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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화일보
작성일 2023-08-08 (화)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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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파행 文 정부 탓’에 발끈한 이낙연·임종석…평창올림픽 소환해 “
‘잼버리 파행 文 정부 탓’에 발끈한 이낙연·임종석…평창올림픽 소환해 “우리는 잘 했다” 자평

조성진 기자 입력 2023. 8. 7. 18:12 수정 2023. 8. 7. 18:12
타임톡 2,674

문재인 정부 첫 국무총리와 청와대 비서실장
이 “전임 정부 탓할 시간 없었고 탓하지도 않아”
임 “탄핵 중이던 박근혜 정부가 준비 잘했을 리 있겠나”



이낙연(왼쪽 사진)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7일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부실 진행 논란과 관련해 정부여당이 문재인 정부 책임론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절망적일 만큼 한심하다"고 비난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나라가 돌아가고 있기는 한 건가"라고 힐난했다. 이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 첫 국무총리였고, 임 전 실장은 첫 비서실장을 지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잼버리도 전임 정부탓, 한심하다’라는 글을 올려 "문제만 터지면 전임 정부 탓으로 돌리는 정부여당도 이번 만은 그러지 못하리라 짐작했으나, 내 짐작은 빗나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혹한 속에서 성공한 평창동계올림픽을 떠올린다"며 " 내가 총리로 부임한 2017년 5월31일 이후 늘 긴장하며 평창올림픽을 챙겼던 일이 떠오른다"고 회상했다.

이 전 대표는 "대통령은 북한의 군사도발을 멎게 하고, 북한 선수단 참가를 유도해, 올림픽을 평화롭게 여는 일에 몰두했다"며 "평창에서 벌어질 모든 일은 내각의 몫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특히 혹한 대처, 개막식 성공, 조류인플루엔자(AI) 종식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의 겨울 한 철에 3천만 마리 이상의 닭과 오리를 살처분했던 AI를 우리는 빠르게 잡았다"며 "평창올림픽 이후 일정기간을 거쳐 살처분 제로를 2년 8개월 동안 유지했다"고 성과를 부각했다. 또 "혹한이 가장 큰 걱정이었다"며 "경기장에 방풍막을, 객석 곳곳에 히터를 설치하고, 자리마다 담요와 방석을 제공해 추위를 이겨냈다. 개막식 밤은 영하 8도였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평창올림픽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9개월, 내각 구성 후 8개월 만에 열렸다.
우리는 전임 정부를 탓할 시간도 없었고, 탓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에는 시간도 넉넉했다"며 "혹한 속의 평창동계올림픽, 폭염 속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만 연구했어도 국가망신은 피했을 것"이라고 했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이 잼버리 대회가 열리는 새만금에서 조기 철수를 결정한 7일 행사 관계자들이
세계 각국 대표단이 문화를 홍보하는 부스 앞에 설치된 그늘막을 해체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종석 전 실장 역시 평창동계올림픽을 언급하며 현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페이스북 글에서 "국제 행사를 치르면서 대통령실에 TF(태스크포스)가 없었다"며 "중요한 의사 결정이 이뤄지지 않고 겉돌고 미뤄졌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무조정실에도 TF는 없었다"며 "필수적인 점검 사항이 종합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1년 3개월을 손 놓고 있다가 이제 와 난리법석"이라며 "정말 이렇게 무능해도 괜찮은 건가"라고 비난했다.


임 전 실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곧바로 평창올림픽 점검에 나섰을 때, 우리는 큰 충격에 빠졌다"면서 "허허벌판에 주 경기장 공사는 지지부진이고 조직위와 강원도는 교통정리가 안되어 그야말로 난맥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사회수석을 단장으로 TF를 구성해 모든 의사결정을 집중시키고 일일 점검을 하면서 올림픽을 치러냈다"고 했다. 그는 "지붕이 없었던 주 경기장 날씨가 걱정되어 TF 단장이 가장 추운 날을 골라 3시간을 덜덜 떨며 현장 체험을 하기도 했다"며 "그런 정성으로 8개월 만에 성공적인 올림픽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전 실장은 "탄핵 중이던 박근혜 정부가 준비를 잘했을 리가 있겠는가"라며 "이 와중에도 전 정부 탓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저 슬프다"라고 했다.

