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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같은 상황에서 北이 붕괴되면 우리민족의 영토가 보전된다는 아무런 보장이 없다!
참조:서프라이즈 아주 좋은글 잘읽었고요.. 딱한가지../요한3장3절님께.. 김기백: 요한/아주 좋은글입니다! 여전히 아주 명쾌하고 좋은글 잘쓰시네요^^ 근데... 나로서는 딱하나,<통일한국에 아무리 친미 괴뢰정권이 들어선다 해도 영토의 분할이나 신탁통치 같은 대안을 받아들이려면 깨어있는 국민의 민도를 고려할 때 위정자들은 목숨까지 걸어야 할 것입니다. 영토적 보상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지요. >라는 대목에도 원칙적으로는 공감,동의할수 있지만 만약 김정일정권이(외침에 의해서가 아니드라도) 어느날 갑자기 삼풍백화점 처럼 무너져서 임진강이북 압록강 이남지역이 권력의 진공상태에 빠져 극심한 혼란이 생긴다면 그걸 빌미로 주변 4강이 북한지역에 상당기간 사실상의 신탁통치를 강력히 시도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대다수의 우리 남쪽사람들은 어떤 형태로든 북한이 붕괴하면 당연히 남한이 접수하게 될걸로 알고들 있는데 (특히 새대가리만도 못한 조갑제류의 사이비 보수,우파들이 국민대중을 誤導하고 있고 그 해악은 맹목적인 從北 주사파류들에 결코 못지않게 치명적일수 있을만큼 대단히 위험한거지요)막상 그런일이 실제로 닥치면 문제가 그리 간단치 않다는걸 알아야 합니다.. 실제 6.25때도 국군과 유엔군이 한때 평양을 수복했을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노구를 이끌고 평양을 방문 감격적인 군중 연설을 했으나(김일성은 석달가량이나 서울을 점령했음에도 단 한번도 군중연설을 못했고 위장된 군용차량으로 시찰만 했음) 대통령자격아닌 개인자격으로 평양을 방문 했었지요.. 지금 상황에서 만약 미국이 북을 선제공격해서 북이 패망하거나 북이 스스로 무너지는 일이 생긴다면 이리떼나 다름없는 4강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에서 과연 북한 지역을 즉각적으로 고스란히 대한민국 영토로 인정해줄지 대단히 의문스럽고 우려하지 않을수 없는게 현실입니다.. 그들도 명분상 남한=대한민국을 전적으로 배제하지는 못하겠지만 아마 잘해야 미국을 비롯한 4강이 주도하는 북한지역에 대한 상당기간 다국적군에 의한軍政에 보조역할이나 하는 정도일거고 남한의 얼빠진 위정자들도 남한의 역량부족에 따른 불가피성과 부담경감이라는 미명하에 외려 얼씨구나 하고 꼬리를 치며 반겨할거고 한반도 전지역에서 당연히 격렬한 저항이 뒤따르겠지만 그에못잖은 현실론을 내세우는 그야말로 수구꼴통,사대주의자들과의 엄청난 충돌과 분열, 대혼란이 수반될것도 명약관화하지요.. 일이 그렇게 될때 과연 이미쪼그라들대로 쪼그라든 우리민족의 강토가 그나마 온전히 보전될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키 어렵다고 해야 할것입니다.. 한마디로 해서 북한은 말할것도 없고 남한역시 도덕적으로나 현실적 역량으로 나 통일대업을 성취할 능력도 의지도 거의 전무하다시피할뿐아니라 깜냥자체가 턱도 없다는 것이 서글프고도 통분스러운 이시대 우리민족 모두의 냉엄한 현실이라는것을 하루라도빨리, 단 한사람이라도 더많이 직시할줄알아야 하는것이 바로 지금이라고 확신합니다.. 추신: 내가 그동안 입버릇처럼 세계사적으로도 그 유례가 없을만큼 기이한 형태인 현재의 '정전협정체제'를 남북한의 주도하에 폐기처분해버리고 그역시 남북한이 자주적,능동적,전격적으로 합의하여 남북한의 실질적 상호군축(적정수준은 당연히 유지해야 함) 을 전제로 하는 '남북 평화협정체제'를 하루 빨리확고히 구축하는것과 병행해서 북.미간의 핵문제도 동시에 일괄타결하고 북.미간의 국교를 정상화하는 남북한과미국 3자간의 그야말로 획기적이고도 세기적인 빅딜 방식만이 한반도 문제를 가장 근원적,합리적이면서도 우리 민족의존엄과 공동이익을 지켜낼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수없이 되풀이 주장해온것도 바로 위에서 지적한 그러한 최악의 민족적 수모와치욕을 미리 근원적으로 제거,해소 해버리기 위해서입니다. ========================================================================= 이름: 요한3장3절 (hqlim@netian.com) 홈페이지: http://www.seoprise.com 2003/9/13(토) 전투병 파병은 양책(良策)이 아닙니다 전투병 파병은 득보다 실이 훨씬 많다 미국이 우리 정부에 이라크 전투병 파병을 요구해왔군요. 