던져 줍니다. 우선 북한에게 <포기>라는 개념이 있다고 믿으시는지요? 한걸음 더 나아가 북한에게 <핵포기>라는 개념까지 있다고 믿으시는지요? 연속 질문에 대한 정답이 나와야 북한에게 <댓가>라는 개념이 있을까 없을까 하는 문제에 대한 정답도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요구>와 <권리>와 <지님> 등의 문제도 그럴 것입니다. [북한이 핵포기의 댓가를 강대국에게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현재 지니고 있다]는 짧은 문장은 우리 한 민족에게 세기의 성찰, 100여년래의 민족사를 검토, 결론한 뒤의 현실적인 성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짧은 한 문장 속에서마저 21세기에 사는 우리 민족의 흥망과 세계의 성쇠에 관련된 물음이 비껴있다는 점을 말씀 드리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북한에게는 핵포기라는 개념이 없다]는 것이 제 의견입니다. 그러니 이 문장으로 진술된 모든 인식, 가설, 논리는 불성설(不成說)이라는 것이 제 견해입니다. [북한이 핵포기의 댓가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현재 지니고 있다]고 보는 것 자체는 북한의 원초적 무권리성을 주장하는 무지막지한 입장보다는 한 걸음 더 앞서 나간 것이라고 평가할 수는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같은 인식, 가설, 논리 등이 옳은 것이라고 인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것은 철저하게 [미국]의 관점, 태도, 입장, 인식, 가설, 논리 등인 것입니다. 미국은 자본주의이다. 자본주의는 등가교환의 세계이다. 그러므로 미국은 등가교환을 한다. 이것은 초보적인 삼단논법이겠습니다. 북핵과 댓가는 등가이다. 포기와 제공도 등가이다. 그러므로 북핵포기와 댓가제공은 등가이다. 미국은 등가교환을 한다. 그러므로 미국은 북핵포기와 댓가제공을 교환할 것이다. 이것도 초보적인 삼단논법이겠습니다. 그러나 초보적인 삼단논법에서조차 [공리]처럼 제시된 [명제]들에 대하여 [논리의 이치]를 따지는, [진위의 검토]가 있어야 함은 물론입니다. 더군다나 이제까지 미국이 내놓은 성명의 기본문장구조가 [북이 핵포기를 하더라도 ㅇㅇㅇ 같은 댓가는 줄 수 없다]로 되어 있는 현실이 아닙니까? 역사적 경험은, 자본주의가 [등가교환의 세계]가 아니라 [부등가교환 세계]에 더 가깝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부등가교환]이 성립되도록 한 것은 [강제]와 [기만]이었습니다. [강제]는 [군대]를 말함이며 [기만]이란 강대국이 항문적으로 내놓는 그럴듯한 각종 [설]을 말함입니다. [북한이 핵포기의 댓가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현재 지니고 있다]는 말은 곧 [북한이 체제보장과 경제지원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말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이 말은 [북한이 체제보장과 경제지원을 <간절히> 원한다. 그래서 체제보장과 경제지원은 북핵포기의 댓가이다]라고 또 이어집니다. 하지만 이런 인식, 가설, 논리, 주장은 모두 미국이 유포하는 설에 불과한 것입니다.아까도 잠간 말했지만 이것은 북한에게 불성설(不成說)입니다. 미국은 왜 이런 설을 유포할까요? 미국이 그렇게 보고 있으니 북한도 그렇게 보라, 그리고 주변의 모든 타방도 그렇게 보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보지 않으면, 말을 듣지 않으면 [강제]의 힘을 발동하겠다는 암시, 그렇게 봐주면 그 자체로 미국의 이익이라고 하는 [기만]의 의도 등이 그 짧은 한 문장 속에 다 들어 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나서 이 말 다음에 미국이 진짜로 하고 싶은 말은 [북한이 먼저 핵포기하면 미국을 포함한 타방이 <모호한> 댓가를 줄 것이다]라는 것입니다. 미국이 바라던 대로 미국설의 정당성, 미국제안의 합리성을 남한, 일본, 중국, 러시아 등은 믿고 있거나 믿고 있는 척 하고 있습니다. 믿지 않는다고 대놓고 말하는 것은 북한입니다. 