조성진 기자
이름아이콘 문화일보
2023-08-08 09:47
(출처)

https://v.daum.net/v/20230807181206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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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아이콘 중앙일보
2023-08-09 13:41
이상언의 시시각각

젯밥에 눈멀었던 새만금 잼버리

입력 2023.08.09 00:56

이상언 기자
중앙일보 논설위원


한국 여름은 덥고 습하다. 아열대 기후를 만드는 북태평양 고기압 때문이다. 삼복 무더위를 해마다 겪으니 ‘여름=고온다습’이 상식이다.

그런데 국제적으로는 이 공식이 보편적이지 않다.

유럽의 여름은 습하지 않다. 바다를 끼고 있는 지중해 연안의 저위도 지역도 그렇다. 수은주가 35도 위로 올라가도 그늘 속에 있으면 그다지 더위를 느끼지 않는다.

미국의 중서부 지역 여름도 고온저습이다. 아프리카·중동의 여름도 햇살은 뜨겁지만 습하지는 않아 견딜 만하다. 예보를 보니 이집트 카이로의 9일 오후 3시 습도가 36%다. 같은 시각 서울은 60%로 예상돼 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는 그 시각 기온이 40도인데, 습도는 39%다.


고온다습 한국 여름의 최악 입지
대회 준비 뒷전, 떡고물에만 혈안
세계 청년들에게 부끄럽고 미안


잼버리 대회에 온 청소년(14∼17세가 대상) 중 대다수가 더우면서 습한 날씨를 난생처음 겪었을 것이다.
동남아와 일본에서 온 스카우트 대원 정도만 이런 기후 속에서 자랐을 텐데, 에어컨이 흔해져 그들도 무방비로 더위에 노출된 경험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잼버리 대회가 진행된 전북 새만금의 저녁부터 아침까지의 습도가 평균 85% 안팎이다. 이 수준의 습기가 사람을 얼마나 괴롭히는지 우리는 잘 안다. 에어컨은커녕 선풍기도 없이 천막 안에서 열대야를 견디며 잠을 자라고 하는 것은 고문에 가깝다.


한국의 8월에는 집중호우나 태풍이 발생한다. 지난해에도 8월 8일부터 11일까지 나흘간 중부지역에 하루 100∼300㎜의 비가 내려 도처에서 물난리가 났다. 당시에는 장마전선이 수도권과 강원도에 걸쳐 있었다. 지난달 집중호우 사태 때처럼 장마전선이 남쪽에 형성되면 새만금에도 폭우가 쏟아진다. 2002년 루사, 2010년 곤파스, 2012년 볼라벤, 2013년 프란시스코, 2020년 마이삭, 2022년 트라세. 8월에 한반도를 강타해 큰 피해를 낸 악명의 태풍들이다. 트라세는 지난해 제주로 상륙해 전남·전북을 관통해 북상했다.


잼버리 대회 준비 임무를 맡은 관리들도 모르지 않았다.
조직위 서류에 폭염·폭우·태풍에 대비해야 한다는 문장과 나름의 대책이 적혀 있었다.

지역 시민단체의 대표가 “한여름 매립지는 비가 오면 습지가 되고 해가 쨍쨍하면 거기서 훈증이 올라온다. 매립지에 텐트를 치는 것은 미친 짓이다”고 3년 전에 경고했다.


관리들은 새만금 대회장에 나무를 심겠다고 했다. 덩굴 터널을 많이 만들어 그늘에서 쉬게 한다고 했다. 화장실과 샤워장을 잘 갖춰 놓겠다고 했다. 결과는 나무 없는 허허벌판이었다. 덩굴 터널도 완성되지 않았다. 매립지 토양에 소금기가 많아 나무가 자랄 수 없었다. 덩굴도 마찬가지였다.

샤워실과 화장실은 엉성했고, 그마저도 부족했다. 태풍이 닥치면 대피할 장소로 300여 곳을 지정했는데, 인근 지역의 학교 체육관 등이었다. 4만 명이 넘는 대원들이 대피소에서 어떻게 먹고, 자고, 씻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다. 태풍 예보에 끝내 대원들은 전국으로 흩어지게 됐다.


잼버리는 새만금 개발에 도움을 줬다.
정부 예산에서 매립 비용이 지출되고, 간척지를 가로지르는 도로가 건설됐다. 새 공항 건설의 예비 타당성 조사가 면제됐다.

