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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몰락이 시작되었는가?
미국의 몰락이 시작되었는가? 미국의 불황 때문에 전 세계의 증시가 힘을 못 편다. 그래도, 전문가들은 계속 미국의 경제가 언젠가는 피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만 2년 전부터 똑 같은 타령이다. 이제는 경제에 문외한일이라도 전문가가 풀이하는 미국경제전망이 희망사항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품게 되었다. 미국경제는 과연 살아날 것인가? 살아날 가능성이 희박하다. 눈앞의 현상을 보면, 미국은 아직도 세계 제일의 경제대국이니 만큼, 미국경제가 침체하면 전 세계의 경제가 따라서 침체에 빠지므로, 각국이 나서서 어떻게든 미국의 경제를 되살리려고 노력할 것이므로, 언젠가는 살아날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1970년대 말에 미국경제가 침체에 빠졌을 때, 일본과 서구 여러 나라들이 나서서, 침체의 늪에서 미국경제를 건져낸 일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옛날 이야기이다. 1970년대 말에 일본과 서구 제국(諸國)이 미국을 도왔던 것은, 우선 그만한 여력이 있었고, 그래야 할 절박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여력 이야기는 본질적인 것이 아니므로 접어두고, 그래야 할 절박한 이유란 무엇이었는가. 그것은 동서 양 진영의 대결구도였다. 소련을 중심으로 한 사회주의 진영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본주의 진영이 날카롭게 맞선 상황에서, 자본주의 진영의 지주인 미국경제가 무너진다면, 전 세계가 삽시간에 사회주의화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이치였다. 따라서, 일본과 서구 제국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미국을 돕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오늘날의 일본과 서구 제국은 그럴 여력도 없거니와, 그래야 할 절박한 이유도 없다. 서구 제국은 EC에 동구를 끌어들인 이후, 시장 재편을 아직 완전히 끝내지 못했으므로, 유럽 밖의 일에 신경 쓸 여유가 없다. 일본이 현재 제 코가 석자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래도, 세계 각국은 미국 경제를 염려하는 척하며, 한동안 미국을 돕는답시고 호들갑을 떨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여력을 갖춘 나라 가운데 국가의 운명을 걸고 미국경제를 살리려고 나서는 나라가 없을 것이고 보면, 미국은 제 힘으로 일어서기 전에는 재기하기 어렵다. 미국은 스스로 일어날 힘을 가졌는가? 물론, 미국만 가지고 따지면 그렇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경제가 아메리카 대륙 전체와 연결되었음을 생각하면,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아메리카 대륙의 전통적인 부국(富國) 남미의 ABC국이 현재 모두 심각한 불황에 빠졌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 . . 모두 국가부도를 입에 담을 만큼 형편이 어렵다. 예전 같으면 이들이 경제적 위기에 빠지면 미국이 나서서 구했다. 남미는 미국의 안마당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남미 제국의 경제는 미국경제와 직결되었기 때문이다. 남미가 심각한 불황을 겪는 상황에서, 미국경제가 오래도록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미국이 재기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아야 한다. 미국의 몰락이 시작된 것이다. 나는 10 년 전부터 한반도가 통일이 되면 미국이 망한다고 점쳤다. 물론, 미국이라는 나라가 지상에서 없어진다는 뜻이 아니라, 세계 지배자로서의 역할을 잃고 국제적 지위가 현저히 격하된다는 뜻이었다. 그렇게 무모하리 만큼 대담한 전망을 한 것은, 강대국이라고 하는 것도 결국은 시대의 산물이라는 것이 역사를 통해서 증명된 사실이기 때문이었다. 미국이라는 나라를 세계지배자로 만든 것은 동서 냉전체제였다. 그 냉전체제의 바탕 위에서, 미국은 신대륙의 생산력을 배경으로 한 경제력과 군사력 및 케네디의 뉴프런티어 정신으로써, 반세기 동안 세계지배자의 지위를 누렸다. 특히, 소련이 붕괴한 이후에는 미국의 세계지배는 영원히 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소련의 붕괴는 오히려 미국의 세계지배가 머지않아 끝날 것임을 예고한 사건이었다. 소련이 붕괴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세계지배가 끝나지 않은 것은, 한반도의 분단상태가 냉전체제의 잔명(殘命)을 보존시켰기 때문이다. 과연, 한반도의 분단이 해소될 조짐이 보이자, 미국이 몰락할 징조가 뒤따랐다. 6.15 남북정상회담이 있고 나서부터, 미국의 경제가 뚜렷한 이유 없이 침체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에 대해서 뭐라고 뭐라고 분석을 했지만, 그것은 나중에 끌어다 붙인 이유에 불과하다. 작은 경제변동은 경제적인 원인에 의하지만, 큰 경제변동은 전쟁이나 정치 등 경제외적인 원인에 의하는 경우가 많다. 남북정상회담과 때를 맞추어 미국경제가 침체에 빠지기 시작한 것은, 국제사회가 더 이상 미국과 같은 나라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사실의 역사적 반영이다. 경제만이 아니다. 정치적으로도 미국은 몰락할 조짐을 보였다. 