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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보수우경화와 남북관계
동아시아국제정치학회 기획학술회의 "동아시아 국제환경 변화와 남북관계의 향방" 2001. 8. 24 일본의 보수우경화와 남북관계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1. 서 론 냉전붕괴는 일본에게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을 주는 것으로 보였다. 90년대 초반 엔화가 1달러당 70엔대까지 올라갔을 때, 일본경제는 미국경제를 추월하였으며, 강력한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었다. 세계 최강의 경제력과 함께 일본은 이제 정치적으로도 대국의 모습을 갖게 될 것으로 보였다. 일본내에는 냉전이후 일본의 진로와 관련된 다양한 견해들이 제시되었다. [보통국가], [작지만 반짝반짝 빛나는 나라]( 小くてきらりと輝る國), 글로벌 시빌리언 파워(global civilian power) 등등 유력 정계 리더들과 지식인들은 냉전이후 일본이 나가야할 진로를 앞을 다투어 제시하였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선 현재, 일본의 모습은 냉전 직후의 희망찬 모습과 거리가 있다. 일본 정치경제시스템의 제도적 피로와 함께, 세계화의 대처 미흡, 미국의 일·중 균형정책, 동아시아의 금융위기, 중국의 급부상,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등으로 일본은 상당한 좌절감을 느끼게 되었다. 현 상황을 태평양전쟁에서의 제2의 패배로 보는 견해도 있을 정도이다. 지난 10년간이나 지속된 선진국 최장의 경제 침체는 일본의 국제적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있으며, 미국주도의 국제질서가 형성되는 가운데 중국의 급부상으로 일본은 주변적 역할에 머물르게 된다는 점을 우려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soft power에 의존해서 중국의 군사적 신장과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대처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어느 정도 군사력의 뒷받침이 필요하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현상황은 냉전직후 낙관적 인식에서 벗어나 일본의 진로를 재검토해야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본고는 최근 일본의 보수우경화 경향을 평가하고 바람직한 대일 정책을 위한 제언을 목적으로 한다. 2. 보수우경화 경향 최근 일본은 신임총리 및 각료들의 개헌과 공식신사 참배 발언, 극우 역사교과서 검정 통과, 유사법제의 추진 등 소위 [보수우경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가. 헌법개정 논의 향후 일본 정국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움직임은 개헌 논의라고 볼 수 있다. 1990년대 초반 오자와를 중심으로 하는 주류 세력은 헌법 개정없이 해석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입장이었던 반면, 현재의 경우 개헌을 주장하는 세력이 일본정치의 주류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개헌논의는 보수 세력만이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 등 리버럴 세력도 가담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1999년 국회내에 헌법 개정문제를 심의하기 위한 헌법조사회를 설치하도록 국회법이 개정되었으며, 2000년 1월 헌법조사회가 가동되어 국회차원에서 개헌문제에 관한 심의를 하고 있다. 헌법조사회는 헌법개정을 하기 위한 기구가 아니라 심의만을 임무로 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차원의 개헌 논의를 활성화함으로써 개헌을 위한 정지작업 성격을 갖고 있다. 99년 10월 자민당 총재선에 나선 야마사키 타쿠 후보(현 간사장)가 선거공약으로 헌법 개정을 걸은 이래, 최근 자민당 총재선에 나선 4후보가 모두 개헌론을 지지하였다. 고이즈미 신임총리는 지난 4월 27일 기자회견에서 역대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총리를 국민이 직접투표로 선출하는 총리 공선제 도입의 개헌자세를 명확히 하였으며, 자위대를 군대로 규정하고 집단자위권을 인정하는 문제와 관련 헌법9조의 개정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야마사키 다쿠 자민당 간사장은 4월 29일 [내각총리대신의 최고지휘권 하에 육 해 공군, 그 밖의 조직 보지]와 집단자위권 인정 등을 골자로 하는 독자의 헌법개정 시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자민당내 최대 파벌인 하시모토파는 2000년 12월 군대보유와 집단자위권 인정을 골자로 하는 헌법개정 시안을 발표하였다. 