전 세계에서 오는 청소년들이 안전하고 즐겁게 야영생활을 하며 유익한 경험들을 하도록 하는, 본질적 고민은 뒷전으로 밀렸다. 치성은 없고 젯밥에 온통 눈이 쏠린 엉터리 제사와 다를 게 없다.

그 틈에 관리들은 눈치 빠르게 잇속을 챙겼다. 잼버리 준비를 핑계로 각국 관광지를 누볐다. 1000억원이 넘는 준비 예산이 다 어디로 갔는지 알 길이 없다. 잼버리 ‘알박기’ 신공에 세계 청년의 기대와 국민 돈이 공중으로 사라졌다. 사기극이다.


성대한 K팝 공연이 준비된다. 이것으로 청년들이 즐거운 추억을 하나 더 안고 돌아가길 바라지만, ‘훌륭한 보상’이라는 우리 스스로의 자위는 옳지 않다. 자극적 문화에 빠지지 말고 자연·사람과 어울려 살자는 게 스카우트 정신이다. 젊은이들에게 부끄럽고 미안하다.


이상언 논설위원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83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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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아이콘 동아일보
2023-08-09 13:52
[송평인 칼럼] 한국의 퍼스트 보이스카우트부터 실패했다

송평인 논설위원

입력 2023-08-09 00:09  업데이트 2023-08-09 04:37

새만금은 자연은 없고 역경만 있는 곳
누구 하나 잘못된 선택 막지 않았다

대통령은 현장 가보고도 문제 인식 못해
진정한 올드 보이스카우트가 없는 나라


윤석열 대통령이 새만금 잼버리 대회 개영식에 보이스카우트 복장을 입고 참석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어릴 때 보이스카우트를 했다는 대통령이니 한국의 퍼스트 보이스카우트라 할 만하다.


한국인 대부분이 가난하던 1970년대 초등학생이 보이스카우트를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없었다.
보이스카우트 복장을 갖추려면 돈이 있어야 하고 야영이라도 가면 또 돈을 내야 했다.

당시 대부분의 부모들은 돈 들어가는 걸 싫어했다. 지방에서는 보이스카우트 마후라(스카프)만 하고 산으로 나물 캐러 다니고 바다로 해산물 캐러 다닌, 짝퉁 보이스카우트도 있었던 모양이다.

육성회비도 못 내 야단맞는 학생이 수두룩하던 시절이다. 그때만 해도 보이스카우트를 할 수 있는 학생과 보이스카우트를 할 수 없는 학생으로 나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가 먹고살 만해진 때에 초등학생 시절을 보낸 세대라면 몰라도 60대가 왕년에 보이스카우트를 했다는 말은 예민한 감각을 지닌 대통령이라면 하지 않았을 것이다.


스카우트(scout)는 정찰대라는 뜻이다.
정찰대는 본대(本隊)에 앞서 적진에 들어가 적의 동향을 탐지하고 돌아오는 임무를 띠고 있기 때문에 위험에 처하기 쉽다.


20세기 초 영국군 장성 출신이 남자아이들에게 용감한 정찰대의 꿈을 심어주기 위해 만든 것이 보이스카우트이다. 정찰대원이 되려면 침투 생존 탈출에 능해야 한다. 보이들에게는 침투와 탈출은 필요 없으니 생존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고 그것을 위한 훈련이 야영이다.


유럽에서 벨 에포크(belle poque)라고 해서 문명의 이기가 주는 편리함에 빠져들던 시절 그에 대한 반동으로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이 청년들을 중심으로 일었다.


독일에서는 반더포겔(Wandervogel·철새라는 뜻)이라고 해서 알프스 등을 찾아다니며 노래하는 심신 단련 모임이 성행했다. 영국에서는 남자아이들에게 모험심을 심어주는 방식으로 자연으로 돌아가는 움직임이 일었으니 그게 보이스카우트 운동이다.


누가 가라고 하지도 않는 힘든 곳을 찾아가 역경을 극복하는 것이 보이스카우트 정신이지만 그저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극복을 통해 자연과 일치되는 경험이 중요하다.


주변에 변변찮은 나무 그늘 하나 없는 새만금 인공 간척지에서는 역경은 끝까지 역경일 뿐이다. 역경을 극복함으로써 일치를 경험할 자연도 없다.
젊은이들의 모임을 새만금 선전에 이용해 먹는 걸 막아선 단 한 사람의 진정한 올드 보이스카우트가 여에도 야에도 없었던 모양이다.


