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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며... / 전여옥
2004/06/07 02:18 http://blog.naver.com/mymyday.do (펌) 세상일을, 사람을 알기란 쉽지않다. 나도 나를 잘 모르는데 남이 어떻게 나를 알수 있을까? 남들에게 평판이 좋은 이들을 정작 만났을 때 나는 실망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들의 위선과 거짓과 화장술에 질리곤 했다. 자기 자신을 오해없이 잘 드러내는 것은 분명 뛰어난 능력이다. 운도 실력이라고 하듯이- 많은 사람을 만났고 만난다. 그런데 때로 사람만큼 무서운 존재도 없다는 생각도 든다. 천사의 얼굴을 하고 있는 무서운 가해자를 본 적도 있고 악마의 평판을 지녔으나 막상 알고 보니 피해자인 것은 물론이고 세상의 모함과 질시에도 꿋꿋하게 제 길만을 간 훌륭한 인물인 경우도 있었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예수와 부처 그리고 맑스가 만났다. 예수는 인간의 죄를 대신해 죽었다 부활했다고 했다. 부처 역시 ‘성불’하며 인간을 신의 경지에 이르게 했다. 맑스는 도구화된 인간의 해방을 외치며 함께 나누는 분배의 정의를 주장했다. 누가 가장 인간을 사랑했는가? 누가 가장 인간을 평가했을까? 답은 맑스이다. 맑스는 인간을 너무도 사랑해서 눈이 멀었다. 인간이 얼마나 소유에 급급했는가를, 경쟁이 아니면 불이 붙지 않는 인간의 속성을 지나쳤다. 맑스에게 인간은 그가 철저히 부정했던 신처럼 완벽한 존재였다. 황금을 돌보듯이 할 수 있고 사유재산을 짐으로 여기고 노동자는 개인의 삶보다는 혁명이란 사회정의를 위해 개인과 가족조차 희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대학시절 내가 접했던 맑스의 수많은 책은 ‘인간’을 담았기에 나는 그 어휘와 이즘에 매혹되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일을 해보고 여러나라를 다니면서 나는 순진한 맑스와 헤어졌다. 인간에 대한 과대평가와 지나친 사랑의 결과를 사회주의국가의 몰락에서 보았다. 대신 자유와 기회 그리고 경쟁이라는 자본주의적 선택을 한 나라의 눈부신 생산성을 보게 되었다. ‘혁명적 인간’이 아니라 ‘발전하는 개인’이야말로 자유의 이름으로, 선택의 다양성으로 내게 다가왔다. 누가 더 자비로운가? 누가 더 따뜻한가? 누가 더 공정한가? 누가 더 변화에 유연한가? 그리고 우리가 가야할 길, 우리의 선택은 무엇인가? 나는 이 답에 대해 이제 친구들과 툭 터놓고 이야기 하고 싶다. 미움없이, 편견없이, 상대에 대한 증오없이 철저히 주제만을 쫓아 토론하고 싶다. 성공이란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 아니고 여행을 떠나는 출발선에 서있는 것이라고 했다. 나의 이 작은 시도가 ‘성공’하기를! 나의 친구들과 함께 빌어본다. 2004년 6월 6일 전여옥 http://blog.naver.com/mymyday/600030169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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