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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 수집가` 아베 타계후 관심증폭
영화 `아리랑` 日서 필름원판 발견되나 `전설적 수집가` 아베 타계후 관심증폭 노성열기자 nosr@munhwa.com 춘사(春史) 나운규의 전설적 무성영화 ‘아리랑’의 필름원판이 드디어 발견될 것인가. 일본의 유명 영화수집가 아베 요시시게(安部善重)씨가 9일 사망함에 따라 그의 소장본에서 아리랑이 나올지 남북한 및 일본 영화 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11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조선총독부 경찰의(醫)를 역임한 부친 때부터 영화를 수집, 5만벌 이상의 희귀필름을 소장중인 것으로 알려진 아베씨는 9일 81세를 일기로 오사카(大阪) 병원에서 타계했다. 아베씨는 별도 상속인을 남기지 않아 일본 문화청이 소장품을 승계,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남북 양측은 꾸준히 아베씨를 접촉하면서 필름양도를 요구해왔으나 그는 이를 거부했었다. ‘아리랑’은 1926년 식민지 시절 요절한 천재 영화인 춘사 나운규가 감독과 주연을 겸해 한국에서 제작한 최초의 무성영화. 일제의 식민지 지배에 항거하며 3·1운동 당시 고문당한 대학생이 고향에 돌아와 가족을 괴롭히던 지주를 살해한 뒤 경찰에 체포된다는 줄거리다. 주인공이 연행돼가는 라스트 신에서 관중들이 주제가 ‘아리랑’을 눈물로 따라부르는 등 민족혼을 고취시킨 명작으로 알려져 있다. 세련된 제작기법과 서정적 스토리로 한국 영화의 효시로 꼽히고 영화사적 가치도 높은 작품이지만 원판필름이 6·25전쟁때 소실돼 ‘꿈의 영화’로만 일컬어져왔다. 그러나 70년대 아베씨가 아리랑을 소장하고 있다는 소문이 국내외로 퍼져나가자 북한은 총련영화제작소장이던 여운각(78)씨가, 한국측은 다큐멘터리 작가인 천수웅(62)씨가 꾸준히 양도교섭을 벌여왔다. 아베씨 생전에 소장목록을 본 증언자에 따르면 동양영화 55번에 ‘아리랑/9권/현대극’으로 분류돼 있고 아베씨가 “직접 시사를 해 목록을 작성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영상은 확인되지 않았다. 아베씨는 당시 “아리랑은 식민지 시대의 반일영화”라며 “남북이 통일된다면, 평화를 위해서라면 공개하겠다”라고 답했다는 것. 일본 문화청 관계자는 “아시아의 보물, 세계의 보물이 될 것”이라며 “필요하면 한국 전문가의 협력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말 아베씨를 병문안했던 여씨와 천씨는 “발견되면 남북 양쪽에 복사본을 건네주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노성열기자 nosr@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 2005년 02월 11일 www.munhw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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