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몇가지 반박
1. 1948년 반민특위는 일제에 직간접으로 협력한 행위를 반민족행위자 판단의 한 기준으로 삼았다. 이런 기준에서 볼 때 자원하여 일본 육사에서 교육받고 일본군 장교로 일한 박정희는 객관적으로 분명히 친일파의 범주에 들어간다라고 봐야한다. 일본군 장교로서의 직무 수행은 일제의 침략전쟁에 직간접으로 협력한 것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일본군 장교는 일제 식민지 하급 관리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이 분은 박정희가 민족독립의지를 가졌다는 몇가지 일화를 이야기하였는데, 열거된 박정의 개인의 내면은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어떤 외면의 행동으로 나타난 것이 없기 때문에 친일파 부정의 판단 근거로 될 수 없다. 일제때 고등계 형사로 일하던 자가 술자리에서 조선 독립에 우호적인 말을 몇마디 했다는 일화가 소개된다 하여 친일파 혐의를 벗어날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는 다만 외부에 나타난 객관적 사실들에 의해서만 친일파를 판단할 뿐이다. 만약 일제치하가 상당기간 더 지속되어(?) 박정희가 독립운동을 했다면 박정희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지금의 논의에서 전혀 고려할 사항이 아니다. 박정희의 일본군 장교 경력은 처벌 수준을 논외로 하더라도, 최소한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되기에 부적절한 도덕적,정치적 결격사유에 해당한다. 해방후 우리의 민족사가 제대로 섰다면 박정희는 절대로 대통령이 될 수 없는 사람이다. 그랬다면 지금의 박정희 논란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2. 이 글을 쓴 분의 반공의식, 반북의식은 거의 70년대 대한뉴스 수준이다. 이 분에게 묻고 싶다. 도대체 북한의 공산주의자들이 우리 민족에게 저지른, 일제보다 더한 죄악이 무엇인가? 박정희에 대해서는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분이 한국 현대사에 대해서는 편견과 무지에 가득차있는 것 같다. 내 생각으로 해방후 현대사를 사심없이 객관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눈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한국전쟁에서 광폭한 반공의 교훈이 아니라 외세의 의해 강제된 민족의 비극에 대한 아픔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이 분이 말하는 좌익을 제외한 민족주의는 진정한 민족 범주가 아니고 민족으로 포장된 이기적 편견일 뿐이다. 우리 민족은 수천년 동안 양반과 평민,노비가 함께 어우러져 살아왔다. 한 공동체내에서라도 사회적 처지에 따라 사상이나 생각이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꼭 이념으로 따진다면 해방후 상당수의 민중들은 자본주의보다 사회주의를 선택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당시는 소작제 폐지와 토지의 분배가 사회주의였기 때문이다. 진정한 민족주의는 이념을 모두 아우르고 포용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독립운동도 마찬가지이다.
3. 박정희의 공과에 대해서는 더 언급하지 않겠다. 하지만 박정희가 민족사에 있어서 걸출한 민족지도자라느니, 박정희가 아니었으면 한국의 경제 발전도 없었을 것이라느니 하는 주장은 정말 곤란하다. 일본에 돈 몇푼 받고 식민지 통치에 면죄부를 주었고 민족적 자존심을 포기한 자가 걸출한 민족지도자란 말인가. 분명한 것은 박정희가 아니라 민주화운동가, 연북통일주의자가 대통령이 되었더라도 우리 민족의 운명과 삶이 지금보다 못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능력이 자유로운 사회체제하에서 더욱 꽃피우리라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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