자연에서 생존하려면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그래서 보이스카우트의 모토 중 하나가 ‘Prepared. For life’다.

집 떠나 야영을 해본 사람은 철저히 준비한다는 말이 뭔지 안다. 집에서는 하찮게 여겼던 것도 밖에서는 없으면 큰 곤란을 겪기 일쑤다.

본격 등산이나 험지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는 ‘짐이 무거울수록 살아남는다’는 말이 있다. 배낭이 무거울수록 떠날 때 힘들기는 하지만 필요한 것을 빠짐없이 챙겨 가야 만일의 사태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뜻이다. 새만금은 철저히는 고사하고 전혀 준비가 되지 않았다.


정부는 새만금의 실패를 특급 아이돌 그룹을 동원한 K팝 콘서트로 만회해 보려 한다.

정부가 각 부처를 통해 얼마나 닦달했는지 요새 블랙핑크보다 잘나간다는 뉴진스가 합류하기로 했다.
한국의 퍼스트 보이스카우트에게는 이 정도로는 성에 차지 않는 모양이다. BTS를 동원하라는 특명이 내려진 듯하다.
BTS 멤버 중 2명이 군 복무 중이다. 대중 가수라고 병역 면제도 안 해주더니 군 명령을 발동해서라도 군 복무 중인 BTS 멤버를 출연시킬 모양이다. 그래서 성대한 K팝 콘서트가 된들 새만금의 실패를 만회하기보다는 후유증이 더 클 것 같다.


대통령이 개영식에 갔으면 보이스카우트 복장 입고 사진만 찍고 올 게 아니라 제대로 야영장을 둘러봤어야 했다.
그래도 왕년의 보이스카우트인데 늪지 같은 야영장을 봤다면 느껴지는 게 있지 않았을까.


일선에게만 책임을 물을 게 아니라 현장까지 가서 아무 눈치도 채지 못한 자신부터 자책해야 한다.

대통령의 한계를 장관들이 공유하고, 장관들의 한계를 일선이 공유하고, 그런 중앙정부의 한계를 지방정부가 공유하고 있을 뿐이다.
전북도는 수사까지 해야 하겠지만 그 전에 감독을 제대로 못한 장관들부터 책임을 물어라.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30808/120624326/1?ref=main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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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아이콘 조선일보
2023-08-09 14:11
[박정훈 칼럼] ‘前 정부 탓’의 유효 기간

당연히 해야 할
‘비정상의 정상화’에
전임자를 소환하는 순간
진영 이슈로 변질해
정치 싸움이 돼버린다…
‘죽은 문재인’과
싸울 이유가 없다

박정훈 논설실장

입력 2023.08.05. 03:20
업데이트 2023.08.05. 08:19


문재인 정권의 ‘남 탓’ 타령은 유별났다. 불리한 일이 생길 때마다 남 핑계 대며 자기 합리화로 5년을 보냈다.
경제 악화는 미·중 분쟁 때문이고 서민 경제 고통은 재벌 횡포가 문제라 했다. 소득 주도 성장을 하겠다며 고용 참사를 빚자 인구 구조 탓, 통계 탓이며 야당 탓, 언론 탓, 심지어 애꿎은 날씨 탓까지 들이댔다. 코로나가 터지자 이번엔 바이러스 핑계를 대며 경제 침체의 책임을 비켜 가려 했다.


그중 심했던 것이 ‘보수 정권 탓’이었다.
성장률 추락도, 민생 악화도,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정책 적폐 탓으로 돌렸다. 수해는 4대강 사업 탓, ‘미친 집값’은 규제 철폐 탓이라 했고, 20대의 국정 지지도가 낮은 것마저 “보수 정부의 잘못된 교육”을 탓했다. 오류를 지적받으면 “박근혜 때보단 낫다”거나 “이명박 시절로 돌아가자는 거냐”며 어깃장으로 받아쳤다. 정책 실패를 진영 논리로 비틀어 정치 싸움판을 만드는 게 특기였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모토는 ‘비정상의 정상화’다. 문 정부가 망쳐놓은 국정 왜곡을 바로잡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미·일 협력 복원, 대북 원칙론, 소득 주도 성장 삭제, 방만 재정 중단, 탈원전 폐기, 부동산 정책 전환, 민노총 개혁 등이 다 그런 것들이다. 문 정부가 이상한 방향으로 몰아간 국가 진로를 정상 궤도로 복원시키라는 게 지난 대선의 시대 정신이었다. 윤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책무들이다.

