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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경비지니스
작성일 2023-06-01 (목)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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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심 세계화'는 끝…가속화되는 ‘분열된 세계화’ [세계는 핵분열
'미국 중심 세계화'는 끝…가속화되는 ‘분열된 세계화’ [세계는 핵분열 중]

입력 2023. 5. 15. 07:50 수정 2023. 5. 15. 07:52

[스페셜리포트] G2 그리고 T25





“동맹이라는 것은 속국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고 우리가 스스로 생각할 권리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4월 중국 방문 직후 남긴 발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친분을 한껏 과시한 그가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과 관련, ‘독자 노선’을 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럽이 미국의 추종자가 돼선 안 된다”는 다소 수위가 센 그의 발언은 미국과 유럽을 발칵 뒤집었다. 오랜 시간 미국의 전통적 우방 국가인 유럽의 강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느 편에도 서지 않겠다’는 것은 미국으로선 뼈아픈 배신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미국의 속을 긁는 곳은 프랑스만이 아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브 빈 살만 왕세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껄끄러운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에너지 위기 대응을 위해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빈 살만 왕세자를 찾아 원유 증산을 요청했지만 거부했다. 오히려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해와 지난 4월 초 두 차례에 걸쳐 OPEC+의 감산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3월에는 중국과 원유 거래에 ‘위안화 결제’를 선언하기도 했다.



미 외교 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결정은 지난 50년간의 ‘페트로 달러’ 체제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 안보의 속국이 아니라 국제 정치에서 독립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강국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지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경제학자인 앵거스 매디슨은 1995년부터 2005년까지를 ‘세계화의 황금 시기’라고 분류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경제 통계 관련 업무를 오랫동안 지속해 온 그는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장기간에 걸친 경제 성과를 기록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에 따르면 ‘세계화의 황금 시기’는 인류 역사상 유례없을 정도의 ‘평화와 번영’을 누린 시기였다. 미국을 중심으로 경제적인 효율성의 추구가 결합된 ‘세계화’는 그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강력한 패러다임이었다.


이 강력한 패러다임이 깨지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세계화’의 거대한 물결 속에서 미국에 반기를 들 수 있는 국가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이라는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한 지금,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이라고 여겨졌던 국가들조차 미국에 등을 돌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 속에서 자신들의 이익이 명확해질 때까지 어느 한쪽 편에 ‘줄 서기’를 거부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미국을 중심으로 견고하게 구축돼 있던 ‘세계화’는 이제 정말 종말을 맞고 있는 것일까. ‘탈세계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지금, 그동안 전 세계의 정치와 경제 논리를 지배해 왔던 ‘세계화’의 역사를 되짚어 봤다.


‘팍스 아메리카나’의 완성, 브레튼우즈와 GATT


세계경제포럼(WEF)은 2019년 ‘세계화의 간략한 역사(A brief history of globalization)’라는 글을 통해 세계화의 의미를 설명했다. WEF에 따르면 세계화는 상품만이 아니라 서비스·기술·투자·사람 정보가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들 수 있는 환경을 필요로 한다. 이를 통해 경제적인 연결 외에 각 국가의 문화와 인적 교류를 통한 상호 의존도가 높아지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WEF는 이 세계화를 역사적으로 세 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제1차 세계대전 이전 영국의 산업혁명이 기반이 됐던 ‘세계화 1.0’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화 2.0’ 그리고 1991년 소련의 해체 이후 ‘팍스 아메키라나’ 체제에 기반한 ‘세계화 3.0’이다.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더라도 지금의 세계화는 ‘패권 국가로서 미국의 역사’와 같이 발전해 왔다고 할 수 있다.


1944년 브레튼우즈 협정.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패권 국가로서 존재감을 명확히 보이기 시작한 것은 1944년 ‘브레튼우즈 협정’부터다. 제1차 세계대전 이전만 하더라도 외환 거래의 기본 통화는 ‘금’이었다. 한 국가의 중앙은행이 화폐를 발행하면 반드시 그 가치만큼의 금을 갖고 있어야 했다. 은행에 화폐를 가져가면 은행은 이에 해당하는 액수만큼 금으로 바꿔 줬다. 당시 기축통화 구실을 했던 것은 영국의 파운드화였다.


