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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미 노선'은 적절한가
민주노동당 / 실명게시판 (펌) 이름 : 장상환 [changsh@nongae.gsnu.ac.kr] 제목 : '반미 노선'은 적절한가 {진보정치} 78호(2002. 3. 8일 발행)의 [특집 반미를 생각한다]에 게재한 글입니다. 당의 대선 공약 가운데 미국과 관련된 외교, 국방정책을 어떻게 할 것인가와 관련되어 논의가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어 여기에 참고 자료로 올립니다. --------- "반미노선"은 적절한가 "제국주의적 행태 반대"로 구체화돼야 당 강령 "미국 포함 모든 외세와 불평등 철폐...호혜평등 관계유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제국주의의 한국사회 지배는 분명한 사실이다. 1997년 말 외환위기에는 제국주의국가들의 정치적 전략인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2001년 9.11 테러와 반테러 전쟁 후 미국의 일방주의적, 군사주의적 노선은 두드러진다. 이에 대응하여 반세계화 운동과 반전 평화운동이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오늘 한국사회가 고도 자본주의사회이면서 동시에 미국 등 강대국의 제국주의 지배 하에서 모순이 심화되고 있는 사회임을 보여 준다. 이러한 조건에서 '반미 노선'의 적실성을 검토해보자.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위의 사실에도 불구하고 민주노동당이 '반미 노선'을 내거는 것은 부적절하다. 첫째, 한국은 미국의 식민지가 아니고 종속적 위치에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완전 식민지였던 일제시대의 민족해방운동에서 '반일'은 타당한 구호요 투쟁목표였다. 일본이 우리의 주권을 박탈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먼저 일제로부터 해방되어야만 경제와 문화건설도 가능했다. 그러나 한국은 독립국가로서 자신의 목표를 추구해나가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미국의 부당한 영향력을 최소화시키면 되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반미'는 비현실적이다. 둘째, '반미 노선'으로는 9.11 뉴욕테러세력(빈 라덴?) 및 한국의 애국적 자본가(?)와 민주노동당간의 차별이 분명히 드러나지 않는다. '반미 노선'은 민족주의적인 노선으로서 일부 토착부르주아들도 동의할 수 있다. 외환위기가 발생하자 일부 재벌들은 외환위기가 미국 금융자본의 음모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민주노동당은 국내외 자본에 대항하기 위해 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세계 피압박 민중의 국제적 연대를 추구한다. 셋째, '반미가 아니라면 친미를 하자는 말이냐'는 식의 이분법적이고 경직적인 대응으로는 현실의 복잡한 문제에 대해 주체적인 입장에서 정확하게 대응할 수 없다. 해방 후 좌익 진영은 모스크바 삼상회의에 대해서 전면적 지지를 표명했는데 이것은 잘못된 대응이었다. 모스크바 삼상회의 결정 가운데 임시민주주의정부 수립과 이를 위한 절차로서 미소공동위원회 개최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신탁통치에 대해서는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표시했어야 했다. 당시 좌익을 대표했던 여운형 선생은 이러한 입장을 가졌다. 공산당 주류파는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찬탁 대 반탁'의 구도에서 헤어나지 못했고, 그때까지 전폭적이었던 민중의 지지는 약화되어갔다. WTO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부정적인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주체적 자세가 필요하다. 반WTO를 주장하며 WTO에서 탈퇴를 추진하는 것은 무대책일 뿐이다. 넷째, '반미 노선'으로는 미국내의 진보세력의 성장을 촉진시키기 어렵다. 미국 내에는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세력, 미국정부의 전쟁추구적인 행태에 대해서 반대하는 반전평화세력이 존재한다. '반미'는 이들과 제국주의적인 세력들간의 차별을 무시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다섯째, 민주노동당이 북한체제와 조선노동당에 대해서 비판적인 입장을 가지면서도 '반조선노동당 노선'이 부적절한 것과 마찬가지로, '반미노선'라는 표현은 책임있는 정당인 민주노동당의 노선으로 삼기에는 부적절하다. 그렇다면 미국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입장은 어떻게 되어야 할 것인가. 강령의 정신에 충실해야 한다. 외교분야 강령의 해당 부분은 다음과 같다. "우리 민족의 통일을 방해하고 자주권을 억압하는 미국을 포함한 모든 외세와의 불평등 조약 및 협정을 무효화하고 진정으로 호혜평등한 국제관계를 형성해 간다. 이를 위해 민주노동당은 불평등한 한미 군사조약과 한미행정협정을 폐기하고, 핵무기를 완전히 철거하고 미군을 철수시킬 것이다."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이해당사자 모두가 참여하는 국제적 협의기구를 결성하고 군축 및 지역평화를 위한 대책을 수립할 것이다." 이러한 강령의 기조에 입각하여 민주노동당은 미국과의 대등한 관계 수립을 목표로 하고, 미국의 부당한 내정간섭적인 행태, 제국주의적인 행태에 대해서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반전 평화, 반제국주의의 구호가 적절하다. 심정적인 차원의 대응인 '반미'가 아니라 '미국의 제국주의적 행태에 대한 반대'로 구체화해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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