설마 했는데, 이런 일이 정말로 벌어지는 현실을 보면서 기분 참 더럽습니다. 점점 더 파렴치하고도 자기중심적으로만 매사를 처리하는 나라라는 혐의를 지울 수가 없군요. 미국이라는 꿈의 나라가 이제 악몽의 제국이 되어 가는 모양입니다. 불쌍한 대한민국, 불쌍한 국민들, 안쓰러운 노무현 정권입니다. 조직폭력배가 요구하니 흔쾌하게 들어주기도, 대차게 거절하기도 어려울 것이고, 한대도 안 맞고 피할 만한 마땅한 묘책도 없겠습니다. 어차피 작금에 외교적으로 꼬인 문제가 한둘이 아니고, 펄펄 뛸 국민 눈치 보면서 오만 가지 대안과 대책을 생각하고 있을 관계부처를 생각하니 보는 사람도 골치가 아픕니다. 어쨌든 결정을 내려야 할 사안이고, 길게 끈다고 하등 도움이 되지 않을 문제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대내외 환경을 충분히 고려한다고 해도, 이번에는 입장을 빨리 밝히는 것이 좋다고 보여집니다. 이미 문제는 죄다 나와있고, 상황 파악을 위해 추가적인 검토나 조사가 필요 없을 정도로 명확한 성격의 문제이다 보니 여론을 떠보는 등의 요식적 절차는 오해와 불신을 키우게 되고 의사결정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간단하지요. 파병이냐 거부냐. 두 가지 선택지 중에 어느 것이 국가와 국민에 도움이 되느냐의 판단입니다. 파병을 선택한다면 우리 젊은이들이 정말 목숨을 걸어야 하고, 희생을 각오할 만큼 국가의 결정이 타당하다는 ‘사실’을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거부를 선택한다면 불가피하게 얻어맞아야 할 미국의 매를 예측해보고, 어떻게 지혜롭게 극복할 것인가를 설득해야 할 것입니다. 제 입장은 전투병 파병은 득보다 실이 훨씬 많다는 판단입니다. 무엇보다도 이번에는 파병 명분을 얻기가 어렵습니다. 기껏해야 깡패 협박에 못 이겨서 어쩔 수 없이 끌려간다는 것 이외에 있을까요? 백 번을 양보해서 일정한 국익을 보장받는다고 해도 한 젊은이가 실제로 목숨을 읽을 위험을 초과할 정도로 클 수 없습니다. 국익의 범위에 그런 판단이 포함되어서는 곤란합니다. 우리 스스로 벌이는 전쟁이 아닌 다음에야 말이죠. 우리나라 살림살이가 젊은이들 피를 팔아가면서까지 외화를 만들 정도로 긴급하지는 않습니다. 지난번 비전투요원 파병 때는 그나마 목숨에 대한 담보는 아닌 수준이었고, 치사하지만 북한 문제 등과 관련하여 심각한 수준의 안보 및 국익과 관련될 수도 있는 문제라고 보았기 때문에 마지못해 따라준 상황이었습니다. 국가가 미국을 위해 피를 흘려야 된다는 명분을 얻을 가능성은 단 한가지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파병을 하지 않을 경우 우리 공동체가 심각한 안전보장의 위기에 빠질 때입니다. 즉, 미국이 한반도에서의 전쟁가능성을 극적으로 키워놓거나, 미국에 의한 직접적인 침략 위협이 있을 때입니다. 이 경우를 제외하면 모든 것이 ‘비용’의 문제로 환산될 수 있는 사안입니다. 즉, 이 제안을 거부했을 때 ‘우리가 치러야 할 국가적 기대 비용이 도대체 얼마인가’ 의 문제로 쉽게 치환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비용의 문제를 따지기 전에 전쟁 가능성을 다시 한번 분석해 봐야 순서겠지요. 즉 파병거부로 토라질 미국이 한반도에서 피를 보겠다고 6자 회담의 외교적 틀이고 뭐고 무시하고 강경하게 나갈 가능성 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저는 가능성이 극히 작다고 봅니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미 알고 있는 상식선에서의 판단이 틀리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지난번 이라크 전쟁 때와는 다르게 한반도의 외교문제는 이미 6개 국가의 이해가 정면으로 걸려있는 사안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미 발 담근 나라들을 무시하고 독자적인 군사행동으로 나아가는 선택은 전쟁에 미친놈이 아닌 한 불가능합니다. 