하지만 ‘금 1온스(31.1g)를 35 미국 달러에 고정’하기로 한 브레튼우즈 협정 이후 영국은 공식적으로 경제 패권을 미국에 넘겨줘야 했다. 다른 나라들은 미 달러에 대해 자국 통화의 교환 비율을 고정했다. 달러 중심의 국제 경제와 무역 체제가 완성됐다.


미국의 안정적인 통화 패권을 구축한 게 ‘브레튼우즈 협정’이었다면 국제 무역에서 미국의 패권을 공고히 한 것은 1947년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GATT)이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을 비롯한 23개국이 맺은 이 협정은 관세 장벽과 수출입 제한을 제거하고 국제 무역과 물류 교류를 증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당시 협정의 참가국들은 새로운 국제무역기구(ITO)의 설립을 추진했다. GATT는 ITO가 설립될 때까지 참여국들 간의 국제 무역 규율을 ‘임시’로 성문화한 협정이었다. 하지만 이 새로운 기구가 미국 내부 경제에 간섭할 것을 우려한 미국 의회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쳐 결국 ITO의 출범은 무산됐고 이를 대신해 GATT가 거의 50여 년간 국제 무역 질서를 지배했다. 미국은 국제 무역 질서를 좌지우지하는 파워를 보여줬다.


통화와 무역 시스템에서 패권을 거머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는 이후 대호황을 누렸고 국가 간 상품과 서비스의 거래는 더욱 활발해졌다. 미국의 리더십 아래 자동차·비행기·라디오·TV 등 2차 산업혁명의 기술 발전은 전 세계 사람과 정보·자본의 거래를 더욱 촉진했다.



‘세계화 황금 시대’의 상징 WTO, 새로운 라이벌의 등장


GATT 체제 아래에서 새롭게 활짝 열린 자유 무역의 시대에 수혜를 본 것은 미국만은 아니었다. 그중 대표적인 국가가 일본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폐허나 다름없던 일본은 1950년부터 1970년 사이 빠른 속도로 경제 발전을 이루며 1968년 일본의 경제 규모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할 정도까지 성장한다.


수출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 경제적인 영향력을 키워 가는 일본에 놀란 미국은 1974년 일본을 향해 ‘슈퍼 301조’ 카드를 꺼내 든다. 강제로 일본의 고정 환율제를 폐지하고 변동 환율제로 바꿔 엔·달러 환율을 달러당 360엔에서 260엔으로 낮춘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강력한 조치에도 첨단 기술을 등에 업은 일본의 수출은 쉽게 꺾이지 않았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이라는 자신감에 가득 찬 일본은 1985년 엔화를 기축통화로 만들겠다는 의도를 공식화하기에 이른다. 미국은 일본을 제압하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 1985년 ‘플라자 합의’다.



(사진설명) 1985년 플라자합의. 사진=연합뉴스


1985년 9월 미국·영국·프랑스 재무장관이 플라자호텔에 모여 일본을 압박할 방안을 마련했다. 일본이 의도적으로 엔화의 화폐 가치를 낮추고 있다고 본 이들은 국제 무역 수지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엔화의 화폐 가치를 평가 절상하기로 했다. 일본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으면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돼 무역 보복 등의 제재를 당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단 1주일 만에 일본의 엔화는 달러화 대비 가치가 약 8.3% 올랐다. 그 후에도 엔화는 계속 평가 절상됐고 1995년에는 달러당 100엔 밑으로 하락했다. 이후 일본은 ‘엔고 현상’으로 인해 버블 붕괴 등의 타격을 받아야 했다. ‘잃어버린 30년’의 시작이었다.


반면 미국은 달러 약세를 기반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수출 시장에서 승승장구했다. 일본과의 경제 패권 전쟁에서 미국은 완벽한 승리를 거둔 것이다.


‘팍스 아메리카나(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평화)’의 정점이 된 것은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의 설립이다. 소련의 붕괴로 경쟁자가 사라진 미국은 자유로운 상품과 자본의 이동을 통한 세계화를 추진했다. WTO는 무역 장벽을 낮추고 회원국 간의 무역을 장려하는 GATT를 이어 받았다. 상품·서비스는 물론 지식재산권까지 아울러 분쟁 해결 등의 문제에서 강력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영구적인 기구’가 탄생한 것이다. ‘진정한 세계화’ 시대를 위한 자유 무역 시스템의 토대가 만들어진 것이다.


