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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세대교체 착수!
2003. 1. 14 한겨레신문 (펌) 조선일보 세대교체 착수 편집인 김대중씨 워싱턴 이사기자로 '최고영향력' 우익논객 사실상 퇴진 변용식 편집인·국장체제 논조 주목 <조선일보> 편집인으로서 한국 보수층의 시각을 대표해온 김대중(64)씨가 미국 워싱턴 이사기자로 발령받은 것과 관련해 그 배경과 의미에 언론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선일보사는 지난 11일 김씨를 워싱턴 지사 이사기자로, 강천석 논설위원실장을 논설주간으로 발령하고, 변용식 편집국장으로하여금 편집인을 겸임하게 하는 등 부장급 이상 간부직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김씨는 지난 대선 이후 스스로 미국 주재기자를 강력히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기자’라는 낯선 직함은 조선일보사 이사라는 김씨의 지위를 고려한 예우 차원에서 신설됐다. 김씨는 조선일보 13일치 8면에 실린 자사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부시 행정부의 대외정책과 한국 노무현 새정부의 대미관이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 새정부의 정치·경제정책 등에 대해 미국서 본 시각으로 보도하겠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지면에 따르면 김씨의 전보발령은 `기자로서 현장복귀’다. 그러나 세간에서는 ‘김씨의 퇴진’과 `간부급의 세대교체’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일반적이다. 예상보다 빨리 전격적으로 이뤄진 이번 인사에서 김씨보다 10살 아래인 변 편집국장이 편집인을 겸하게 되고, 안병훈 부사장과 류근일 주필이 올해 정년을 맞음에 따라 후속인사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조선일보 사장실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김 전 편집인이 평소 2004년 9월 정년퇴임 이전에 다시 한번 현장취재 기자로서 일하기를 희망해온 데 따른 것이지만,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사내 세대교체 프로그램의 일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1965년 조선일보사에 들어가 1990년 주필을 맡은 이래 조선일보의 대표적 보수논객으로 꼽혀왔다. 그런 만큼 그의 `퇴진’을 바라보는 시각은 각별할 수 밖에 없다.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는 “최대 부수의 신문사 조선일보의 편집권을 쥐고 천하를 호령하던 그의 퇴장은 한시대의 종막을 예고하는 대사건”이라고 평했다. 인터넷신문 <프레시안>도 “조선일보 지면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김 전 편집인이 더 이상 지면제작이나 신문논조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면서 “중앙일보사와 동아일보사도 조만간 대규모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전해져, 대선기간 중 노 당선자와 대립각을 보여온 이들 신문3사의 향후 논조나 방향 등이 이번에 실시되는 인사를 통해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씨의 미국행을 전한 조선일보 기사에 대한 인터넷 100자평에는 “초심으로 돌아가서 컴맹세대에게도 즐거움을 되찾아달라”는 격려성 당부에서부터 “극우로서 현 정부를 가장 반대하는 사람이 워싱턴에서 활동하는 것이 한국에 과연 보탬이 될지 회의적”이라는 우려와 “대선기간 중 지면을 통해 저지른 반역사적 범죄를 반성하라”는 질책이 엇갈리고 있다. 김씨는 몇몇 전문가 집단에서 최고의 영향력을 가진 언론인으로 꼽히곤 했지만, 언론계 안팎에서는 수구기득권 논리를 대변하기 위한 악의적 왜곡과 편파성으로 비난의 대상이 됐다. 김씨는 사회부장이던 1980년 5월 ‘광주는 난동자들이 장악한 무정부상태’라는 기사를 직접 작성한 것을 비롯해 정치부장(81~84년) 시절에는 전두환 군사정권을 미화하는 기사들을 쏟아냈다. 지난 1997년 대선 때는 조선일보의 편파보도에 항의하던 야당 관계자들에게 “너희들 이틀 뒤면 끝이야. 까불지마”라고 폭언을 퍼붓기도 했다. 2001년 8월 언론사주들의 탈세와 연루돼 검찰의 소환통보에 끝내 불응하며 회사에 사표까지 냈던 것은 세상을 재단하던 논리 뒤에 감춰진 그의 또다른 모습이었다. “시민단체의 (부적격후보) 낙천낙선운동이 특정 정치세력의 후원자를 넘어 조종자로 변모”(2000년 1월15일), “통일 대신에 우호적 분단”(2000년 5월10일), “막가는 언론탄압”(2001년 3월31일), “한국 언론이 언론사주와 광고주들로부터 받는 압력은 정부의 압력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2002년 5월 국제편집인회의 발언) 등의 글과 말은 최근 몇년 사이 그의 편견과 오만을 드러낸 일부 사례일 뿐이다. 외신 인용까지 왜곡하는 그의 논설은 인터넷신문 <딴지일보>에서조차 통렬한 풍자와 조롱의 대상이 됐다. 그는 지난해 5월에는 전국의 현직 언론인 1500여명으로부터 언론계 퇴진을 요구받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그의 퇴진이 편파·왜곡·권언유착으로 얼룩진 한국 언론의 부정적 모습이 개선되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언론계는 주목하고 있다. 조일준 기자 http://www.hani.co.kr/section-005100025/2003/01/005100025200301141919440.htm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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