제일 야당인 민주당 당수 선거에서 하토야마 유키오(현 당수)는 99년 10월 개헌을 주장한 이래 2000년 12월 [집단적 자위권 인정, 유엔 다국적군에 자위대를 파견할 수 있도록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공명당은 개헌반대의 입장에서 [심의를 거쳐 10년후 개헌시안 마련]이라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나. 우익 역사 교과서 검정 통과 일본의 문부과학성은 4월 3일 과거사를 왜곡하고 있는 우익의 역사 교과서를 포함한 중학교용 역사 교과서 8종을 검정, 승인하였다. 일본정부는 [근린 아시아 제국들과의 근현대 역사사상을 다룰 때 국제이해와 국제협조의 견지에서 필요한 배려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이른바 근린제국조항을 포함한 검정기준에 입각, 엄격히 검정을 실시하였고, 그 결과 우익 교과서의 경우 137의 문제 표현 수정을 거쳐 검정을 통과시켰음을 밝히고 있다. 또한 교과서의 역사인식과 일본정부의 역사인식과는 다르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역사 교과서 채택은 표면적으로는 일본의 다원적 민주주의에 입각 합법적 절차를 거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모리 총리(전) 등 일본의 우익적 정치세력이 배후에서 작용한 결과로 판단된다. 96년 6월 종군위안부에 관한 기술이 모든 중학 교과서에 포함된 가운데, 자민당 소속 중의원 116명으로 구성된, [자학적 역사인식과 비굴한 사죄외교의 수정]을 목적으로 한 [밝은 일본 국회의원연맹](前身 종전50주년국회의원연맹)이 발족하였다. 이 연맹의 발족 이후 조직적인 움직임이 관찰된다. 산케이 신문은 96년9월부터 14회에 걸쳐 [교과서가 왜곡한 역사]라는 연재를 시작하였으며, 96년 12월 우익 지식인들에 의한 문제의 [새로운 교과서를 만드는 회]가 발족하였다. 더욱이 자민당은 사실상 우익의 역사 교과서 채택에 후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방 의회에서 자민당이 중심이 되어 교사들이 아닌 지방 교육위원회가 교과서를 채택할 수 있도록 교과서 채택제도를 정비하였다. 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기미가요 히노마루의 국기 국가화 일본은 2차 세계대전 전몰자의 위패를 모아놓은 야스쿠니 신사의 성역화를 추진하고 있다. 노나카 관방장관(전)은 99년 8월 합사되어 있는 A급 전범을 분리하여 국립묘지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발표했지만, 일단 여론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야스쿠니 신사에 대한 각료의 참배는 과거 한국, 중국 등 주변국가를 의식하면서 이루어졌지만, 최근 주변국 반응에 개의하지 않고 참배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고이즈미 신임총리는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공식 참배를 공약하였고, 비록 8.15 참배를 피해 한국 등 주변국의 반발을 의식했지만 신사 참배를 강행하였다. 최근 일본 각료들의 신사 참배가 일상화되고 있다. 한편 천황을 신성화하는 기미가요를 국가화하고 히노마루를 국기화하는 [국기-국가법]이 99년 7월 국회를 통과한 바 있다. 라. 유사법제의 추진 최근 헌법 개정 논의의 초점은 자위대의 군대화, 집단 자위권 인정 등 군사력의 자유로운 사용문제와 관련되어 있다. 특히 일본은 냉전이후의 상황을 반영한 미일 동맹 재정의와 미일 방위협력 지침 개정을 배경으로 유사법제를 적극 입법화·정비하고 있다. 유사법제는 일본 유사시 일본방위를 위한 자위대의 행동과 미군에 대한 지원을 원활히 하도록 하는 목적을 갖는다. 99년 자민, 자유, 공명당은 연립 내각 출범에 따른 협정에서 가이드라인 관련법 후속 작업으로 [유사법제화] 착수에 합의한 바 있었다. 한편 제1야당 민주당도 일본 피침·재해 발생시 총리 권한 강화 등을 담은 [국가 긴급사태 기본법] 제정을 표명하고 있다. 모리 前정권은 유사법제 정비를 적극 추진하여, 입법을 위한 상당한 검토가 이루어진 바 있다. 현재 일본정부가 검토하는 방안은, - 위기대처를 위한 기본법으로서 [국가비상사태법]을 입법하여, 유사시 총리가 국회의 동의를 얻어 한정적 기한을 갖는 비상사태선언을 발령, 정부가 필요한 조치를 취할 권한을 갖도록 하며, - 비상사태선언하에서 총리 권한의 강화, 토지의 일시적 사용 물자의 수용, 정부에 의한 항만 공항의 사용, 국민의 피난 유도, 생필품의 확보 등 사태의 발전에 따른 긴급조치를 취한다는 것이다. 마. 군사력 필요성에 대한 컨센서스 형성 최근 일본에 있어서의 가장 큰 변화는 어느 정도 군사력이 필요하다는 점에 있어서 컨센서스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보수적인 연정에 참여한 정당들은 물론 민주당을 비롯한 주요 야당들도 일정의 군사력을 보유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고 있다. 일본을 영토를 통과한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실험발사는 일본내의 평화주의적 분위기를 일전시킨 바 있다. 