현재 160여 개가 넘는 회원국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이들 회원국 간의 교역이 세계 교역의 99%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다자주의 원칙에 기반한 WTO가 자리 잡으면서 양자주의·지역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자유무역협정(FTA)도 더욱 활발해졌다. 국가와 국가 간의 개별적인 직접 협정을 통해 WTO를 보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설명) 2001년 중국의 WTO 가입. 사진=연합뉴스


WTO는 세계화를 가속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가장 중요한 사건은 역시 2001년 중국의 WTO 가입이다. 중국은 1970년대 덩샤오핑의 등장 이후 개방 경제로의 전환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었고 1990년 후반 즈음에는 전통적인 사회주의의 틀을 완전히 벗어나 있었다. 내수 시장을 넘어 세계를 무대로 성장의 과실을 원했던 중국은 1986년 GATT 체제에서부터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려 왔다. 하지만 공산주의 체제에 기반한 중국을 ‘자유로운 무역에 기반한 세계화 시스템’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중국은 서비스와 투자를 개방하고 관세와 비관세 장벽을 완화하는 등 많은 노력 끝에 2001년 WTO 가입에 성공할 수 있었다.


중국의 WTO 가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것 역시 ‘미국의 입김’이었다. 당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WTO 가입을 지지하며 “WTO를 통해 경제적 자유를 도입하면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중국이 정치적 자유의 길을 따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리고 공화당 온건파와 연합해 중국을 세계 경제 질서의 한가운데로 끌어들였다.


여기에서 비극이 싹트기 시작했다. WTO 체제 아래서 세계화의 수혜를 보며 빠르게 성장한 중국은 자신들만의 ‘국가 주도형 경제 발전’ 모델을 구축했다. 사회주의 체제 변화 또한 용납하지 않았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001년 1조3300억 달러에서 2015년 10조8700억 달러로 증가했다.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02%에서 14.78%로 높아졌다. 수출입 총액은 2001년 5100억 달러에서 2015년 3조9600억 달러로 약 8배 증가했고 세계 교역량에서 차지하는 비율 또한 4.02%에서 11.89%로 높아져 있었다.


중국을 끌어들여 미국 중심 세계화의 패러다임을 더욱 공고히 하려던 미국의 의도는 오히려 자신들의 패권을 위협할 새로운 라이벌을 탄생시키는 데 일조한 꼴이 됐다.


세계화의 종말?…‘분열된 세계화’에 대한 경고

잘 굴러가는 듯 보였던 ‘미국 중심의 세계화’가 균열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2008년 금융 위기였다.

WTO 체제에 기반한 30여 년간의 세계화는 많은 국가들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줬지만 그만큼 불평등도 심화됐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불평등의 대가’라는 그의 저서를 통해 “세계화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지만 지금의 세계화는 부를 집중시키고 노동자들과 소비자들을 착취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시장은 도덕성을 가지지 않았기 때문에 각국 정부가 이를 관리해야 하지만 이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지금의 세계화는 ‘불평등’하고 ‘불공정’하게 됐다. 상위 계층은 부와 권력을 되물림하지만 세계화로 인해 손해를 보는 패자는 대부분 중하위 계층이다. 세계화가 지금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관리’되지 않으면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였다.


이 세계화로 인해 피해를 본 소위 선진국의 중산층들의 반발이 커져 갔고 이를 등에 업은 포퓰리스트들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2016년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은 ‘세계화에 대한 반발 심리’를 불쏘시개 삼아 나타난 현상들이었다.


패권 국가로서 중국의 야심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도 이즈음이다. 2013년 시작된 ‘일대일로(一帶一路·One Belt One Road)’ 사업은 육상과 해상을 묶는 새로운 ‘실크로드 경제권’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로와 동남아시아·서남아시아·아프리카·유럽으로 이어지는 해로를 하나의 커다란 경제 벨트로 묶겠다는 구상이다.



2015년 미중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찾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직접 공항에 나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발톱을 숨기지 않는 중국의 야심에 미국은 2018년 중국과 본격적인 무역 전쟁에 돌입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행정 명령에 서명한 뒤 중국 또한 미국에 보복 관세를 매기는 등 치열한 관세 전쟁이 벌어졌다. 이는 머지않아 통화 전쟁에 이어 기술 전쟁으로 확전되기 시작했다.


