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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도약 이끈 지도자들-대처 前 영국총리
2007. 4. 6 문화일보 (펌) < Jump up! Korea-‘앞으로 10년’ 국가흥망 가른다> ‘自助국가론’으로 ‘乳母국가론’ 극복 제1부, 국가 도약 이끈 지도자들-③대처 前 영국총리(中) 박상주기자 sjpark@munhwa.com  ▲ 마거릿 대처는 영국병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아주 독한 개혁처방이 필요하다고 국민들을 설득했다. 지난달 20일 찾은 대처의 모교 옥스퍼드 서머빌칼리지 ‘마거릿 홀’에서 마주친 대처의 청동 흉상은 강인한 ‘철의 여인’ 이미지를 그대로 담고 있었다. 옥스퍼드 = 박상주기자 영국은 지난 280년동안 초대 총리인 로버트 월폴경(卿)으로부터 현 토니 블레어에 이르기까지 모두 55명의 총리를 배출했다. 그러나 이들 중 이름 뒤에 ‘이즘(ism)’이란 말을 붙인 조어를 만든 사람은 마거릿 대처가 처음이다. 영국 경제의 재생을 꾀한 대처의 정책을 세상은 ‘대처리즘’이라고 일컫는다. 그만큼 대처의 통치철학과 경제치적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지난 3월19일 오후(한국시간) 카디프 대학 비즈니스 스쿨을 찾았다. 대처리즘 전문가인 패트릭 민포드 교수와 브라이언 모건 교수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민포드 교수는 지난 1981년 364명의 경제학자들이 대처의 경제정책을 비난하는 성명서를 발표하자 대처를 옹호하는 글을 영국의 유력지인 ‘더 타임스’에 기고했던 인물이다. 당시 대처는 그에게 감사의 편지를 전했다. 영국정부의 여러 기관에서 경제 자문관을 맡았던 모건 교수는 리더십과 경제발전, 기업경영 등의 상관관계를 연구하고 있다. 한 시간 차이를 두고 이루어진 두 사람과의 인터뷰 내용을 중심으로 대처리즘이 무엇인지 조명해본다. 1979년 영국 경제 상황은 최악이었다. 경제성장은 정체됐고, 높은 인플레속에 실업자는 거리에 넘쳤다. 하루가 멀다하고 노조의 파업이 벌어졌지만 정부는 이미 통제력을 잃고 있었다. 한국과 태국, 대만 등 신흥 경제개발 국가들이 영국의 시장을 파고 들고 있었다. 일찍이 영국사람들이 겪어보지 못한 어려움이었다. “당시 영국은 ‘유럽의 병자(Sick Man of Europe)’로 불렸습니다. 이웃 유럽국가들로부터 조롱을 당할 정도였습니다. 1979년 집권한 대처는 이런 병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아주 독한 처방이 필요하다고 국민들을 설득했습니다. 당시 대처에겐 ‘티나(TINA, There is no alternative)’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대대적인 수술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말을 연일 외쳤기 때문이지요.”(민포드) 그러고는 하나하나 개혁을 해나가기 시작했다. 대처는 영국병이‘큰 정부’ 탓이라고 확신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로 상징되는 영국정부의 복지정책이 국민들의 자립정신을 빼앗는다고 생각한 것이다. 일을 안해도 정부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었기 때문이다. “대처는 우선 재정지출을 대폭 줄였습니다. 외환거래를 자유화하는 등 각종 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하거나 완화했습니다. 소득세도 대폭 내렸습니다.”(민포드) 그러나 그 약효는 금방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경제상황은 더욱 악화될 뿐이었다. “1982년은 한마디로 ‘영국경제의 암흑기’였습니다. 실업률은 치솟고, 석탄과 철강 등 모든 산업에 불황의 그늘이 짙게 드리웠습니다. 대처는 다음 선거에서 밀려날 게 뻔했습니다.”(모건) 그런 대처를 구한 것은 그해 4월 발발한 포클랜드 전쟁이었다. 당시 영국과 아르헨티나간 영토분쟁이 일던 포클랜드에 아르헨티나 군이 상륙하면서 두 나라는 결국 전쟁을 벌이게 됐다. “포클랜드 전쟁이 대처를 정치적 위기에서 구했지요. 일거에 모든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대처는 영국으로부터 1만3000km나 떨어진 남대서양의 포클랜드섬으로 출병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우리가 이긴다는 보장도 없었어요. 당시 영국은 더 이상 글로벌 파워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영국은 승리했고, 대처도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모건) 포클랜드 전쟁은 대처에게 1983년 총선 승리를 안겨다 주었다. 영국 경제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대처 처방전의 약효가 드디어 나타나기 시작한 겁니다. 경제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어요. 대처는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고 다시 한번 확신하게 됩니다. 대처의 개혁 드라이브에 가속도가 붙게 되는 거지요. 노동법을 개정해 노조파워를 무력화시켰고, 효율성이 낮은 국영기업들을 민영화했습니다. 공공주택을 민간에 분양했습니다. 점점 대담하고 급진적인 정책들을 펴기 시작했습니다. 지방세 체계를 개편하면서 인두세의 일종인 주민세(community charge)를 1990년 도입했어요. 백만장ㄷ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똑같이 일정액을 내야 하는 인두세는 당시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모건) 대처리즘의 사상적 배경은 뭘까. 민포드 교수는 대처리즘의 기저에 새뮤얼 스마일스의 ‘자조론(Self Help)’이 깔려 있다고 말했다. 에든버러대학 출신 외과의사였던 스마일스는 1859년 ‘자조론’이란 책을 펴내 영국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스마일스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며 근면과 성실이 성공의 열쇠임을 설파했다. “자조정신은 영국사회를 지탱하는 큰 힘이었습니다. 그런 영국사회가 ‘요람에서 무덤까지’로 표현되는 노동당 정권의 복지정책때문에 크게 훼손됐습니다. 이른바 ‘내니 스테이트(Nanny State, 지나친 복지정책을 펴는 정부를 경멸적으로 표현한 것)’가 된 겁니다. 대처리즘은 이런 영국을 자조론으로 극복하려 한 겁니다. 대처리즘은 복지를 없앤 게 아닙니다. 우선 자신이 스스로 최선을 다하고, 그래도 안되면 정부에 도움을 청하라는 거지요. 최근 노동당 정권이 내세우는 ‘제3의 길’도 결국은 대처리즘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개념입니다.”(민포드) 인터뷰를 마치고 카디프 시내를 걸었다. 10년만에 다시 걷는 거리였다. 전엔 볼 수 없었던 밀레니엄 스타디움이 장엄하고 미려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었다. 시내 곳곳에도 새로운 건물이 올라가고 있었다. 영국 경제의 활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카디프·옥스퍼드=박상주 경제산업부 차장 sjpark@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7-04-06 (출처)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0704060103082404000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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