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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의 반미노선 적절한 구호인가?
민주노동당 당원게시판 (펌) 글번호 : 370 올린이 : 유수환 등록일 : 2002년 10월 09일 저번 3월 15일 민주노동당의 당대회에서 <반미>라는 기상천회한 구호가 채택된적이 있어 여전히 그때 일을 상기하자면 아직도 씁쓸한 기분을 지울수가 없다. (그 당시 NL진영들이 쪽수로 밀어부치며 어떻해서든 <반미> 노선을 관철시키려는 것을 보고 그들의 뻔뻔함에 질려버렸다. 내가 당내의 NL 동지들의 열정을 존중하면서도 가끔씩 비판적 시각을 보이는것도 바로 자신들의 정치적 색깔을 당의 노선으로 강요하려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 물론 한국사회에서 정치.군사.경제적으로 미국의 영향력은 결코 무시못하는 <존재>이며, 군사적으로 대한민국의 군사작전지휘권을 장악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한국 현대사의 급격한 정치적 변화가 있을때마다 미국이 개입해온것도 사실이다. 또한 동아시아 금융위기로 인해 IMF 관리체제가 들어서고 난뒤에는 김대중 정부는 무분별한 신자유주의적 정책으로 이에 따른 구조조정 프로그램(SAP:Structure Adjustment Program)을 한 결과 민족경제의 기반이 갈수록 취약해졌고, 경제체질이 카지노적 투기성향으로 기울였다. 특히 지난 2000년 10월 중순, 유엔무역개발기구(UNCTAD)의 자료에 의하면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에 이어 해외매각한 나라로서 세계 3위라는 충격적인 통계가 나왔는데 이것은 김대중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한국경제를 주도해왔는지 잘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 증시에 유입되는 달러 자본의 63% 이상이 투기적 성향의 단기자금이기에 더욱 더 심각하지 않을수없다. 전세계적 추세를 보아도 9.11 테러 직후 조성된 세계적 공안정국을 틈타 2001년 11월 14일 카타르에서 열린 제4차 WTO 각료회의가 열려 WTO 뉴라운드의 창설되었으며, 현재 미국 자본주의체제가 심각한 모순에 빠지면서 그에 따른 대응책으로 군산복합체(軍産複合體)의 이해관계에 놓여있는 부시 행정부의 군사주의적 대외전략(예를들어 아프간 침공이나 이라크 공습)은 강화되었으며, 전지구적으로 제국주의 세력들의 일방주의적 패권주의(Unilateral hegemonism)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이와같은 조건을 놓고 보더라도 민주노동당의 '반미' 노선은 부적절한 슬로건에 지나지 않는다. 일부는 제국주의 세력의 조폭두목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을 반대하는 것이 뭐가 문제냐고 반문할지도 모르지만 이런 사실관계를 놓고 봤을때도 반미(反美)라는 선정적인 구호는 우리 당의 강령으로 삼기에는 대단히 부적절하다. 이에 대한 반론으로 몇가지 예를 들어보겠는데, 첫째 <전민항쟁론의 정치적 오류와 반동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시피, 과거 일제치하에서 민족해방을 위한 '반일'은 나름대로 타당했다고 보나 현재 시점으로 봤을때는 우리나라는 미국의 식민지라기 보다는 종속적 위치에 있는 중진국에 지나지 않기때문이다. 과거 일본의 식민지 시절 <항일투쟁>으로 일제로부터 해방되어야만이 정치적 자유 및 경제와 문화의 건설이 가능했으나, 지금은 정치적으로 어느정도 독립되어있는 상황이고, 현재 미국의 부당한 요구와 시정하고 종속적인 부분을 최소한으로 줄여나가면 되는 것이다. 예를들어 SOFA 와 한미군사상호방위조약 개정 및 폐지와 더불어 군사작전지휘권 확보 및 한미일 군사동맹체제의 현 시스템을 전환하여 평화유지군으로 유지하면서 단계적 철수 요구, 투기적 성향의 초국적 금융자본에 대한 적절한 (외환) 통제 - 예를들어 주식시장에 외국자본의 비중을 현재의 36%에서 10% 수준으로 제한하여 주식시장이 외국자본의 투기적 행동에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할것이며,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최대한 억제하는 방법 - 예를들어 지금과 같은 노동배제적인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을 최대한 지양하고 민중적 관점의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할것이며(예를들어 노동시간 단축, 일자리 나누기, 노동자 경영참가와 더불어 황제식 재벌체제 타파 등) 만약 불가피하게 고용조정이나 노동력의 재배치가 필요할 경우 그 대책으로서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과 사회복지의 강화를 모색등- 하는 방법들이 있다. 둘째, 정당의 차원으로써 타국을 전면적으로 반대하는 네거티브한 구호는 외교적으로 적절하지 못하며, 우리당이 북한 정권과 거리를 두고 있다하더라도 사회당의 <반조선로동당>과같은 슬로건을 걸지 않은것처럼 대중들에게 괴리감이 있는 구호를 건다는 것은 책임있는 정당으로써 매우 무책임한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 셋째, 일부는 반미노선을 비판하였다고 해서 그럼 미국에게 계속 굴종적인 자세를 취할거냐? 