2019년 타결된 역내포괄경제적동반자협정(RECP)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커지는 중국의 영향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총 15개국이 참여한 이 협정은 인구 23억 명의 전 세계 약 3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FTA다. 미국은 2020년 10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제안하며 맞불을 놓았다. 미국은 ‘경제 협력체’의 성격이 짙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결국 중국을 첨단 기술과 부품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분석이다.


미국과 중국을 둘러싼 패권 전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3년여간의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유행)과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은 세계를 갈갈이 찢어 놓았다. 전 세계 공급망은 붕괴됐고 심화되는 에너지 위기 속에서 석유와 같은 자원은 강력한 무기가 됐다.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에 서방 국가들은 강력한 경제·금융 제재를 가했지만 이는 러시아를 무너뜨리기보다 오히려 러시아의 오일 수출이 ‘중국’과 ‘인도’라는 새로운 방향을 찾는 계기가 됐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달러 패권’의 위협도 한층 거세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이 중국과 원유·천연가스(LNG)를 거래하는 데 ‘달러’ 대신 ‘위안화’로 대금을 결제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중남미 국가인 브라질은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거래하는 데 ‘달러’ 대신 ‘위안화’를 사용하기로 최근 합의했다.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신흥국들 대부분도 중국과 아시아판 국제통화기금(IMF) 창설을 논의하는 등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위안화의 힘을 키우는 것을 선택하고 있다.


국제 미디어 조직인 프로젝트 신디케이트는 지난 3월 ‘분열된 세계화(Fragmented Globalization)’라는 칼럼을 통해 “세계 경제는 지금 매우 빠른 속도로 블록화되고 있고 몇몇 국가들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명확한 태도를 밝히지 않고 줄타기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의 인플레이션은 더욱 심화할 것이고 세계 경제의 성장 잠재력 또한 현저히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 칼럼은 “이미 극도로 연결돼 있는 전 세계 국가들은 앞으로도 완전히 ‘탈세계화(deglobalization)’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것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분열된 세계화’에 대한 우려를 낮춰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




이름아이콘 한경비지니스
2023-06-01 12:42
(출처)

https://v.daum.net/v/b5NumV4I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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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아이콘 프레시안
2023-06-20 10:11
윤 대통령이 中과 '당당히' 싸우는 사이 중국에 손 내미는 美와 英

입력 2023. 6. 17. 14:42

[기자의 눈] 국익보다 정권 이익 앞선 윤석열 정부의 '당당한' 외교, 계속할 것인가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는 서방의 대중국 전략이 중국을 배제하는 '디커플링'(De-coupling, 탈동조화)이 아닌 위험을 제거하는 '디리스킹'(De-risking)으로 옮겨갔다는 점을 공식 확인했다. 이후 중국과 서방의 접촉이 민관을 가리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주한 중국대사 발언을 두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비난하며 관계 악화를 자처하고 있는 한국과는 다른 행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21일(이하 현지시각) G7 회의 종료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중국과 분리(디커플링)하려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제거(디리스킹)하고 중국과의 관계를 다변화하려고 한다"며 '디리스킹'을 공식화했다.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겠다는 디커플링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시절에 시작됐고 바이든 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본격화됐다. 그러다 올해 3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중국에 방문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디커플링에 대한 반대 의사를 공식화하면서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워졌다.

G7 정상회의에서 디커플링 노선을 변경한 이후 미국은 중국과 접촉에 나서고 있다. 14일(현지시각) 미 국무부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오는 18~19일 중국 베이징에서 고위 관리들과 만나 미중 간 다양한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 역시 블링컨 장관의 방문을 확인했다.

미국에 이어 영국 외무장관도 방중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부 장관이 7월 중국 방문을 타진 중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주요 인사가 서방에 방문하는 일정도 계획돼 있다. 15일 중국 외교부는 리창 국무원 총리가 오는 18일부터 독일과 프랑스에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리창 총리는 독일에서 제7차 정부 협상을 진행하고 프랑스에서는 글로벌 금융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할 계획이다.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리창 총리의 독일 방문에 대해 이날 브리핑에서 "국제 정세가 불안정하고 인류 공동의 도전이 증가함에 따라 중국은 독일 측과 관계를 더욱 심화하고 확장하며, 대화와 협력을 강화하고 상호 이익을 유지하고 도전에 대처하기 위한 긍정적인 신호를 세계에 보낼 것"이라고 의의를 밝혔다.