중국의 군사적 신장도 일본에게 적지않은 압력이 되고 있다. 중국은 경제성장을 배경으로 국방예산을 증가시키면서 군사력을 현대화하고 있다. 특히 고도 경제성장을 배경으로 중국은 90년대 들어 국방비의 급속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98년도 SIPRI 통계에 의하면, 지난 10년간(88-97년) 중국의 국방예산은 3.7배나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일본의 예산이 1.3배 증가한 것과 비교된다. 중국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90년대 들어 중국의 국방예산은 경제성장을 능가하는 평균 13%대의 성장을 해왔으며, 최근 2-3년간 17%대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현재의 국방비 증가 추세가 유지될 경우, 금년 중국의 국방예산(추정치)은 일본을 추월할 것으로 판단된다(단, 환율과 경제성장률의 변동이 없을 경우). 21세기중 중국의 군사력은 질적인 면에서 미일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지역에 있어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으로 부상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정부는 작년에 비해 0.4% 늘어난 438억불 규모의 국방예산을 책정하여 비록 소폭이기는 하지만 일본이 수년간 국방예산을 줄여오던 군축기조에서 벗어났다. 일본의 이번 국방예산은 향후 5년간 차기방위력정비계획의 사업을 뒷받침하며, 특히 공중 급유기, 공모로 개조 가능한 대형 호위함의 도입 추진은 장거리 투사능력(power-projection capability)을 가능하게 하여 전수방위의 틀을 넘는 것이다. 일본은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위협과 중국의 핵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과 TMD 공동개발 연구를 착수하기로 결정하고, 99년 예산에 연구비 9.6억엔 책정하였다. TMD는 비핵국가로서 공격수단이 없는 일본에게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하는 일없이 중국 및 북한에 대한 억제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3. 배경 및 평가 냉전종결과 독일 통일은 독일과 함께 세계대전을 일으킨 일본에게 과거사에 대한 면죄부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이 도래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패전 50년의 [총리대신담화], 중일 공동성명 그리고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쉽 성명 등에서의 반성·사죄 표명을 계기로 일본은 과거사 문제에 결착을 보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를 계기로 일본은 중국, 한국 등 주변국에 대해 과거사에 대한 콤플렉스 없이 대하겠다는 의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은 현재 명치유신 직전과 2차 세계대전 패전 직후의 상황보다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일본은 90년대 들어 어떤 선진국들도 경험한 적이 없는 최장의 심각한 경제침체를 겪고 있으며, 국민들은 장래의 비젼이 없는 가운데 깊은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버블 경제 붕괴가 초래한 자산 디플레이션으로 90-97년간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2년분에 해당하는 1,117조엔(약 11조1700억불)의 자산이 사라졌다. 이는 1980년대 라틴아메리카의 '잃어버린 10년'에 비유되는 일본판 '잃어버린 10년'을 의미한다. 경기후퇴로 세입이 줄고 경기 자극을 위해 감세와 함께 공공투자에 재정자금을 투입한 결과, 일본의 재정적자 폭은 위험수위를 넘어 정부 채무의 잔고는 GDP의 105%에 달하며, 제2정부예산으로 볼 수 있는 재정투융자부문을 포함하면 사실상 GDP의 200%에 육박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야자와 기이치 일본 재무상은 지난 3월 공공부채 증가로 인해 국가 재정이 "붕괴에 거의 근접한 상태"라고 언급하였다. [잃어버린 10년]에 비유되는 장기 경제침체와 함께, 정치 리더쉽의 부재는 일본국민의 좌절감과 정치에 대한 냉소주의를 확산하고 있다. 한편 일본 영토를 통과한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실험발사와 스파이선 사건은 일본 국민에게 직접적인 군사위협의 충격을 주었다. 