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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사 앞 의 다 짐 - 황 장 엽, 김 덕 홍 -
(2001. 5. 5) 역 사 앞 의 다 짐 - 황 장 엽, 김 덕 홍 - 3년전 남으로 넘어올 때 우리의 판단은 남한 형제들에게 북한의 참상을 그대로 알려주고 힘을 모아 싸우면 5년 이내에 김정일독재체제를 무너뜨리고 민족통일의 문을 열어 놓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암흑의 땅에 가족들과 우리를 믿고 따르는 많은 동지들을 남겨 놓고 올 때 그들을 향해 마음속으로 부르짖은 것은 5년만 기다려 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의 예측은 우리의 기대와 크게 빗나갔다. 우리는 나름대로 세운 투쟁전략을 말해보았으나 반응은 시원치 않았으며 때로는 우리를 배척하는 목소리까지 들려 왔다. 이것은 우리에게 심각한 타격으로 되었으나 그만큼 그것은 우리를 각성시키는 데 약으로 되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가 남한을 잘 몰랐으며 이와 못지 않게 남한 동포들도 북한을 모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아직도 우리는 남한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다. 그러나 구태여 더 알려고 하지 않으며 알고 싶지도 않다. 그것은 우리의 주되는 투쟁대상이 자유민주주의의 땅인 남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권의 불모지인 북한에 있으며 이제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명백히 알았기 때문이다. 김정일은 우리를 반역자라고 하며 죽이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가소로운 일이다. 우리가 반역자라면 수백만 인민을 굶겨 죽이고 온 나라를 감옥으로, 세계적인 거지의 나라로 만든 사람은 민족반역자가 아니란 말인가. 6.25전쟁을 일으켜 온 강산을 민족의 피로 물들인 사람과, 대량살상무기를 만들어 재 남침전쟁 준비에 몰두하고 있는 사람은 민족반역자가 아니고 애국자란 말인가. 우리는 민족의 아들딸로서 응당 해야 할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을 애국자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그러나 기만적인 애국의 간판을 내걸고 우리 민족을 우롱하며 민족반역을 감행하고 있는 파렴치한 무리들과는 끝까지 싸울 것을 맹세한 사람들이다. 우리를 죽이겠다고 위협하지만 민족의 이름으로 죽여 마땅한 자가 누구인가는 스스로 물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우리는 한번도 민족반역자들에게 살려달라고 애걸한 적이 없다. 김정일은 자기 아버지가 일제를 반대하여 투쟁하였다는 것을 터무니없이 과장하고 날조하며 그것이 마치도 자기의 공인 것처럼 자랑하고 있지만 그가 정권을 잡은 다음에 얼마나 많은 애국자들을 죽였던가. 혁명동지라고 부르던 사람들을 "미제의 고용간첩"이란 누명을 씌워 얼마나 많이 처형하였던가. 반세기 동안 김일성과 김정일에 의해 죄 없이 죽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 가를 스스로 생각해 보라. 지난날 일제통치가 가혹했다고 하지만 오늘 날 우리에게 아주 명백한 것은 북한의 수령독재통치가 그보다 몇배나 더 가혹하고 잔인 무도하다는 것이다. 다른 민족이 우리 민족을 모욕하고 억압한 죄보다 자기 민족이 자기 동포를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살상한 죄가 더 크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수령절대주의 독재를 반대하는 우리의 투쟁은 우리 민족의 막을 수 없는 의지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면 누가 이 투쟁에 앞장서야 하겠는가. 그것은 우리 탈북자들이다. 우리 탈북자들은 김정일독재의 가장 큰 희생자들이며, 북한 통치자의 천인공노할 죄행의 산 증견자들이다. 탈북자들은 남과 북의 판이한 두 제도와 두 생활을 직접 체험하였기에 남과 북, 해외의 모든 동포들에게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지고 있다. 우리 탈북자들은 생명을 걸고 김정일독재체제를 반대하여 싸우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김정일독재를 반대하는 싸움을 그만둔다는 것은 북한에서 고통과 불행에 신음하고 있는 가족들과 동지들, 그리고 전체 북한 동포들의 염원을 배반하는 것이며, 억울하게 희생된 수많은 애국자들과 혁명가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으로 된다. 이것은 결국 우리들도 선행한 애국자들과 마찬가지로 북한통치자들이 강요하는 반역자의 누명을 쓰고 희생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해서 설사 목숨을 보존한다 하여도 그것은 죽음만도 못한 것이다. 반대로 우리가 결사전을 벌려 도탄에 빠진 동포들을 구원하고 민족통일에 이바지하게 된다면 애국자의 고귀한 영예를 지니게 될 것이며, 설사 싸우다 죽는다하여도 우리들의 넋은 동포들의 사랑속에 살아 있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온 세상 사람들이 모조리 김정일과 타협하고 그를 포용한다 하더라도 우리들만은 그럴 수 없으며 그와의 투쟁을 끝까지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 어떻게 싸울 것인가. 첫째로, 모든 탈북자들이 하나의 투쟁대오에 조직·사상적으로 굳게 단결하여야 한다. 우리의 가장 중요한 밑천은 단결이다. 단결을 우리의 생명이고 힘의 원천이며 승리의 담보이다. 우리는 투쟁의 길에 나설 때 이미 개인의 생명은 버렸다. 