아니면 친미노선으로 가자는거냐고 반론할지 모르지만 이제는 제발 그런 돌대가리같은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는 것이 정신건강에도 좋을 것이다. 우리가 과거 역사를 돌이켜보면서 반일(反日)이나 반미(反美)라는 민족주의적 입장에도 불구하고, 민족간의 갈등차원을 넘어서서 그 '갈등의 기본성격'이 무엇인가를 중심에 놓고 사고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즉 우리가 민족사, 그리고 세계사를 놓고봤을때 진정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은 단순히 일본인, 미국인과의 종족(種族)싸움이라는 차원이 아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반대하는 것은 반일(反日), 반미(反美)와 같은 인류학적 차원의 민족적인 혹은 인종간의 대립이 아니라 그들의 역사적 형태 속에 존재하는 제국주의적 야만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의 민족해방투쟁을 보더라도 저항적 민족주의 역시 일국적 패권주의로 흐를수 있는 가능성이 언제나 존재한다. 예를들어 미제국주의와 눈물나는 투쟁을 했던 베트남 정권의 캄보디아 침공) 넷째, 혹자는 미국에 대한 전면적 반대가 아닌 반(反)미패권주의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러한 반미(反美)노선 역시 북한정권의 반미 자주화와같은 일국적 쇼비니즘(chauvinism)이나 일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반미 지상주의와 큰 구별이 가지 않는다. 또한 군국주의의 부활을 꿈꾸는 일본의 극우적 천황주의 세력들 역시 제2의 대동아공영권을 꿈꾸며 반미패권주의를 주장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 예가 일본의 강경 극우파중에 한 사람인 이시하라 신따로의 "민주노동당은 세계화된 자본에 맞서는 전 세계 노동자계급, 착취당하는 민중, 억압당하는 민족과의 국제 연대에 앞장서 정의와 평화가 넘쳐흐르는 인류 공동체를 건설해 간다." 즉 민주노동당은 세계의 피압박 민중들과 연대하고 제국주의 세력들의 부당한 간섭을 시정하여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것이 주요한 목적이라고 볼 수 있다. 다섯째, 반미(反美)는 미국이나 선진국들의 진보적인 양심세력들과 연대하기에도 부적절한 노선이며, 반전평화라는 슬로건과도 어울리지 않는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그러한 노선은 자칫 잘못하면 고립주의적 노선으로 갈수있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다시 한번 민주노동당의 강령(외교부문)의 핵심적인것만 간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 민족의 통일을 방해하고 자주권을 억압하는 미국을 포함한 모든 외세와의 불평등 조약 및 협정을 무효화하고 진정으로 호혜평등한 국제관계를 형성해 간다. 이를 위해 민주노동당은 불평등한 한미 군사조약과 한미 행정협정을 폐기하고, 핵무기를 완전히 철거하고 미군을 철수시킬 것이다. 둘째,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와 아시아 전체의 평화보장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를 위해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이해당사자 모두가 참여하는 국제적 협의기구를 결성하고 군축 및 지역평화를 위한 대책을 수립할 것이다. 셋째, 국제연합(UN) 등 국제기구를 특정 국가의 제국주의적 패권주의적 이해를 위해 도구화하려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반대하고 국제기구의 혁신을 위해 노력한다. 넷째, 어떤 군사적 블록에도 참여하는 것을 반대하며, 자주적인 비동맹운동을 지지하고 이에 적극 참여할 것이다. 다섯째, 전세계의 진보세력과 연대하여 세계적 차원의 평화정착에 기여한다. 즉 전세계 노동자 민중들 그리고 진보적 양심세력과 연대를 꾀하는 국제주의적 노선을 취할것이며 과거 유럽 사회민주주의 국가들의 오류(예를들어 독일·벨기에 사민당의 자국의 이익을 위해 1차세계대전 참전결정과 파시스트 세력과의 밀회, 1950년대 프랑스 기몰레 사회당정부의 알제리에 대한 식민주의적 정책이나 현재 미국의 패권주의와 손을 잡고 아류 제국주의의 행태를 보여주고 있는 영국 노동당 등)를 되새기며 이를 극복하는데 주력해야 할것이며 민주와 평등과 해방이라는 강령을 중심으로 반(反)제국주의. 반전평화, 반파쇼 노선을 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볼수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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