결국 일본 정치경제 시스템의 제도피로와 함께, 미국의 일중 균형정책, 동아시아 금융위기, 중국의 부상,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등으로 일본인들은 적지않은 좌절감과 함께 자신이 취약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일본은 현재 냉전종결 직후 이상적이고 낙관적 분위기에서 반전되어 매우 냉혹한 현실을 앞에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들 사이에 좌절의 탈출구로서 민족주의 의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정치권도 이를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또한 개혁지향적인 고이즈미 내각이 등장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역사 교과서 왜곡 등 우경화 경향은 일단 일본의 정치경제에 대한 자신감 상실에서 비롯되는 측면이 있다. 즉 과거를 미화하고 일본 국내에서만 통용되는 우월감을 강조함으로써 자신감 부족을 감추려한다는 것이다. 활력을 잃은 일본 사회에 국수주의적 접근을 통해 내부개혁을 위한 새로운 활력을 창출하려는 지배세력의 의도가 존재한다. 특히 냉전 종결과 55년 체제 붕괴로 정체성과 세력을 잃은 자민당으로서는 개헌논의를 전면에 내세워 개헌을 둘러싼 찬반에 입각한 55년체제 구도를 재현하여 자민당 중심의 정치적 안정을 확보하려는 정략적 의도도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일본의 보수화 현상은 평화헌법으로 상징되는 패전의 굴레에서 벗어나 소위 [보통국가화]하려는 흐름으로 파악된다. 일본은 전쟁에서 졌기 때문에 미국에 의해 씌여진 패전의 굴레 속에서 정치군사적으로 적지않은 제약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패전의 속박으로 벗어나려 하고 있으며, 그 변화의 방향은 보통국가화로 볼 수 있다. 즉 일본은 국익을 위하여 스스로 생각하는 바를 행동에 옮길 수 있는 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그 핵심은 결국 정치군사 부문에 있어서 자주성 내지는 주권을 회복하여야 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본 정국에 있어서 일정부분 국수주의적 움직임이 돌출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고이즈미 총리를 비롯한 보수본류적 생각은 미일동맹과 국제협력에 입각한 대외정책 방향을 지속할 것이다. 일본 지도자들의 주류는 일본의 안전과 번영은 자국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양호한 국제관계하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본다. 4. 대응방향 최근 국내에서는 일본 정국·사회의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수·우경화]로 칭하고 있으나, 일본사회의 움직임을 단적으로 보수·우경화로 규정 및 단정짓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으로 사실 다양한 배경과 사상적 스펙트럼을 반영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헌법개정 논의, 유사법제 입법화, 군사력 정비, 교과서 왜곡을 모두 일률적으로 동일 선상에서 우경화 경향으로 간주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특히 제국일본의 군국주의화를 현대 일본이 추구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국내적으로 일본의 보수 우경화를 우려하고 있지만, 일본의 진로가 우리의 이해에 반하지 않고 건강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하는 것에 우리의 이익이 있다. 헌법개정 논의, 유사법제 입법 등의 움직임은 어떤 정파가 집권을 하든 일본이 패전의 굴레에서 벗어나 [보통국가화]하려는 과정으로 향후 지속적으로 제기되어갈 것으로 보인다. 향후 우리가 일본의 이러한 움직임을 일일이 우경화로 규정짓고 대응해간다면, 한일관계는 조만간 위기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따라서 일본의 보통국가화와 관련 일정 기준을 갖고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예를 들면, 1) 미일동맹의 지속, 2) 역사인식, 3) 전수방위 등을 기준으로 일본의 움직임을 평가하여, 이 기준을 넘을 경우 이에 적극 대응하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 일본의 보수우경화 경향과 관련, 중국, 북한과의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대중·대북한 연대는 불필요하며 일본내 확산되는 반중 감정을 고려할 때 역효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의 우경화를 막는 가장 확실한 존재는 미국이다. 국내에는 일본의 우경화를 미국이 조장한다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일본의 우경화에 대해 환상을 갖고 있지 않다고 본다. 우익 역사 교과서는 전쟁책임을 미국에게 돌리고 원폭투하 등을 반인륜적 행위로 보는 등 저변에 반미 민족주의를 강하게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의 우경화을 막는 가장 확실한 연대는 미국과의 연대로 볼 수 있다. 