문자 그대로 세력균형이 만들어져 가고 있는 상태라서 어느 일방의 독단적인 행동은 나머지 타방에 대한 비우호적인 행위와도 같은 효과가 됩니다. 외교 용어로 비우호적 행위이란 적대적 행동과 동의어입니다. 게다가 무시해야 할 상대는 중국, 러시아, 북한, 한국입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이라는 완충지대가 없어져서 강력한 미국군대가 주둔하는 친미국가가 될 통일한국과 국경을 마주 대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19세기 외교라면 중간에 회랑이나 이상한 국가를 만들어서 완충지대를 두거나 상응하는 적절한 보상을 미국에게 요구할 사안입니다. 그러나 2차 대전 이후 영토의 분할이나 할양은 국제외교에서 죄악과도 같이 여겨지는 현실을 고려하면 이런 방법은 결코 실현되기 어렵습니다. 통일한국에 아무리 친미 괴뢰정권이 들어선다 해도 영토의 분할이나 신탁통치 같은 대안을 받아들이려면 깨어있는 국민의 민도를 고려할 때 위정자들은 목숨까지 걸어야 할 것입니다. 영토적 보상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지요. 결국 미국이 이 나라들에게 엄청난 금전적 보상과 항구적인 안전보장을 해주지 않는 한 한반도 전쟁에 대한 중립을 이끌어 내기 어렵습니다. 미국 의회가 이 비용을 승인해 줄까요? 게다가 이 지역은 발칸지역과 함께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의 화약고입니다. 재래식 군사력은 물론이고 핵 억지력 측면에서도 가장 강력한 국가들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전쟁을 준비하는 미국 입장에서 보면 정말 답답한 지역입니다.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결코 한국의 우호적인 지원을 기대할 수 없고, 중국이 가진 핵 전력과 상임위라는 유엔에서의 위상을 고려하면 함부로 협박할 입장도 처지도 되지 않습니다. 유엔의 동의는 당근 꽝이지요. 그래도 전쟁을 하고 싶다면 일본을 기지로 사용할 수밖에 없고, 단기전이든 장기전이든 일본 자위대의 도움을 받아야 할 상황으로 몰리게 되는데 이 결정은 중국과 러시아를 심각하게 자극하게 되어있습니다. 결국 미국 혼자 일본 돈이나 등쳐가면서 전쟁을 수행해야 뒤가 깨끗한데 이라크에서 저 모양으로 자국 군인들 죽여가면서 헤매고 있는데 미국민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을 까요? 게다가 미국 대통령 선거도 얼마 안 남았는데. 또 한가지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가 세력균형의 관점에서 보면 현재 구도의 정착이야말로 주변세력들에게는 황금분할과도 같은 좋은 외교환경을 제공해 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분단된 남북한의 존재는 이들 세력에게는 미묘한 균형을 만드는 환상적인 핸들이자, 균형 추의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즉, 중국과 러시아는 비교적 우호적인 북한의 존재 덕택에 50년간이나 군사력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되니 좋았고, 미국은 남한과 북한이 긴장상태를 장기간 유지시킨 덕택에 약간의 외교적 튜닝을 통해 동북아의 세력균형을 미세하게 조장하면서 자국의 경제적 군사적 이익을 극대화시켜 왔습니다. 즉, 아무 일 없으면 결코 손대고 싶지도 않고, 뜨거워서 손대기도 어려운 지역이라는 것이지요. 여기에 말 잘 듣는 남한 반공보수 정권이 해방 후 근 40여 년간 미국이 원하는 모든 것을 해주었기 때문에 이 보다 적은 비용으로 미국의 이익에 부합되도록 잘 운영해온 지역은 없었습니다. 또한, 절묘한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미국의 협상력을 증폭시켜주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제 판단을 좀 과장해서 이야기하면 미국의 한반도 전략이야말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세력균형을 만드는 지위로 올려놓을 정도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행여 일본이 급속히 우경화되고, 재무장이 될 경우 만에 하나 주일미군이 물러나는 사태가 발생해도 아시아태평양 지역 패권의 유지를 위해 군비 경쟁을 견제할 수 있는 요긴한 기지로서의 한반도의 가치는 어떤 보험보다도 낫습니다. 