계속되는 경제침체 속에서 진행된 미국 대통령선거는, 명백한 개표부정을 유야무야 덮어버림으로써, 전 세계로부터 비웃음을 샀다. 바로 7 개월 전에 실시된 한국 총선에서 단 한 표 차이로 당락이 갈린 사례조차 재개표 소송에서 결과가 뒤집히지 않은 것과 아주 좋은 대조가 되었다. 그 동안의 상식에 의하자면, 미국에서 일어난 일이 한국에서 일어나고, 한국에서 일어난 일이 미국에서 일어났어야 한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그 반대가 된 것이다. 한국의 선거관리는 투명 공명정대, 미국의 선거관리는 구질구질 추접지근. 이것은 미국식 민주주의와 그것을 전 세계에 전파했던 뉴프런티어 정신이 죽었음을 의미한다. 국제공산주의 전파에 대항하여 자본주의 진영을 이데올로기적으로 지켜준 미국식 민주주의와 뉴프런티어 정신이 사망을 선고한 것이다. 그것도 남북정상회담 직후에 말이다. 이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역사의 필연이다. 이것은 남북정상회담으로 냉전체제의 마지막 껍질이 부서지면서, 미국과 미국식 민주주의의 권위가 사라졌음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다. 미국의 부정선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것은 규모가 크고작은 차이는 있었지만, 미국의 선거사에 항상 있었다. 좋은 예로, 케네디 대통령도 부정선거의 의혹을 받았다. 케네디와 러닝메이트였던 린든 B 존슨이, 그 고향 텍사스에서 대규모로 유령인구를 만들어, 부정선거로써 텍사스의 선거인단을 확보는 데에 성공하여,, 케네디로 하여금 전체 득표에서 지고도, 선거인단 수에서 근소한 차이로 닉슨을 앞서게 했다는 것이다. 산술적인 규모로만 따지면, 이것은 부시의 부정선거보다 규모가 크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당시에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볼 때, 1960년대에 미국만큼 깨끗하게 선거를 치른 나라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 시절에는 몇몇 서구 제국을 빼고는 선거제도가 정착하지 못했으며, 아예 선거가 없는 나라도 많았다. 따라서, 그런 정도 부정선거로는 미국 민주주의의 권위에 흠이 가지 않았다. 미국은 여전히 민주주의의 스승국가로서 자본주의 진영에 군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다르다. 선거제도는 이미 전 세계에 보편화되어, 각국이 굳이 미국 본을 따르지 않더라도, 선거를 잘 치를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 세계는 민주주의를 위해서 더 이상 미국의 모범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는 사소한 부정선거도 미국의 권위에 치명적이다. 그나마 권위를 덜 손상당하려면, 부정선거를 철저히 규명하여, 그 원흄을 가차없이 처단하는 길이 있을 뿐이다. 이것을 깨닫지 못한 미국인들은, 부정선거를 인정했다가는 미국의 권위가 실추 당할지도 모른다는 괴상한 피해의식에 사로잡혀서, 허겁지겁 사건을 덮고 부정선거가 없었던 양으로 꾸몄다. 참으로 치졸한 사태수습이었다. 차라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전 세계인이 목격한 개표부정을 그런 식으로 덮으려고 해서 될 일이 아니었다. 그러면 그럴수록 미국의 몰락이 가속화할 뿐이다. 그 좋은 증거가 아프간 전쟁의 실패와 미국기업의 회계부정이다. 아프간 전쟁의 목적은 테러를 근절하고 전시경제로써 미국경제를 되살리려는 것이었다. 테러는 근절되지 않았고, 미국경제는 되살아나지 못했다. 그 반면, 오사마 빈 라덴을 영웅으로 만들고, 아랍인들에게 원한만 샀다. 아프간을 점령하여 전투에는 이겼는지 모르나, 전쟁에는 진 것이다.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해도 경제회복이 안되니까, 기업은 분식회계를 통해서 투자자들을 속였다. 이 분식회계에 대통령이라는 작자까지 관련되었다고 한다. 정치와 경제가 함께 부패한 것이다. 이렇게 정치와 경제가 모두 부패한 나라를, 냉전체제도 사라져가는 마당에, 무엇이 아쉽다고 전 세계가 지배자로 떠받들겠는가. 지배자의 권위는 피지배자의 필요에서 나오는 것이다. 피지배자가 지배자를 필요로 하지 않으면, 지배자는 권위를 잃을 수밖에 없다. 권위를 잃으면, 그 권위를 뒷받침하던 힘도 해체된다. 오늘날의 세상에는 미국과 같은 지배자가 필요치 않아, 미국이 세계지배자의 권위를 잃었으므로, 그 권위를 떠받치던 국력도 해체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미국경제가 침체에 빠진 것이다. 구조조정을 제대로 했느니 못했느니 하는 소리는, 모두 경제학자들이 돈 냄새에 취해서 뇌까리는 헛소리일 뿐이다. 조만간 세계 각국은 사태의 진상을 파악하고, 미국에 등을 돌릴 것이다. 특히 아시아와 유럽에서 그 경향이 심화될 것이다. 지나간 반세기 동안, 미국의 영광은 유라시아 대륙이 동서로 갈려 대립한 것에도 크게 덕을 보았다. 그러나, 장차 경의선과 경원선이 개통되어, 한국 중국 일본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태평양 국가와 유럽이 직거래를 통해서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면, 미국은 아메리카 대륙 안에 고립되고 만다. 그것이 1990년대에 시작된 해체주의의 한 단면이다. 그것을 방해하기 위해서, 부시는 중국을 주적으로 삼는 새로운 안보체제를 구상했지만, 그것은 역사의 대세를 무시한 바보짓으로서 통할 까닭이 없다. 역사의 대세를 냉철히 파악하고, 그에 순응하는 것만이 망하더라도 덜 망하는 길임을, 미국은 하루 속히 깨달아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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