고이즈미 정권의 탄생은 일본 정국이 전후세대로 세대교체하였음을 말해준다. 과거사에 대한 컴플랙스를 갖는 戰前세대 지도자들이 한일관계를 특수관계로 이해했던 반면, 전후세대는 과거사로부터 속박되지 않는 대한 인식과 정책을 취할 것으로 판단된다. 양국 공히 전후세대가 정치 전면에 등장하게 됨에 따라, 새로운 공통 분모와 협의 양식을 개발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한일간의 긴밀한 협의를 강화하여 상호간의 불신과 오해를 소지를 줄일 필요가 있으며, 특히 한일 양국이 공유하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공통분모로 하는 협력관계를 심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국내에서는 고이즈미 내각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일반적이나, 고이즈미 내각이 추진하고 있는 일본의 개혁 성패는 우리에게도 중요성을 갖고 있다. 한국경제의 어려움은 적지 않은 부분 일본경제의 침체에 연관되어 있다. 일본경제가 장기적인 침체에서 벗어나 활력을 찾는 것은 우리의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긍정적 환경의 조성으로 연결된다. 또한 고이즈미 내각이 추진하는 개혁방향은 우리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재정적자, 연금 등 다양한 문제 해결에 있어 시사점이 많다. 교과서 문제와 관련, 일본 우익이 산케이신문 등 언론 play를 통해 다원주의에 입각한 교과서의 합법적인 검정 절차에 대해 주변국들이 부당하게 내정간섭적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킴으로써 일본 일반국민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일본 국민, 특히 지식인들은 극우의 교과서에 우려를 갖고 있지만 일본 민주주의의 절차와 다양성을 이해하지 않는 주변국들의 비난에 대해서도 불만을 갖고 있다. 지난 10년간의 경제침체와 리더쉽 부재로 현재 일본 정치 상황은 매우 유동적으로 극우 논리가 침투하기 쉬운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극우들이 조성하는 반외압 분위기가 지난 10년간의 경제침체로 자존심을 잃은 일본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음을 경계하여야 한다. 또한 교과서 문제로 한일관계가 악화될 경우, 한미관계에 이어 한일관계도 문제가 있다는 인상을 줌으로써 우리의 대북정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 우려된다. 결국 과거 규탄 일변도의 zero-sum적 접근보다는 김 대통령의 방일로 구축된 건강한 한일관계의 틀내에서 문제를 풀어나가는 [조용하고 단호한 접근]이 요구된다. 5. 결어: 새로운 對日 정책방향에 관한 제언 냉전이후 일본은 새로운 국제적 역할을 모색하여 왔다. 그러나 패권안정론에 입각하여, 일본은 독자적 노선을 모색하기보다는 패권국인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기본으로 하여 미국주도의 국제질서하에서 경제대국에 걸맞는 국제적 영역과 역할을 확대해 가는 노선을 택하고 있다. 또한 냉전이후 국제정치에 있어서 soft power의 중요성이 높아진다고 보고, 일본은 자신이 우위에 있는 soft power에 입각하여 국제정치의 중요한 행위자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러한 일본의 판단은 너무 낙관적인 것이었다. 일본 정치경제 시스템의 제도피로와 함께, 미국의 일중 균형정책, 동아시아 금융위기, 중국의 부상,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등으로 일본은 자신이 취약하다는 점을 인식하게 되었다. 일본의 대외정책은 냉전종결 직후 이상적이고 낙관적 분위기에서 반전되어 매우 냉혹한 현실을 앞에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북정상회담에 의한 한반도 정세의 급변은 냉전이후 일본의 안보정책 향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국 현상황은 냉전이후 일본의 대외정책 방항을 재검토해야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은 현재 국내적으로 정치경제시스템의 근본적 조정 필요성과 함께 대외정책 면에 있어서도 일대조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은 장기적 시야나 철학을 갖고 있다기 보다는 그때 그때의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추구해나가는 타입의 국가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 시야가 없기 때문에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을 때 군국주의와 같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는 경향도 있다. 따라서 일본의 향후 진로와 관련, 예의주시할 필요성이 있다. 