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직 오지 않은 혁명 / 손석춘
아직 오지 않은 혁명/손석춘 혁명. 옹근 80년 전이다. 1923년, 일본 제국주의가 이 땅을 강점하고 있던 그해에 ‘조선혁명선언’이 나왔다. 단재 신채호의 명문이다. 혁명의 목적을 또렷이 선포했다. “고유적 조선의, 자유적 조선 민중의, 민중적 경제의, 민중적 사회의, 민중적 문화의 조선을 건설하기 위하여.” 뜬금없다고 나무라지 말기 바란다. 성이 영상에 넘치고, 스포츠 신문이 불티 나는 세상임을 모르지 않는다. 미국 조지 부시 정권의 전쟁구름이 시커멓게 이 땅을 드리워도 비분강개가 촌스럽게 보이는 세태 아닌가. 그렇다. 문뱃내 풍기며 ‘혁·명’ 두 글자를 을씨년스레 옮길 생각은 전혀 없다. 딴은 보기 나름 아닌가. 성혁명, 영상혁명, 스포츠혁명이 ‘참을 수 없는 가벼움’으로 혁명이라 불리고 있지 않은가. 가히 ‘혁명의 시대’다. 혁명이란 글자를 활자로 내놓기 남세스런 까닭도 기실 여기 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혁명은 오늘 우리에게 여느 때보다 절박한 것을. 보라. 국치일을 아흔세 해째 넘기면서도 우리 아직 온전한 나라 없지 않은가. 8월29일을 망각한 그만큼, 분단시대를 살아가는 엄연한 현실을 잊고 있지 않은가. 친일파가 고스란히 친미세력으로 둔갑한 오늘을 보라. 일본군 장교가 대한민국의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칭송되고 있다. 박정희를 앞다퉈 찬양한 친일신문이 언죽번죽 민족지를 자처한다. 지금 이 순간도 갈라진 조국 사이에서 온갖 언구럭으로 갈등을 부추기는 저 친일의 후예들을 보라. 그뿐인가. 노동자들을 상대로 부자신문·재벌·한나라당 그리고 노무현 정권까지 한 패가 되어 무릿매 날리는 저 ‘마녀사냥’을 보라. 올가미에 걸린 민중의 맑은 눈에서 조용히 흐르는 굵은 눈물을 보라. 어찌 우리 혁명을 뜬금없다 하겠는가. 그래서다. 80년 전 혁명을 노래한 조선의 지성이 그리운 까닭은. 제법 명성을 얻어 배부른 소설가, 학자, 언론인 따위가 곰비임비 친일파를 두남두는 이 역겨운 세상에 단재를 불러오기란 차라리 슬픔이다.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나도 친일을 했을지 모른다”는 고백이 사뭇 솔직한 미덕처럼 들릴 만큼 우리 시대는 타락했다. 삶을 온새미로 항일에 바치며 옥사한 단재와 경박한 윤똑똑이들 사이의 심연은 얼마나 깊은가. 단재는 보석으로 나올 수 있었는데도 보증을 선 친지가 친일파라는 이유로 단호히 거절했다. 죽음에 마주해서도 비타협적으로 싸운 단재, 그 유령의 통곡을 들을 귀, 과연 우리에게 있는가. 최근 단재의 국적이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개탄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차분히 새겨볼 일이다. 대한민국과 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하나로 거듭날 통일 공화국이 단재의 국적이어야 하지 않을까. 일본 제국주의는 물러갔지만 또다른 제국이 남과 북의 꼭뒤를 누르고 있는 오늘, 그 선언은 한결 새롭다. 제 겨레의 나라인 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국기를 불사르며 무조건 적대시하고,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미국의 성조기를 나부끼며 무조건 숭배하는 반민족 세력이 활개치고 있다. 게다가 개혁을 내건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 10년을 지나 ‘참여정부’가 들어섰지만 여전히 수구세력이 판친다면, 하여, 현실론을 빙자해 민중을 억압한다면, 이제는 참으로 차갑게 곱씹을 때다. 정녕 대안은 없는가. 단연코 아니다. 대안은 있다. 단재의 선언은 새 나라의 길을 올곧게 제시하고 있다. 그 혁명은 80년이 흐른 오늘까지 아직 오지 않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반쪽 국가’만 보더라도 그렇다. 과연 민중의 나라인가. 전혀 아니다. 그래서다. 더는 미룰 때가 아니다. 말끝마다 개혁을 내건 정치인들, 그만하면 충분히 사랑했다. 아니 충분히 배신당했다. 더 환상이 필요한가. 아니다. 하여, 쓰라린 가슴으로 묻자. 무엇을 해야 하는가. 단결이다. 모든 민중세력이 마음을 비우고 서로 문을 열 때다. 진보의 ‘최소 강령’부터 싸목싸목 현실로 만들어갈 때다. 갈라진 민중 사이에 하나의 화두를 공론화할 때다. 무엇일까. 진보정치 세력의 대동 단결만이 풀 수 있는 그 화두는. 두말할 나위 없다. 정치혁명이다. 혁명이다. 손석춘 『한겨레』논설위원 songil@hani.co.kr ------------------------------ 2003.8.30 『한겨레』아침햇발 칼럼 |
| 
|
밤톨이
2018-08-13 12:57
|
【 https://www.hwimt.com/ 】먹튀검증, 토토검증, 카지노검증, 먹튀검증사이트, 검증사이트 【 https://www.hwimt.com/ 】먹튀검증, 토토검증, 카지노검증, 먹튀검증사이트, 검증사이트 【 https://www.hwimt.com/ 】먹튀검증, 토토검증, 카지노검증, 먹튀검증사이트, 검증사이트 【 https://www.hwimt.com/ 】먹튀검증, 토토검증, 카지노검증, 먹튀검증사이트, 검증사이트 【 https://www.hwimt.com/ 】먹튀검증, 토토검증, 카지노검증, 먹튀검증사이트, 검증사이트 【 https://www.hwimt.com/ 】먹튀검증, 토토검증, 카지노검증, 먹튀검증사이트, 검증사이트 【 https://www.hwimt.com/ 】먹튀검증, 토토검증, 카지노검증, 먹튀검증사이트, 검증사이트 【 https://www.hwimt.com/ 】먹튀검증, 토토검증, 카지노검증, 먹튀검증사이트, 검증사이트 【 https://www.hwimt.com/ 】먹튀검증, 토토검증, 카지노검증, 먹튀검증사이트, 검증사이트 【 https://www.hwimt.com/ 】먹튀검증, 토토검증, 카지노검증, 먹튀검증사이트, 검증사이트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