그래서 미국은 세계가 한 마음으로 미국을 믿는데 북한, 너만 왜 믿지 않느냐고 점잖게 나무란게 바로 엊그제였나요? 그러나 미국외의 그 모든 나라들은 지극히 일부만 믿고 나머지는 믿고 있는 척 하거나 못 들은 척 하고 있을 뿐인 것입니다. 북한이 현실의 인식으로부터 갖고 있는 기본입장은 [시간적으로 먼저 포기하든 나중에 포기하든 핵을 포기하면 그 순간 망한다]는 것입니다. 달리 말하여 [북핵포기의 댓가는 망국]이라는 것입니다. 즉 [핵을 포기 않는다]는 것입니다. *** <<우리는 핵을 포기하는 대신에 미국으로부터의 경제지원과 군사적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흠... 그야말로 우리에게 던지는 심각한 질문이군요. 과연 그럴까요? 우리 가 언제 [핵포기]를 했나요? 우리의 핵포기에 대한 미국의 권고가 언제 있었는지? 언제 핵포기에 관한 정부의 발의안에 국민투표가 행해졌는지? [우리는 핵을 포기]라는 말은 함부로 써서는 안될 것으로 사료됩니다. 그저 [미국으로부터 경제지원과 군사적지원(?)을 받고 있다]고 쓰기가 허전하면 [딴 무엇]을 갖다부치심이 여하? 이미 엎질러진 물, [국군통수권]이야 무식한 영감탱이의 편지지 한장으로 날라갔다 쳐도, 평화지상주의자인 백의민족 한 겨레의 이름으로, 침묵 속에, [핵주권포기선언]이 행해졌다는 것인지? *** <<미국, 한국, 일본, 중국은 모두다 북한이 핵을 갖지 않아야 한다는 이해관계에서는 일치하고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어느 면에선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반드시 그렇다고는 할 수 없겠죠. {^_^}... 북이 핵보유하면 남도, 일본도 핵보유하겠다고 들고나설텐데요. 일본은 핵보유를 바랄 것입니다. 그러니 천재일우의 구실로 될 북핵보유를 속으로는 쌍수 들어 환영하고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남이든 일본이든 미국에게 [눌려] - 점잖은 표현으로 - 그런 희망을 발설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있는 것이겠죠. 중국과 러시아? 중국은 북핵보유의 후원자, 러시아는 북핵보유의 기술제공자라고 보심이 더 정확할듯 합니다. *** <<우리의 이해관계가 이렇다고 하더라고 북한이 NPT 국제조약을 탈퇴하고 핵을 보유한다는 명분만으로 전쟁 불사론까지 주장하는 것은 문제를 너무 단순한 논리로 접근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옳습니다. 우리 중의 누군가가 전쟁불사론을 외치지 않더라도 이미 미국내에는 일부 전쟁불사론자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외치는 것과 진짜 해 대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 <<파키스탄이나 인도 역시 NPT조약을 탈퇴하고 핵을 보유하고 있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수 있다는 겁니까?>> 저도 궁금하게 여기는 문제입니다. 엔피티의 핵심은 원래 [핵보유국클럽]입니다. [이성]을 갖춘, [안전하게 핵무기를 다룰] [신사]들의 클럽인 것이었죠. 그런데 [비이성적인], [위험하게 핵무기를 다룰] [거렁뱅이]들이 감히 가입하러 들다니... 가입 여부가 문제라기보다도, 서두에서도 지적됐듯이 엔피티체제의 불공정성이 큰 문제거리인 것 같습니다. 이스라엘은 핵보유 공식선언 없었지만 엔피티 안의 [핵보유 신사]국으로 대접받고 있는 듯 합니다. 인도, 파키스탄은 핵보유 선언했지만 엔피티 밖의 [핵보유 깡패]국으로 대접받고 있는 듯 합니다. 제가 잘못 알고 있는지? 엔피티체제의 위선성은, [기타국들의 핵보유를 어떻게든 저지한다. 기타국들이 어떻게든 저지망을 뚫고 핵보유를 하게 되면 <이윽고> 기정사실로 인정해준다. 그외 기타국들의 핵보유를 어떻게든 저지하자는 결의를 더욱 굳게 다진다]에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열강들이 [핵무기 몽땅 포기]를 선언하지 않는 한 기타국들의 부러움(?)을 제거할 수 없다는 모순적인 사태는 계속 될 것입니다. *** <<북한은 핵을 포기하는 댓가로 그들의 원하는 체제보장과 경제적 지원을 받아야 합니다.