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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자의 아들 [펌]
이름:영일만 2002/2/20(수) 애국자의 아들 벽초 홍명희는 1928년 11월 21일부터 <조선일보>에 <임꺽정전> 이라는 소설을 연재했는데, 31년 신간회라는 독립운동단체를 만 들었다는 이유로 감옥에 갇히는 바람에 연재가 중단되었다. 그러 자 신문사는 물론 그가 갇혀 있는 감옥 앞에서까지 독자들의 항 의가 빗발쳤다. 그러던 어느 날 일본인 형무소장이 홍명희를 찾 아왔다. “홍명희 선생, 당신의 소설이 <조선일보>에서 사라진 덕분에 나는 밤잠을 잘 수가 없소. 당신을 석방시키라는 사람들이 내 집 앞에서 밤마다 아우성을 치기 때문이오.” 그러나 일본인 소장과는 어떤 말도 하고 싶지 않았던 홍명희는 대꾸가 없었다. 기분이 상한 소장은 딱딱한 얼굴로 한마디를 던 지고 나가 버렸다. 소설 집필을 허락하겠소. 단 <임꺽정전>이라 는 소설만 써야 하오. 그 다음날부터 간수는 펜과 잉크, 원고지를 챙겨다 주었다. 일본 인들까지도 그의 소설이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었다. 소설 을 써도 좋다고 허락이 떨어졌지만 홍명희는 하루에 원고지 열 장을 넘기지 않을 만큼 신중하게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글을 써 갔다. 1939년 3월 11일까지 연재된 소설 <임꺽정전>은 비록 미완 으로 끝났지만 ‘살아 있는 최고의 우리말사전’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토속어 구사가 뛰어나며, 조선시대의 풍속을 고스란히 담 은 대작이다. 하지만 홍명희는 <임꺽정전>이라는 소설 하나만으로 이름이 알려 진 것은 아니다. 그의 아버지 홍범식은 조선이 일본에 합방되자 울분에 못 이겨 자결했다. 홍명희는 뒷날 자식들 앞에서 “나는 <임꺽정전>을 쓴 작가도 아니고 학자도 아니다. 홍범식이라는 애 국자의 아들이다. 일생 동안 그 명예에 티끌이라도 묻을세라 마 음 쓰며 살아왔다”라는 말로 자신의 삶을 설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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