마찬가지로 급속하게 성장하는 중국의 지역 패권을 직접적으로 턱 밑에서 견제할 수 있는 목 좋은 기지인데다, 민감한 대만과는 달리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전략적 가치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함부로 대하거나 적대 세력을 만들면 곤란한 지역이기도 합니다. 이는 미국입장에서 볼 때, 중국과 일본을 등거리로 놓고 군사적 세력균형을 동적으로 중재하거나 조정할 일이 많이 생길 미래를 놓고 보면 한반도는 어떤 대안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중요성이 커지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이 제가 이 지역의 균형을 망가뜨리는 것은 미국이 원하는 바가 아니라고 보는 근거입니다. 즉, 전쟁은 미국에게도 너무 손해가 큽니다. 그러면 이 지역에 얽혀있는 이해관계가 변해서 지금의 긴장이 만들어지고 있을까요? 이해 관계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한반도의 내부 환경이 50년 만에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고, 중국이라는 세력의 크기가 여태까지의 균형을 깰 수 있을 정도로 커졌기 때문에 어떤 형식으로든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세력균형을 모색하는 와중에 긴장이 생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 해결방식이 전쟁의 형식은 아니라고 보았으니, 어떻게 균형이 만들어질 것인가는 외교적인 동인에서 찾아봐야 합니다. 이 문제는 한국이 이라크 전투병 파병을 거부했을 때 치러야 할 비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좀더 생각하고 대안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한반도 내부환경의 변화란 이미 알려진 대로 북한체제의 장기간 고립이 이제 정권을 흔들 정도의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는 것과, 남한에서 자생적으로 커온 개혁세력이 40년간의 친미 냉전보수 정권을 무너뜨리고 남북간 직접 교류를 실현시킨 것입니다. 이는 한반도 세력 균형의 기본이 되는 남북 긴장상황을 심각하게 약화시키는 결과를 만들었고, 긴장을 통해 이익을 얻었던 주변국들을 오히려 긴장시키게 됩니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지난 대선을 통해 개혁세력이 재집권에 성공하는 괴력을 발휘함으로써 긴장완화 국면이 최소 10년 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고, 주변국들은 작게는 남북한 평화공존과 교류, 크게는 통일한국의 출현이라는 가능성을 놓고 여러 가지 시나리오들을 만들고 셈을 해봐야 하는 고민스런 입장에 처하게 된 것이지요. 한편, 인권이나 체제의 도덕성 논쟁을 떠나서 한반도 중북부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정치세력이 자신의 존립기반을 흔들 정도로 전례 없는 도전을 대내외적으로 경험하고 있다는 것도 가감 없는 사실입니다. 어쨌든 미국이 실시한 반세기에 걸친 무역봉쇄와 공산권 경제의 몰락 덕택에 내부 경제가 파탄이 나 있는 상태이고,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공장에 전기라도 제대로 돌리려면 외화를 꾸어 오거나 직접투자 유치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제대로 판단한 것 같습니다. 이는 경제특구설치 등 부분적 개방을 용인하려는 의사결정으로 이어집니다. 문제는 이 특이한 병영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국가가 원하는 것은 자신의 체제안전을 유지하면서 개방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통제 가능한 범위에서 돈을 들여오는 것이었을 텐데 이 불가능해 보이는 소망을 달성하기 위해 고안한 전략이라는 것이 ‘대외적 긴장 조성 속에 내부적 민족 화해’라는 기상천외한 꼼수라는 점이었습니다. 