>> 이미 말씀 드렸지만 북한은 핵포기를 하지 않으므로 핵포기의 댓가도 바라지 않을 것입니다. [핵포기의 댓가]로서 받는 것이라면 [체제보장]도 [경제지원]도 바라지 않을 것입니다. *** <<그것이 향후 통일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이고 이것은 우리의 이해관계에도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이 문장만 갖고서는 무엇을 말씀하시려는지 잘 모르겠군요. 저는 <통일비용>이라는 표현 자체도 문제적이라고 봅니다. <비용>이 금전적인 것만을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있는대로 내갖다가 펑 펑 쏟아부어도 시원찮을 판이라는 것이 저의 통일경제관입니다.그렇게 해도 통일이 될까 말까 할텐데 <절약>이라뇨? 통일이 활로라고 한다면 활로 개척에 드는 비용은 절약대상이 아니라고 보는 거죠. <비용>이 정치적인 것을 말하는지, 군사적인 것을 말하는 것인지, 총체적인 것을 말함인지 심화연구토론대상이라고 봅니다. {^_^} *** [푸른하늘]님의 말씀들을 인용하며 제 말씀을 드린 것은, 시비하자는 뜻에서가 아니라 제 의견과의 차이성을 부각시켜 차후의 사색과 토론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희망에서였다는 것을 다시 말씀 드립니다.*** 끝으로 베이징회담, 몇자회담과 관련하여 금후의 사태를 예상해볼까요? 회담을 하든 안하든, 말싸움, 배짱튕기기, 말싸움, [전쟁일보직전]의 숙연한 분위기... 간이 콩알만해지는 과정이 아직도 많고 길게 남아 있다고 봅니다. 왜? 북의 버릴 수 없는 목표가 [핵보유상태에서의 북-미간의 적대관계 청산]이기 때문입니다. 북의 목표를 제일 잘 알고 있는 것은 미국입니다. 이 점을 알려면 미국 발언의 추이를 잘 따져 봐야 하겠습니다. 다시 말하면 미국 발언의 이면에는 북의 지상목표가 무엇인지에 관한 암시가 비껴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북의 지상목표가 무엇인지가 더욱 명백해졌습니다. 마침내 [불가침보장]에 관한 화제를 미국이 다루기 시작했다는 것이 그 반증입니다. 북한은 [핵포기]를 전제로 하는 미국의 [불가침보장]에 대해서는 미국이 그런 [불가침보장] 잘 하겠노라 맹세하든 안하든 결국에는 무시하는 쪽으로 나올 것입니다. [핵보유 없는 불가침보장이란 아무리 굳건해도 무의미] 하다고 보기 때문이죠. 북한이 원하는 것은 [핵보유상태에서의 불가침보장]입니다. [불가침보장]이 깨어졌을 때에 대비한 자구력, 응징력이 없는 [불가침보장]이란 무의미하다는 것은 역사의 상식입니다. 이런 상식을 믿는 [북한]이기에 어떤 이는, 어떤 나라들은 [북한은 예측불허의 집단, 비합리적인 집단]이라고 말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상식]은 왠만 하면 알 수 있는 것이지만 [상식]을 실천하는 것은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겠죠. [상식]을 실천할 수 있는 것은 그야말로 [예측불허]의 힘, 어떻게 보면 [비합리적인] 힘인 것입니다. [불가침보방]의 무의미성은 가까이는 제2차세계대전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유명한 독-소 불가침조약은 무엇을 말합니까? 일본은 불가침조약 맺지 않았나요? 그때의 불가침조약이란 [지금은 바쁘니 나중에 싸우자]는 약속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전쟁을 나주에 하자고 선포하는 의식이었죠. 그런 점은 그제나 오늘이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미국의 선택권은? 미국이 북한의 이같은 목표, 의지를 꺽으려면 결국 군사적 강제력을 동원해야 합니다.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망서릴 뿐입니다. 판단과 결심과 번복을 수도 없이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군사적 강제력을 동원해야만 하는가? 동원해서 소기의 목표를 얻어낼 수 있겠는가? 이것은 적어도 [20여년간에 걸 친] 천려(千慮)인 것입니다. 오늘과 같은 북핵위기문제가 불궈져 나온 것은 1990년대초였다는 것을 잘 아실테죠. 그때도 우리 모르게 전쟁의 그림자가 한반도상공을 덮치고 지나갔었습니다. 