윤 정부는 전임자가 쌓아놓은 실정(失政)의 잔해 위에서 출발했다. 온갖 곳에 박힌 정책 왜곡의 대못을 빼내기 위해 과거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이를 통해 국정 동력을 얻는 것은 불가피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지나쳐 ‘무조건 뒤집기’로 비춰진다면 문 정권과 똑같은 실패의 함정에 빠져들 수 있다. 안타깝게도 지금 윤 정부가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 정부의 ‘전(前) 정권 탓’은 문 정부에 뒤지지 않는다. 국정 곳곳에서 전임 정권을 불러내 ‘반(反)문재인’을 정책 추진의 에너지로 삼고 있다. 난방비 폭탄에 서민들이 아우성치자 산업부 장관은 문 정부 시절 요금 동결을 비난했고, 전세 사기가 터지자 국토부 장관은 문 정권의 임대차 3법을 거론했다. 북의 미사일 도발은 “문 정부의 외교 참사 탓”이고, “지난 정부가 국민 세금을 영끌해” 경제 운용이 힘들어졌다고 했다. 여당에선 “우린 문 정부의 폭탄 제거반”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윤 대통령부터 전임자 소환에 앞장섰다. 정권 초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빚어지자 “전 정권 장관들 중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느냐”고 반문했고, 검찰 출신이 대거 중용된다는 지적이 나오자 “과거엔 민변 출신이 아주 도배하지 않았냐”고 했다. ‘보복 수사’ 논란에는 “민주당 정부 때는 안 했나”라고 반박하고, 북 무인기의 방공망 침투엔 “문 정부에서 훈련이 전무(全無)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탈원전을 폐기하면서 “지난 5년 동안 바보 같은 짓을 했다”고 했고, 감세를 추진하면서 “지난 정부 때 징벌 과세를 좀 과도하게 했다”고 언급했다.


말 자체는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 문 정부의 친북·친중 편향이 외교·안보를 흔들었고, 돈 푸는 세금 주도 성장은 경제 체질을 악화시켰다. 반시장적 부동산 규제, 에너지 포퓰리즘, 자해적 탈원전이 지금까지 국정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정권이 교체된 지 이미 1년 3개월이 넘었다. 당연히 해야 할 ‘비정상의 정상화’에 앞 정부를 끌어들이는 순간 진영 이슈로 변질될 수 있다. 국정 왜곡을 바로잡는 정책 문제를 정치적 공방의 대상으로 내모는 전략적 미스다.


LH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에 윤 대통령은 또 전임자를 불러냈다. 부실한 설계·시공·감리가 “모두 우리 정부 출범 전에 이뤄졌다”며 문 정부에 책임을 돌렸다. 이것은 100% 정확한 말도 아니다. 문 정부 시절의 부실 공사만 적발된 것은 국토부가 ‘2017년 이후’ 준공된 무량판 주차장을 대상으로 조사했기 때문이다. 역대 어느 정권이건 건설 비리는 늘 있어 왔고, 문 정부가 특별히 더 원인을 제공한 것도 아닐 것이다. 대통령의 ‘건설 카르텔 해체’ 의지는 박수받을 만하지만 굳이 전 정권 얘기를 꺼내 정치 공방화할 필요는 없었다.


2000년 집권한 미국 부시 정권은 ‘ABC(Anything But Clinton·클린턴만 빼고 다) 정부’로 불렸다. 전임 클린턴 때 정책은 무조건 뒤집었다는 뜻이었다. 윤 정부도 그렇게 비춰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만약 윤 정부가 ‘ABM(Anything But Moon·문재인 빼고 다)’의 꼬리표를 달게 된다면 그것은 실패로 가는 길이다.

과거와 다투는 대신 윤 정부 자신의 주제를 갖고 ‘미래’를 말했으면 한다. ‘죽은 문재인’과 싸울 이유가 없다.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3/08/05/R3DJOKSWTJACZHIR4AIGQKQE6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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