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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명분없는 이라크파병
2003. 3. 13 경향신문 (펌) ［사설］명분없는 이라크파병 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이미 1천여만명이 참가하는 전지구적 반전시위로 확인됐지만, 국제적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명분 없는 행위이다. 그러나 미국은 유엔 승인이 없더라도 독자적으로 이라크전쟁을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라크전은 공격할 정당한 이유가 없는,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미국의 전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 여론도 전쟁 반대쪽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가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이라크전쟁 때 비전투병을 파병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노무현 정부의 ‘균형있는 한·미동맹정책’과 북핵문제 접근법에 불만을 품은 미국을 달래고, 전후 복구 참여 기회를 얻기 위해 파병을 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러나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다. 이라크전은 한·미의 현안이 아닌, 국제적 쟁점이라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와 국제여론이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문제이다. 물론 한·미관계, 복구 참여라는 현실과 경제적 이익도 파병 여부를 정하는 데 고려사항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다. 한·미동맹이 중요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모든 외교를 종속시키는 틀로 작용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외교의 다변화가 절실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한·미동맹과 파병은 별도의 문제이며, 미국을 이해시킬 근거도 많다.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전쟁을 반대하고 있으며, 미국 단독의 이라크 침공은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말대로 국제헌장을 무시하는 행위이다. 억지로 전쟁에 끌려들어갈 이유가 없다. 복구 참여라는 불확실한 미래의 이익도 국민 여론과 세계 여론을 거스를 이유가 되기 어렵다. 우리 외교가 반도에 닫혀 있지 않고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면, 당당하게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지금이 그 기회이다. 파병 결정을 재검토하기 바란다. 최종 편집: 2003년 03월 13일 18:29:34 http://www.khan.co.kr/news/view.khn?artid=200303131829341&code=99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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