우리는 그런 사실을 훨씬 나중에서야 알고 소스라치게 놀라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20여년간의 소리없는 [핵을 둘러산 전쟁]이라고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쟁을 [일으키겠다]는 측과 전쟁을 [막겠다]는 측과의 소리없는 싸움, 전쟁인 것입니다. 조선-미국의 100년 숙적관계, 북-미 50년전쟁, 북-미 20년핵전쟁이 한꺼번에 종착역이 보이는 지점에 도달했다고 믿어도 될까요? 어떻게 보면 대역사의 기승전결 과정에서 아마도 지금은 전에서 결로 가는 과정이라고도 낙관하고 싶기도 하군요. [전]을 2002년 10월에 있은 켈리의 평양방문이라고 한다면요. 북한과 미국이 3자가 아니라 100자의 회담이라도 하든 안하든 결국의 문제는 미국이 북핵저지를 위한 군사적 강제력을 발동하겠는가 안하겠는가, 할 수 있는가, 안할 수(?)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저는 안할 수 있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단순한 수학적 귀류법에 의한 맹랑한 낙관일 수도 있습니다. 즉 발동할 수 있다고 본자면, 할 수 있다고 본다면, 그런 일이 20년전에, 15년전에, 10년전에, 5년전에, 페리가 말한대 로 2003년 1월에라도 일어났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그래서 안할 것이다는, 그래서 전쟁이란 없다고 보는 낙관인 것입니다. 전쟁이 나지 않도록 막은 것은 결국 북한의 막강한 전쟁억제력입니다. 달리 말하면 낙관은 북한의 전쟁억제력에 바탕을 둔 것입니다. (물론 낙관과 방심은 다른 말이겠죠?) 북한은 해마다 7월 27일을 [전승기념일]로 삼아 왔습니다. 며칠 뒤가 되겠지만 올해의 [전승 50돐]을 대대적으로 쇤다고 합니다. 미국이 이 날을 조용하게 [회억]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죠. 북한의 전쟁억제력? 정말? 미국은 50년전에 이미 북한과 전쟁을 치뤄본 나라입니다. 그때도 겉모습의 전력차이는 질적으로 지금과 똑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구의 눈에나 전쟁의 추이와 결말은 뻔했던 것입니다. 미국 입장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이기지 못한] 전쟁은 미-북 전쟁이었습니다. [상승군]의 신화가 깨어져 나간 전쟁이었죠. 그 뒤 미국은 중국에서 쫓겨나고 베트남에서 쫓겨나게 되었습니다. 아시아에서 치룬 전쟁은 고전과 참패의 연속이었습니다. 아시아전역에서의 경험이 미국에게 준 교훈은 [절대로 약한 상대방만 골라 전쟁을 하라] 였습니다. 전쟁 10계명 제1조에 해당하는 원칙입니다. 베트남전쟁 이후의 모든 전쟁이 그렇지 않습니까? 그 최신판은 이라크전쟁입니다. 이라크전쟁 이야기가 나온 김에 일화 하나 말씀 드려볼까요? 10년전의 걸프전쟁에서 백기를 들고 두손을 들고 미소를 띄운 채 미국을 향하여 걸어오는 이라크병사들의 모습을 씨엔엔 텔레비젼 화면이 비춰주자 미국인들이 일제히 소리쳤습니다. [저것은 아시아가 아니다!] 아시아, 북한에 대한 공포가 어떤 것인지의 반증입니다. 미국은 10년에 걸친 두 차례의 대이라크 침략전쟁에서 [첨단전쟁]을 자랑하고 [일방전승]을 구가하였습니다. [첨단전쟁]에서는 북한의 전국토요새화를 염두에 둔듯 [벙커 바스터], [스마트] [클러스터] 등을 시위했습니다. [일방전쟁]이든 [첨단전쟁]이든 그것은 [소전쟁], [본토바깥의 전쟁]이라는 공통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북한간의 전쟁은 [일방전쟁]이 아닌 [대전쟁], [본토전쟁]인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 미국이 북한과의 전쟁을, 수도 없이 판단하고 결심하고 번복하게 만드는, 머리털 새하얗게 새게 만드는 과정을 반복해 오게 만드는, 비밀의 일단이 있다고 봅니다. [본토전쟁]의 양상은 핵탄두의 교환입니다. 물론 미국은 한반도에 근접한 곳에서의 지상발사, 해중발사 능력이 있지만, 북한에게도 대륙간탄도탄 능력이 있습니다. 그외에 다른 그 무엇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미국본토안에 전쟁의 참화가 번져진다는 뜻에서 [본토전쟁]이라는 것입니다. 