우리에게 남아 숨쉬고 있는 것은 민족의 생명뿐이다. 우리는 민족의 생명 하나로 단결하고 민족의 위업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쳐야 한다. 우리에게는 역사의 진리를 뚜렷이 밝혀주는 탁월한 사상이 있으며 정확한 투쟁 강령과 산전수전을 다 승리적으로 이겨낼 수 있는 독창적인 전략과 전술이 마련되어 있다. 우리의 조직적 공간은 확고부동하며 우리의 투쟁대오는 이미 적의 심장부에까지 깊이 침투되고 있다. 투쟁대오의 불패의 통일단결과 백절불굴의 투지는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오직 끊임없는 조직·사상적 단련과 복잡하고 어려운 애국투쟁 속에서만 쟁취할 수 있다. 우리는 조직생활과 사상생활을 정규화하며 우리의 투쟁대오에 우연분자들이 끼어 들지 못하도록 최대의 경각심을 높여야 할 것이다. 우리 탈북자들은 역사와 시대앞에 지니고 있는 자기들의 영예로운 의무를 굳게 자각하고 서로 어깨를 걸고 생사운명을 같이 하며 헌신적으로 투쟁함으로써 조국통일역사에 불멸의 업적을 쌓아 올려야 할 것이다. 둘째로, 북한의 애국적 투쟁조직들과의 연계를 확대 강화하여야 한다. 독재자들의 야만적인 탄압에도 불구하고 지금 북한에서는 많은 구국투쟁 조직들이 우후죽순처럼 자라나고 있으며 우리와의 연계에서 커다란 고무를 받고 있다. 북한에서의 구국투쟁 승패는 우리들이 북한내의 투쟁조직들과 긴밀한 연계 밑에 북한 동포들을 어떻게 의식화, 조직화하는가에 달려 있다. 이 사업은 북한의 실정을 잘 알고 있으며 북한에 많은 친척, 친우들을 가지고 있는 우리 탈북자들만이 성과적으로 할 수 있다. 우리 탈북자들은 조국과 민족에 이바지하는 높은 긍지와 자부심을 깊이 간직하고 북한 동포들에게 힘과 용기를 안겨주며, 그들을 영웅적 투쟁에로 궐기시키는 보람찬 사업에서 빛나는 애국적 위훈을 세워야 할 것이다. 셋째로, 남한의 애국적 역량과의 협조를 강화해야 한다. 대한 민국은 우리 민족의 영광스러운 조국이며 북한 동포들의 희망의 등대이다. 반일 민족해방 투쟁시기와는 달리 번영하는 대한 민국이 존재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무한한 고무적 힘으로 되어 우리 투쟁의 승리의 역사적 필연성을 담보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된다. 대한 민국에는 건국이래 중첩되는 난관과 시련 속에서 나라를 지켜온 애국자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으며, 인민들을 민족통일위업 수행에로 이끌어 나가는 많은 애국자들과 선각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젊은 세대들 속에서도 북한의 민주화를 위해 몸바쳐 투쟁하려는 새로운 조류가 대두하여 우리 민족의 애국의 넋을 대를 이어 꽃피워 나가는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남북 분단이 오래 지속되고 있는 관계로 일부 남한 동포들 속에서는 점차 통일에 대한 열의가 약해지고 있으며 북한 통치자들의 끈질긴 기만 선전과 간교한 대남공작으로 말미암아 민족통일과 북에 대한 그릇된 견해가 적지 않게 유포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남한의 애국적 역량과 적극 협력하여 남한 동포들에게 북한의 실상을 정확히 알려주며 남북의 통일만이 우리 민족이 통일된 민족으로서의 영광을 지니고 세계 선진국가 대열에 떳떳하게 참가하여 번영과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널리 해설해 줄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남한 동포들이 북한 동포들을 구원하고 민족의 평화적 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성스러운 위업에 한결같이 떨쳐나서게 될 때 조국통일위업은 종국적으로 빛나게 완수 될 것이다. 넷째로, 해외 동포들과의 애국적 연계를 강화하여야 한다. 우리 나라 주변 4대국에만도 5백여만의 동포들이 살고 있다. 그들은 진취성과 생활력이 남달리 강할 뿐 아니라 민족통일의 필요성을 절실히 체험하고 있는 우리 민족의 우수한 아들딸들이다. 해외 동포들은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고 남과 북의 실태를 공정하게 분석 평가할 수 있는 식견과 판단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해외 동포들과 긴밀한 연계를 가지고 그들을 민족통일위업에 적극 인입시키는 것은 그 자체가 우리에게 큰 힘으로 될 뿐 아니라 더 나아가서 그들이 살고 있는 나라들의 양심 있는 인사들과의 친선협조관계를 강화하고 그 나라 정부의 대북정책에도 좋은 영향을 주어 민족 통일의 유리한 국제적 환경을 마련하는데 커다란 도움으로 될 수 있을 것이다. 밤은 길어도 새벽은 반드시 오는 법이다. 세계 초대강국으로 위세를 떨치던 소련도 역사의 거센 흐름 속에서 맥없이 무너졌는데 소련에서 새끼치고, 소련체제를 몇배로 개악한 김정일통치체제가 역사의 심판을 면할 수 없으리라는 것은 의심할 바 없다. 적아를 엄격히 구별하는 것은 투쟁조직의 법칙이다. 우리는 북한 동포들의 불행과 고통을 두고 눈물 한방울 흘린 적이 없고, 북한 실정에 대해 똑똑히 아는 것도 없는 주제에 김정일체제를 미화하고 우리의 투쟁을 비방하여 경거망동하는 사람들은 국적여하에 관계없이 모두 김정일 편에 서서 우리 민족을 모독한 자로 간주할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우리가 어려운 환경에서 투쟁하는 것을 진심으로 동정하여 사소한 도움이라도 준 사람들은 국적여하에 관계없이 우리 민족의 은인으로 치부할 것이다. 우리는 이 모든 사실을 역사적 기록에 남겨놓을 것이며, 언젠가는 반드시 정확하게 계산할 것을 자기의 신성한 의무로 간주하고 있다. 이것이 민족과 역사 앞에 다짐한 우리 투쟁조직의 확고한 입장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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