향후 일본의 대외정책 방향은 일단 패권국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축으로 하면서도 독자적 영역을 확보하려 할 것이다. 따라서 일본은 효과적으로 미국을 견제할 수 있는 지렛대와 어느 정도의 재군비 필요성을 인식·모색하려 할 것이다. 즉 일본은 미국의 균형외교에 대항하여 러시아, 중국에 대한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소위 [유라시아 외교]를 적극 추진할 것이다. 또한 엔의 국제화를 적극 모색하는 한편 미야자와 플랜에서 보듯이 동아시아에 있어서의 리더(leader)로서의 지위를 확보하려 할 것이다. 한편 대량파괴무기 확산과 관련, 탄도 미사일 방어체제(TMD)를 도입하는 등 재군비에도 보다 힘을 기울릴 것이다. 국내적으로 일본의 보수 우경화를 우려하고 있지만, 일본을 자극하기보다는 일본의 진로가 우리의 이해에 반하지 않고 건강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하는 것에 우리의 이익이 있다. 우선 한일간의 긴밀한 협의를 강화하여 상호간의 불신과 오해를 소지를 줄일 필요가 있다. 특히 한일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21세기 한일 파트너쉽 관계]를 심화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사실 일본 경제의 회복은 우리의 번영과 안정에 긴요한 요소이다. 한국경제는 상당부분 일본경제가 여하히 건강을 회복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일본의 군사적 역할 확대 문제와 관련, 국내에서는 부정적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건설적 방향으로 유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향후 TMD를 포함한 일본의 군사력 정비는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추진될 것인바, 부정적 입장을 개진하기 보다는 긴밀한 안보협력 구축을 통해 군사적 상호신뢰(CBM)을 구축해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특히 일본 TMD문제와 관련, 신중한 입장 정립이 필요하다. TMD를 추진하는 일본의 상황은 미국의 동맹국으로 非核국가로서 공격수단이 없는 우리의 상황과 유사한 상황에서의 선택으로 한국도 궁극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는 옵션인 점을 고려할 때, 신중한 입장을 개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미일의 TMD 공동개발은 중국을 자극하고 지역의 군비경쟁을 일으킬 소지가 있지만, 중국이 북한 탄도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도록 작용하게 하는 압력수단이 되고 있는 점도 인식해야 할 것이다. 한편 일본이 아시아에서 걷돌지 않고 일본의 힘이 건설적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협력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다자적 틀안에서 일본의 힘을 건설적으로 소화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향후 일본 외교의 다자적 접근 강화 추세와 관련 유엔이나 동아시아 협력에 있어서의 일본 이니셔티브에 대해 협력해주는 자세도 필요하다. 특히 일본이 추진하는 AMF 등의 구상을 비현실적인 것으로 치부하기보다는 이에 대한 관심을 보여줌으로써 일본에 대한 배려는 물론 미국에 대한 협상 지렛대 강화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동아시아 경제협력체 구축은 우리의 입장에서 필요한 사안으로 볼 수 있으며, 대미 관계를 고려하면서 日本과 공동 보조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한국은 日本이 주도하는 다자적 접근에 있어서 전향적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서도 가능하면 중국을 포함시킴으로써 일본을 견제하는 구도를 항상 고려해야 할 것이다. 사실 일본은 전쟁에서 졌기 때문에 미국에 의해 씌여진 패전의 굴레 속에서 최소한 정치군사적으로 적지않은 부분 제약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패전의 속박으로 벗어나려 하고 있으며, 그 변화의 방향은 보통국가화라고 일컬어 진다. 즉 일본은 국익을 위하여 스스로 생각하는 바를 행동에 옮길 수 있는 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그 핵심은 결국 정치군사 부문에 있어서 자주성 내지는 주권을 회복하여야 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보통국가화에 있어서 초점은 국익에 따라 군사력을 활용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일본의 입장에서 국내의 반전쟁·평화주의적 여론과 주변국들의 저항감을 어떻게 대처하느냐의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냉전이후 일본은 미국의 외압과 북한의 위협이라는 두가지 요소를 활용하여 국내외적 저항을 완화하면서 군사적 역할을 확대하여 왔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은 군사적 역할 확대에 있어서 대미관계, 중국의 군사동향, 북한 문제의 향방을 고려하면서 속도를 조절할 것이며, 보통국가(일반 서방국가 수준)로서의 군사적 역할을 모색할 것이다. 