그러한 [본토전쟁]이라면, 그런 전쟁의 가능성이라면, 그 어떤 대통령이라도 후임자들에게 넘겨줄려고 하지, 자기 대에서 그것을 치루고, 그 맛을 보려고 하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북핵위기가 불거져 나온 것은 20년전이었습니다! 미국이 지닐 수 있는 해법은 어떻게 보면 간답합니다.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한 상태에서 북-미 상호불가침 보장, 북-미 적대관계 청산]입니다. 이것이 대타협의 기본골자입니다. [북한의 핵보유 인정]에서 양념으로 남는 문제는, 북한에 의한 핵확산을 어떻게 방지하느냐의 문제겠죠. 미국으로부터의, 혹은 타방으로부터의 [경제원조]가 비로소 의제로 등장되는 지점입니다. [북한의 핵보유 인정] 문제는 현실적인 힘의 실체에 대한 인정이냐 무시냐의 문제입니다. 인정할 수도 있고 무시할 수도 있습니다. 아예 모른 척 할 수는 없겠죠. 북한의 태도는 <멍멍이는 짖어도 기차는 달린다>, 그간에 비축했던 것 말고도 더 많이, 더 정교하게, 만들어 나간다 입니다. 그외에 다른 그 무엇도. 이것을 무시하고 계속 조롱하고 험담하고 위협하는 것은 한도가 있습니다. 건곤일척의 박치기를 하지 않거나 못하는 것이기에 그래서 대화, 협상이라는 말이 억지로 나오는 것입니다. [북한의 핵확산방지 대책] 문제는 힘의 실체에 대한 인정 문제와는 또 다른 것입니다. 이것은 국가간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신뢰>가 북한에 있다는 것을 미국이 인정하느냐 부정하느냐의 문제입니다. 물론 <신뢰>에 대한 평가는 한쪽에서만 하는, 일방적인, 것은 아닙니다. 북한도 미국에게 <신뢰>가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고 있습니다. 미국이 북한에게 <신뢰>가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는 것만큼이나 준렬히 따지고 있습니다. <신뢰> 확인의 장치로서, 향후 몇년간에 걸쳐서 북한은 <핵기술을 아무데도 안내다 팔겠다>, 그 댓가로 미국은, 타방은, <경제지원을 한다>는 것이 골자인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논의의 유일한 근거는 북한의 핵보유 현실에 있습니다. 만약에 북한에 핵억제력이 없다면, 상기 문장들은 몽땅 말짱 꽝입니다. 이 다음부터는 <그 다음> 사태에 대한 알쏭달쏭한 계시록이니 믿거나 말거나 입니다. 즉 꽝으로 되는 순간 북한이 꽈당 하고 쓰러지게 되어 있습니다. 북한이 쓰러지자마자 남북이 통째로 미국의 수중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런 사태를 두고 <자유민주주의에 의한 흡수통일>이라고 만세 부를 사람들이 누구란 것은 뻔합니다. 딴나라당 당수와 그 당원들이겠죠. 딴나라에 바친 나라가 제 나라라고 우끼는 작자들이 얼마나 영달을 누리게 될른지? 그 다음에는 20~30년내로 미,일,영-중,러,유럽동맹 간에 제3차 세계대전의 일어 나게 됩니다. 그럴 가능성(?)의 조짐이 지금 쌓이고 있습니다. 남북이 통털어 미국의 수중에 들어가 있으므로 우리가 어느 편에 서 있게 될까 하는 것은 뻔하겠지만, 그 어느 편에 서있다 하는 것자체는 차라리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대륙풍과 해풍이 교차되는 지점에 우리가 서 있다는 것이 문제일 것입니다. 100년전의 역사가 되풀이될 찰라에 우리는 있습니다. 지금 우리 민족은 흥망의 기로에 있습니다. 우리 민족이 걷는 길에 따라 향후 몇십년내의 세계인류의 존망이 또한 갈라지게 되어 있습니다. 아직 가지 않은 길, 제가 미처 말하지 못한 길은 무엇일까요? 대륙풍도 잠재우고 해풍도 다스리며 홀로 우뚝 설 그날, 동북아평화번영중심의 강성대국으로 우뚝 서게 될 날은 그 언제일까요? 북핵문제가 던지는 질문의 근본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 다. (030723) [예고편] ***** 북이 과연 핵무기로 남을 칠 것인가? ****** 몽땅은 이같은 공포의 질문에 대해서 무슨 말로 답할까요? 다음편을 기다려 봅시다. 2003-07-23 오후 5:28: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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