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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북핵해법과 중국의 선택
2003/07/22 문화일보 (펌) <포럼>북핵해법과 중국의 선택 한반도에서의 핵 위기가 심화되면서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자세도 기존의 소극적 자세에서 탈피,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 등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되고 있다. 최근 중국 공산당의 대외연락부장으로서 오랫동안 북한과 깊은 연대를 가져왔던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부 부부장이 평양과 워싱턴을 차례로 방문한 것은 북핵문제에 있어서 과거와는 달라진 중국의 자세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중국은 북한에 의한 일련의 핵 도발이 주로 경제적·안보적 불안정성과 취약성에 기인한다고 보고 이러한 안보상의 취약성을 개선해 가는 방향에서 접근해 가는 경우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은 가능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특히, 중국 측은 이라크전쟁의 조기 종결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북한에 대한 무력 사용의 가능성은 이라크전 이전에 비해 결코 증대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적어도 단기간내 무력 공격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 이와 같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무력 사용 가능성과 북한 핵 개발 의도에 대한 중국의 기본 시각은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접근 방식, 즉 평화와 대화, 외교적 방식에 기초한 정책의 기반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은 미국과의 협상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북한이 안고 있는 경제적·안보적 취약성을 개선해 가는 조치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해 가는 정책을 견지해 갈 것이며,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경제 제재 등 외부적 압박 조치는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한 정책 선택에서 배제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북한의 핵 보유가 현실화되고 핵 철폐에 대한 국제적 요구와 압박에 북한이 계속 저항해 가는 경우, 중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식량·에너지 공급의 일시적 중단과 같은 경제적 조치를 북한에 대한 핵 포기의 중요한 압박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중국은 이러한 조치들이 북한에 대한 그들의 영향력이나 특수 지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시켜야 하기 때문에 국제적 대북 제재에의 참여보다는 독자적이고 비공개적인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짙다고 할 수 있다. 미·중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에 공동 이해를 갖고 있으나 이러한 한반도 비핵화의 목표를 달성해 가는 과정이 북한 체제에 미치는 영향이나 결과에 있어 서로 다른 입장과 이해를 갖고 있으며, 이러한 이해상의 차이는 한반도 비핵화 달성의 접근 방식과 정책상의 갈등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북핵 문제의 해결에 대한 중국의 정책 선택은 한반도 비핵화와 동시에 북한 체제의 붕괴 및 그 이후의 한반도(중국 안전의 완충지대) 상황 전개와의 긴밀한 연계 아래에서 이뤄질 수밖에 없는 복잡성을 띠고 있다. 따라서 북한 체제 붕괴와 그 이후에 전개될 한반도 상황에 대한 중국의 평가는 북한 핵문제의 해결에 대한 중국의 정책 선택 기초로 작용해 갈 것이다. 앞으로 북한 체제 붕괴 이후 한반도 상황 전개가 중국의 국가 이익이나 정책 목표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사실에 확신을 갖지 못하는 한 중국은 북한 체제의 붕괴로 연결될 수 있는 어떠한 조치도 정책 선택으로서 배제해 갈 것으로 보인다. 지금 중국은 북한 체제 붕괴로 이어지는, 한반도에서의 급진적 변화는 미국의 일방적 세력 신장으로 연결되어 그들 안보상의 완충지대로서 북한이 갖는 가치를 소실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방 확대와 미국의 세력 신장이 중앙아시아로까지 확장, 점차 중국과 국경을 마주하게 되는 심각한 사태 발전은 북한에 대한 중국의 지정학적 이해를 크게 증대시키고 있다. 또, 이러한 지정학적 이해는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행동 반경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에 대한 에너지와 식량의 가장 중요한 공급국으로서 중국은 북한의 행위에 대해 가장 실효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레버리지(leverage)를 갖고 있다. 그러나 미국 등 일부 서방측에 의해 적극 개진되고 있는 무력 사용이나 경제 제재 등 외부적 압박 수단들은 궁극적으로 북한 체제의 붕괴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북핵 문제 해결의 정책 수단으로서 배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외부적 압박 조치에 대한 중국 측의 동조는 그들에 대한 북한의 신뢰와 북한에 있어서 그들의 특수지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것은 한반도와 동북아에 있어서 그들의 전략적 태세를 피동적으로 전락시키게 될 것이다. / 박두복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http://www.munhwa.com/polview.html?gisaid=2003072201010614191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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