그러나 일본이 군국주의로 회귀하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며, 일본의 목표가 군사대국이라기보다는 보통국가에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일본의 새로운 대외정책 방향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세가지 측면에서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 첫째, 군사적 역할 확대를 포함 일본의 정책방향은 미국의 세계전략 차원에서 추진되는 측면이 강한바, 미국의 세계전략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일본의 안보역할 확대에 대한 우리의 인식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즉 미국의 세계전략, 동아시아 전략이 우리의 국익이 맞는 것인지 아니면 대립되는 것인지에 따라 일본의 역할 확대에 대한 우리의 입장도 달라질 수 있다. 둘째, 우리가 중국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일본의 역할에 대한 시각도 달라질 수 있다. 일본의 대외 정책이 국제적 규범에 있어 상당한 투명성을 갖고 미일 동맹의 틀내에서 통제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어떠한 통제도 없는 상황이다. 일본의 군사적 잠재성 만큼, 향후 중국의 잠재성도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중일경쟁이 우리에게 유리한가 불리한가의 판단에 따라 일본의 대외정책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북한 위협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일본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결정될 것이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존재하며 급변사태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갖는다면, 유사시 일본내 기지를 활용하는 문제는 우리의 사활적 이익이며 미군의 후방지원을 골자로 하는 일본의 군사적 역할 확대에 대한 입장도 긍정적일 것이다. 반면, 북한의 위협이나 급변 사태 가능성이 작고 남북간의 교류를 우선한다면, 북한을 빌미로 한 일본의 군사적 역할 확대나 미일 방위협력 지침은 우리에게 불필요하고 한반도의 긴장을 높이는 요인으로 받아들여 질 것이다. 남북 정상간의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은 남북이 상호체제를 인정하고 관계개선의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와 통일에 있어서 역사적이고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상회담에서 마련된 이러한 전기를 살려나가기 위해서는 사실 우리의 노력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역시 국제협력이 절실하며, 그 중에서도 일본의 협력에 사활적 이해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은 한반도의 평화에 가장 큰 이해를 갖는 국가의 하나로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라는 측면에서 우리와 같은 이해를 공유하고 있다고 본다. 한국과 일본은 남북대화, 고립으로부터의 탈피, 정상체제로의 전환 등 북한이 보이고 있는 일련의 긍정적 변화 모멘텀을 살려가도록 긴밀히 상호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북한정세를 연착륙시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일북 관계개선과 함께 일본의 협력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정상회담을 통해 마련된 한반도 평화의 전기를 살려가기 위해서는 대북 경제지원을 위한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의 재정적 지원은 우리에게 중대한 관심 사항이 아닐 수 없다. 또한 ADB, IBRD, APEC 등 북한의 국제경제기구 가입에 있어서 일본의 협력도 중요하다. 북한의 대외경제협력 확대와 국제기구 가입은 북한의 대외 경제의존도를 심화시켜 북한의 개방 개혁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현재의 상황은 대북 정책을 둘러싼 한일간의 긴밀한 협력이 어느 시점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미국이 지역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상황에서 일본의 군사적 역할은 통제될 수 있다. 