이 전략이 닭짓인지 아니면 절묘한 수법인지 앞으로의 상황을 봐야 알겠지만, 제 스스로가 멋대로 상상하여 남의 일 보듯이 냉정하게 평가하면 정말 싸가지 없는 정권의 싸가지가 한 톨도 없는 이기적인 꼼수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결국 김정일 마교(魔敎) 교주와 그의 팀은 역사적인 6.15 남북 정상회담으로 일구어낸 민족 화해와 교류를 가장 바람직하지 못한 곳에 오용하고 있다는 혐의가 보인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부시 강경파가 집권하여 대북 압박으로 나아간 상황변화를 감안하더라도 핵 카드를 들고 나와 한반도와 한민족 공동체를 상대로 가차없는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그들의 대응은 지독할 정도로 정권 안보 중심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외적으로는 일정 수준의 긴장이 조성될 때까지 강경하게 나가면서도 결코 외교적 고립을 초래지 않을 정도로 영악하게 다자간 세력균형을 통한 안전보장을 추구해왔고, 이 상황을 내적으로 강력한 결속을 도모하고 동원체제로 몰아가는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남한에 대해서는 6.15 공동선언이 만든 화해 무드를 스포츠와 남북경협을 레버리지로 끊어질 듯 이어질 듯 강약을 조절하는 방법을 통해 자신의 안전보장 문제를 한민족 공동체가 공조하여 미국에 대응해야 할 문제로 덧칠하는 묘수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에 더하여 경협과 투자보장 등 교류의 확대를 통해 중국과 일본에서 끊긴 안정적인 외화의 수입경로를 만드는 경이로운 수완까지 보여주고 있지요. 이쯤 되면 안전보장과 체제안정, 그리고 개방의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어떤 외화보다도 정치적으로 다루기 쉬운 자금줄을 마련하는 작업이 지금까지는 성공적으로 가고 있는 셈입니다. 한국이 참 처량하고 불쌍하지요? 미국에 뜯기고, 북한에 퍼주고. 수구 보수 골통(骨統)들께서 화를 낼만도 할겁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 부도덕하기 짝이 없고 혐오스럽기까지 한 북한정권의 꼼수가 실제로 한국과 한반도의 장기적 이익에 부합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북한의 핵 보유는 제외하고 말이죠. 부도덕한 정권과의 거래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한반도 위기를 항구적으로 제거해야 한다는 과제 때문입니다. 북한이 남한에게 대하는 행동은, 그것이 어떤 의도였든, 분명히 한반도를 50년만에 연결하게 됩니다. 또한 남북 교류가 계속되는 한 이를 방해하는 모든 대외 문제에 대해 자주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해야 한다는 공통의 이해에 묶이게 됩니다. 남북 공동의 발전경험은 쌍방에 책임과 의무를 부과하기 마련입니다. 그것은 한반도를 고립된 섬에서 탈출시키고, 끊어진 민족을 연결시키면서 서로가 서로를 죽이겠다는 반세기 동안의 저주를 푸는 과정입니다. 어떤 도덕적 명분에도 앞서는 가치입니다. 우리는 이 과제를 햇볕정책이라고 불러왔습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이제는 한국 자신의 안전보장 문제로 넘어가 버렸다는 것입니다. 이미 한국이 미국의 호전적 강경책에 피해를 보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한국이 오히려 미국에 대해서는 자주적 입장을, 주변국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이해당사자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외교적으로 훨씬 유리합니다. 이는 북한과 이해가 일치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19세기 이태리 통일과정에서 북부의 카부르와 남부의 가리발디가 시범으로 보여준바 있는 약소 국가의 성공가능성 높은 짜고 치는 외교 공조입니다. 친미정권을 유지해야 하는 미국의 입장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습니다. 