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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과 함께 한 화요일
한국 독일 측구전이 열린 월드컵 상암경기장의 좌석은 붉은 티샤쓰를 입은 우리의 붉은 악마들로 가득 메웠다. 나는 집에서 텔레비로 경기를 보았다. 그런데 나는 갑자기 경악하고 말았다. 텔레비 화면에 전두환이가 상암경기장 귀빈석에 등장한 것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이럴 수가.... 세상에 이런 일도 다 있나... 아무리 전직 대통령 자격으로 월드컵 참관하러 왔다고는 하지만, 절대 그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절대.... 그러나 상암경기장 안팍에 우리의 젊은 붉은 악마들이 엄청게 가득 모여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전두환이를 끌어내리는 사람이 없었다. 오히려 전두환이는 귀빈석에 떡 앉아서 능글맞은 웃음까지 지어보이며 여유롭게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고 아무런 부끄러움도 죄책감도 없이 뻔뻔스럽고 거만하게 김대중 대통령과 김영삼 전대통령과 꺼리김없이 악수하는 장면도 보였다. 왜 우리의 젊은 붉은 악마들은 군사반란 수괴이자 민족 학살 원흉인 악질 독재자 전두환이를 경기장에서 쫓아내지 않았는가? 얼마나 전두환이가 우리의 젊은 붉은 악마들과 국민들을 얏잡아보고 있길래 전두환이는 붉은 악마 틈새에 뻔뻔스럽게 나타나 아무런 욕도 먹지 않고 안전하고 편안하게 축구경기를 관전할 수 있었단 말인가? 우리의 젊은 붉은 악마들이 얼마나 우리의 역사와 정치와 인권과 시대양심에 대해서 맹목적이었으면 전두환이가 경기장에 나타나도 그를 그냥 내버려 두었는가? 민족의 원흉가운데 원흉인 전두환이가 태연하게 경기장에 나타나 편안하게 축구경기 관람하는 세상인데 우리 축구가 세계 4강에 들어간들 그게 무슨 자랑거리란 말인가? 이 얼마나 챙피한 사건이었던가? 축구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상암운동장 천정에서는 경찰에서 나온 저격수들이 배치되어 총뿌리를 우리 붉은 악마들한테로 겨누고 있었고 그러면서 전두환이를 보호해주고 있었다. 민족학살범 전두환이가 무사히 축구경기장에서 경기를 볼 수 있었다는 것은 이번 월드컵을 개최한 우리 민족의 지울 수 없는 수치로 남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젊은 붉은 악마들은 우리 민족의 수치를 막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모면할 수가 없을 것이다. 월드컵을 100번 1000번 유치해봐라! 월드컵 4강에 몇십번 진출해봐라 그게 무슨 민족의 자랑이겠는가? 경기장 귀빈석에 우리 민족학살범이 고스란히 살아서 태연히 경기지켜 보고 있는데! 이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절대! 절대! 절대! 우리 붉은 악마들은 집단적으로 전두환이를 귀빈석에서 끌어내리든가, 그렇지 못하면 집단적으로 경기진행을 거부했어야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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