한미동맹관계가 유지되는 한 우리의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미일 동맹에 변화가 생길 경우, 한일간에 신뢰관계가 없을 경우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미국의 힘이 건재하는 동안, 한국은 일본과의 안보협력관계를 정립해야할 것이다. 이는 중국과 러시아에 관해서도 동일하게 추진되어야 한다고 본다. 우리는 너무 일본의 군사적 동향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느낌이다. 큰 틀에서 본다면, 일본의 군사적 역할 확대는 지역질서의 재편 과정의 일환인 셈이다.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는 미일 신동맹, 이에 대항하는 중러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일본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미중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미국과 중국을 겨냥한 일러의 창조적 동반자 관계, 일중의 우호협력 파트너쉽 등 4강관계가 편가르기와 대립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도 병행하는 다차원적인 게임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결국 지역질서의 전환기하에서 주변 4강 모두 각기 자신의 이익을 보전 신장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반면, 한국은 북한문제 등 한반도 차원에서 4강관계를 접근하는데 급급하고 있다. 변화하는 전환기적 지역질서하에서, 4강과 국익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는 우리에게 이미 매우 중대한 과제가 되고 있다. 한일 안보관계는 한미 상호방위조약과 미일 안보조약에 입각하여 미국을 접점으로 하는 간접적 관계에 있다. 현재 한일 관계는 전환의 기로에 서고 있다. 한일 안보협력의 대상이 되어온 북방위협이 크게 변화되어, 지역과 한반도의 냉전구도가 해체되었거나 해체과정중에 있다는 점이다. 소련 붕괴이후 여전히 북한의 군사적 위협은 상존하지만, 제네바 합의이후 미북간의 대화와 관계개선 프로세스가 진행중이고 일북간에도 수교협상이 진행된 바 있는 등 한반도의 냉전구도는 현재 남북간만의 긴장구도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북방 공산세력의 위협이 사라지는 상황에서, 과연 한일간의 공동 이익은 존재하는 것인가?]에 대한 평가는 향후 한일 관계를 평가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냉전 이후의 상황에서 한일 협력관계는 한국으로서는 냉전시기 이상으로 더욱 절실하다. 한국의 국익은 ①한반도의 안전과 평화, ②동아시아의 안정적 균형, ③세계시장으로의 접근보장이라는 환경이 조성될 때 가장 잘 보장될 수 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사활적 이익으로 보아 왔으며, 우리와 마찬가지로 미국 주도의 안정적 지역질서하에서 현재의 번영을 이루어 왔다. 한일 협력관계를 긴밀히 유지해야한다는 근거에는 전략적 이해관계뿐만아니라 한일 관계 자체가 갖는 중요성이 있다. 한국에게 미국과 일본만큼 중요한 국가는 없다. 일본은 우방이며 두 번째로 큰 교역 상대국이다. 또한 한일간의 막대한 인적·물적 교류는 미국, 일본에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번영과 평화에 긴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중국이 우리의 주요 교역 대상국이지만, 질적인 면에서 도저히 일본을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긴밀한 한일 관계만큼, 우리의 번영에 있어서 필수적인 한일간의 교류를 잘 보장해주는 틀을 없을 것이다. 한일 양국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세계화 시대인 21세기 국제질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화두는 바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한일 양국이 이러한 가치를 공유한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동북아의 상황에 있어서 이러한 가치의 공유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자산이라고 볼 수 있다. 동아시아의 일대 전환기적 상황을 고려할 때, 한국은 한일 관계를 약화시키기보다는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한국은 전략환경의 변화를 반영하여 한반도의 안전에 초점을 둔 협력관계에서 지역적 차원의 협력에 중점을 두는 한일 협력관계로의 전환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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