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日서 '세발 까마귀' 그림 나와 - 고구려 영향 재확인
조선일보 2002년 2월 26일 日서 '세발 까마귀' 그림 나와 “고구려 영향 재확인 ” 일본 나라(奈良)현 아스카(明日香) 마을의 기토라고분에서 고구려 고분 벽화에 자주 등장하는 세발까마귀(三足烏) 그림이 발견됐다고 26일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일본 ‘기토라고분 보존 활용 조사연구회’는 내시경 원리를 이용한 특수촬영카메라(micro fiber scope)로 기토라 고분을 살핀 결과, 고분의 돌방(석실·石室) 내부 천장에서 세발까마귀를, 벽에서는 쥐의 얼굴에 사람 옷을 입힌 그림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고분 벽화에서 세발까마귀가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기토라고분에서는 사신도(四神圖) 등 고구려 고분 벽화의 특징적 그림들이 발견돼 왔는데, 세발까마귀마저 발견됨으로써 국내 학계에서는 기토라고분의 피장자와 고구려의 관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98년, 일본 도카이대학에서 기토라 고분 벽화의 별자리그림과 실제 별의 운행궤도 등을 분석한 결과, “북위 38~39도에서 별자리를 관측해 그린 것”이라며 “현재의 평양 주변 하늘이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내렸었다. 클릭 --> " 세발까마귀 그림" ◆사진설명 :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시 오회분 4호묘 벽화에 있는 세발까마귀. 일본 나라 기토라고분에서도 이같은 세발까마귀 그림이 발견됐다(위사진). 지난해 공개된 일본 기토라고분의 주작도(가운데). 아래는 북한 남포시 고구려 고분 강서중묘 주작도. 세발까마귀는 그러나 꼬리와 날개, 다리 일부만이 남은 것으로 확인됐다. 쥐 그림은, 지난 1월 발견된 사람 몸통에 호랑이 얼굴을 한 그림과의 간격으로 볼 때, 12지신(支神)을 묘사한 것으로 일본 학계는 추정하고 있다. 안휘준 서울대교수(미술사)는 “사신도와 세발까마귀가 보인다는 점에서 고구려 후기 벽화(서기 6세기 후반)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건무 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고고학)도 “이제는 무덤에 묻힌 이의 성격을 파악하는 일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피장자(被葬者)가 고구려계인지, 아니면 고구려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일본인인지 여부에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이다. 고구려 고분 벽화 전문 연구자 전호태 울산대교수(미술사)는 “고구려계로 보는 것이 진실에 가까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교수는 “만약 고구려의 영향을 받은 일본인 집단이 기토라 벽화를 그렸다면 ‘외부 문화를 수용하면서 변형시킨’ 구조가 필연적으로 나와야 할텐데 현재까지 드러난 기토라 고분 벽화는 크게 보아 고구려 벽화의 ‘재판’(再版)이나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 愼亨浚 기자 hjshin@chosun.com ) ( 東京=崔洽 특파원 pot@chosun.com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