쿠데타를 유도해서 현 개혁정권을 전복시키고 친미 보수 정권을 세우는 일에 미국민의 세금과 시간을 쓰거나, 아니면 한반도 세력균형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적은 비용으로 봉합하는 것이 될 겁니다. 그러나 시간은 미국편이 아닙니다. 미국은 후자 이외에는 선택지가 별로 없습니다. 핵 포기와 안전보장은 모두가 만족하는 좋은 거래가 되겠지요. 여기에 한국이 북한체제 유지를 위한 비용을 부담하는 협상은 당연히 강요될 것입니다. 우리로서는 평화를 사는 비용이 될 겁니다. 이건 수용해야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이라크 파병문제를 다시 보면 문제는 명확해 보입니다. 미군 대신 위험을 부담한다는 낯뜨거운 똘마니즘 이외에는 명분과 실리 모두 찾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파병에 따른 기회요인보다는 위협요인이 더 많아 보입니다. 기회요인은 억지로 찾고자 해도 없어 보입니다. 기껏해야 이라크에서 던져주는 석유나 자잘한 프로젝트 참여 등등의 보상 정도일 텐데 그 정도로 자식을 총성이 난무하는 곳에 보내는 부모를 설득할 수 있을까요? 반면 위협요인은 도덕성의 위기가 가져올 개혁세력과 반전 양심세력의 정치적 이반입니다. 그들의 시위와 항의가 초래할 광범위한 국가적 논쟁은 눈에 보이듯 일어날 일들입니다. 이는 필연적으로 격렬한 반미로 몰고 가게 되어있고 결국 미국에 모든 것을 대주고도 좋은 결과는 하나도 못 듣게 되어 있습니다. 대미관계에서도 득보다 실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반면 파병에 대한 단호한 거부입장과 함께 지혜롭게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면 ‘외교적’으로 그리고 ‘정략적’으로 유리할 것입니다. 위협요인은 상기에 장황하게 설명한 이유로 미국의 협박이 기능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습니다. 보수세력의 반발이 있겠지만, 이 사안만큼은 누구의 호응을 얻어내기 어렵습니다. 반면 파병거부의 기회요인은 국민의 안전과 안녕을 최우선으로 천명하는 대단한 명분과 그 후광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한반도 문제를 보는 남한의 자주적 시각을 미국에게 보여주는 외교적 효과를 노릴 수 있습니다. 이런 행동들이 미국의 눈에 걸리겠지만 외교적으로는 오히려 유리합니다. 북한이 성공한 것은 ‘해결 가능한 긴장’을 만들어 냈기 때문입니다. 긴장은 협상 가능성을 열어 놓습니다. 협상은 굴복보다 언제나 나은 결과를 가져옵니다. 그래서, 최소한 북핵 문제가 현안으로 걸려있는 한 미국과 서먹한 관계를 일부러라도 유지시키는 것, 그래서 지나치지 않은 긴장감을 만들어 내는 것이 이 약소국 외교의 기본입니다. 그것이 파병은 양책이 될 수 없으며, 오히려 파병을 거부하는 것이 한반도와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양책이라고 보는 이유입니다. 제발 제대로 외교다운 외교를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정통성 없는 과거 정권들의 ‘굴종’을 ‘외교’로 해석하면 곤란합니다. * 필자는 신간 'CEO를 위한 중국보고서(자인출판사)'의 저자입니다. -------------------------------------------------------------------------------- 김기백: 아마도 이글이 요한님의 글에대한 나의 첫댓글일겁니다.. -[09/13-17:46]- -------------------------------------------------------------------------------- 민족주의: 기백아찌, 민족신문 주소가 좀 갈켜줘유. -[09/13-18:11]- -------------------------------------------------------------------------------- 김기백: 나참, 지금 뭔 낮잠자다가 봉창뚜드리고 있나?? 글위에 홈피주소란에 있잖아?? -[09/13-1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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