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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성명서 북한 <아리랑축전> 폐막에 즈음하여 북한은 4월 말부터 시작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아리랑>(이하 아리랑축전)을 격지의 지방민들과 방학을 맞은 학생들을 위해 몇 차례를 예정하고 대외적으로는 7월말로 폐막을 했다고 전한다. 10만 명의 대규모 출연진, 3개월이란 장기간, 규모와 기간에서 세계 유래 없는 행사를 드디어 갈무리 한 것이다. 이 행사는 ‘아리랑’이란 행사명이나 “아리랑을 통한 평화의 메세이지를 세계에 전하기 위함”이라는 주제 표명이나 민족 구성원을 “아리랑민족”으로 칭한 것으로 보아 분명히 세계인들과 해외 동포뿐만 아니라 우리의 참여를 전제로 마련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내외적인 요인으로 북한의 초청에도 불구하고 잔치에 함께 하지 못했다. 참으로 애석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업무를 위임받아 참관을 추진했던 본 연합회로서는 <대외초청 영접위원회>에 진심으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고, 동시에 함께하려 했던 3천여 신청자들께도 머리 숙여 송구스러움을 표하는 바이다. 돌이켜보면 북한은 먼저 5월 한 달간 아리랑으로 “세상을 들썩”하게 하더니 6월에는 남한과 함께 세계를 아리랑으로 뒤덮게 했고, 이어 일본 동포들에 의해 <아리랑콘서트>로 화답하게 하였다. 언제 우리가 이처럼 저 동학혁명과 3.1만세 운동 때 말고 아리랑으로 하나가 된 적이 있고, 하나가 되어 아리랑을 목청껏 불러 본 적이 있었던가? 실로 그 후 너무나 오랜 뒤에 우리에게 다가온 ‘아리랑 세상’인 것이다. 누가 의도하지 않았어도 우리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그렇게 연대했던 것이다. 이에 우리는 <아리랑축전>을 뒤로하며 아리랑에 대해 함께 자문해야 할 시점을 맞았다. 끝내 우리를 위해 벌린 양팔을 공허하게 접은, 그래서 가슴 한 켠에 시려움으로 비워두었을 북녘 동포들에 대해 유감의 표시로서, 군사적 시위 상황을 장시간 재현하여 체제 강화 행사라고 보도한 언론에 의해 상심한 이들에게 새로운 기약을 담보하는 뜻에서 그렇다. 그것은 말로는 아리랑을 민족의 상징(symbol)으로 민족 구성원 모두가 이의 없이 공인하는 ‘민족의노래’로서, 남북한 단일팀단가로 합의하여 ‘통일의노래’가 되었고 세계 유네스코가 <아리랑상>(ARIRANG PLiZE)을 제정하여 ‘세계의노래’가 되었다고 하면서도 과연 그 같은 아리랑의 위상을 통해 이 시대 민족문제 해결에 이를 실마리로 삼아야 한다는 당위성에 얼마나 고민 했는가 하는 자문이다. 분명히 “아리랑은 민족동질성 회복의 구체적인 단서”라고 입빠르게 말하면서도 정작은 50여종에 6천여 수의 노랫말을 갖고 있다는 적층성이나 국내는 물론 해외 전 동포사회에서 불려진다는 전승 범위의 광역성, 거기에 사랑을 기저로 한 저항성· 연대와대동성·해원상생을 기본 정신으로 한 민족 심성의 결정체라는 지극한 보배로움을 현재적 가치로 환원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음을 이르는 것이다. 이러한 자문을 게을리 했기에 남한은 개인적이고 상업적인 활용에 치우쳐 ‘세마치 장단’이라는 전통성을 떠난 4박자의 락(rock)으로 변형, 단 1절만을 응원가로 불렀고, 북한은 “1920년대 아리랑”에만 대표성을 부여하고 성격에서 저항성만을 강조하여 항일 투쟁가로만 특화 시켰다. 그 결과 <아리랑축전>에서 많은 토속 아리랑들은 제외하고 이 아리랑과 창작가요 아리랑만을 사용한 것에서 이를 단적으로 알 수가 있다. 이는 오늘의 보편적인 시각에서 시정되어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분명한 사실은 남과 북 그리고 해외 동포사회에서도 상징성과 연대성 그리고 자주 의식을 인식하고 아리랑을 부른다는 것이다. 이것은 되풀이 하는 말이지만 아리랑의 현재적이고 미래적인 옹골찬 가치인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적어도 아리랑으로 하여 언제 어디서든 <아리랑민족>의 구성원이고, 그래서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으로 아리랑은 남북간에 우선적으로 교류될 대상이며 주제이다. 바로 그 하나로 먼저 내년에는 <아리랑축전>을 공동으로 추진하여 연출과 솔로 부문에 남한과 해외동포를 참여시켜 방향성과 내용에서 보편성을 확보, 행사 의의를 높여 남한의 참관 명분을 마련해야 한다. 이에 남북의 관계 당국은 이를 적극 검토하여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거들어 주어야함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그래서 <아리랑축전>이 개선되고 정례화되어 민족축제로 발전할 수 있게 된다면 이야 말로 바람직한 교류가 아니겠는가. 부디 <아리랑축전>과 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아리랑에 대한 인식이 전환되어 민족통합의 실마리로 그 역할을 다 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2002년 8월 2일 사단법인 아리랑연합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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