그는 프랑스 방문에 대해서도 "중국과 프랑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책임대국으로서 다자주의를 수호하고 국제사회의 협력을 촉진하여 세계적인 도전에 대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중국은 프랑스를 포함한 모든 당사자들과 협력하여 세계 발전을 보다 공정하고 지속 가능하게 촉진하는 데 적극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과 서방의 접촉은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는 14일 본인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중국 방문을 밝혔고 중국 관영매체 CCTV는 16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빌게이츠 공동창업자를 만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 주석이 해외 주요 기업가를 만나는 것은 코로나 19 창궐 이후 최근 몇 년 만에 처음이다. 

미중 갈등 속에서도 미국 기업가들은 중국 정부와 접촉해왔다. 지난 3월 팀 쿡 애플 CEO가 리창 국무원 총리를 만났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딩쉐샹 부총리와 만남을 가진 바 있다. 

이렇듯 서방의 주요 국가들, 특히 유럽의 독일과 프랑스가 대중국 접촉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이들의 중국 견제도 상당 부분 노선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간 갈등 양상을 보였던 미중 관계가 곧바로 전환의 길로 들어서는 것은 아니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 브리핑에서 "많은 결과물을 기대하지 않는다"라며 "어떤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의도로 중국에 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 역시 중국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긴장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치열한 외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의 언급대로 트럼프 정부 이후 시작된 미중 간 갈등이 블링컨 장관의 방문으로 봉합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블링컨 장관이 중국에 방문할 수 있을 정도로 양국 간 접촉이 이뤄졌고 이를 통해 미국이 기존의 중국 배제와는 다른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상황이 이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중국과 관계에 있어 '당당한 외교'를 이야기하며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발언에 대해 거친 반응을 내놓고 있다. 싱하이밍 대사가 한국의 주권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고 이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항의를 해야 함은 당연하지만, 외교적 항의에도 관례와 적절한 수준이라는 것이 있다.

특히 10년 전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미국의 반대편에 '베팅' 하는 것이 좋은 베팅이었던 적이 없다"며 싱하이밍 대사가 말했던 것과 유사한 발언을 했는데도 오히려 바이든 부통령을 감싸줬던 정부라면, 싱하이밍 대사의 발언에 대해 보다 신중하게 접근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윤석열 정부와 여당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싱하이밍 대사와 중국에 대해 격한 비판을 쏟아냈다. 더군다나 외교부가 항의하는 것도 모자라 대통령이 선봉에 서서 중국을 비난하며 양국 관계를 더욱 풀기 어려운 상황으로 만들어버렸다.

윤석열 정부가 미국의 도청사건, 일본의 강제동원 책임회피 및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중국에 대해서만 당당한 외교를 하겠다는 '이중 기준'을 적용하는 데에는 현재의 국제 정세를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로 바라보는 이분법적 관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가 간 관계에서 '편가르기'를 하는, 시대착오적이며 비외교적 관념이 중국에 대한 과도한 대응을 부르고 있는 셈이다.

한편으로는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국민 정서를 활용, 중국 때리기를 함으로써 국내 정치적 지지를 높이겠다는 목표도 있어 보인다. 마치 북한을 때릴수록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논리다.

정부가 중국을 공격함으로써 당장 국민들에게 박수를 받을 수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중국 때리기와 디커플링도 미국 국민들에게 지지를 받기 위한, 즉 미국 내 정치적인 요인이 작용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런데 결국 미국도 국익 앞에서 중국과 디커플링을 포기하고 노선 변경을 시도하고 있다. 아무리 국내 정치적으로 중국을 때리는 것이 유리하다고 해도 국가 이익을 포기할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는 무엇을 택할 것인가. 중국 때리기를 지속하며 국익보다는 정권의 안보와 이익을 우선할 것인지, 아니면 윤석열 대통령이 부르짖는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의 뒤를 따라 중국과 만날 것인지, 선택의 시간은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아 보인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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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아이콘 중앙일보
2023-06-20 10:17
[사설] 주목받는 미·중 대화 복원, 한·중도 소통 채널 되살려야

입력 2023. 6. 20. 00:10수정 2023. 6. 20. 05:39


미 국무장관 방중, 무력충돌 방지 장치 등 논의
한·중 차관급 전략 대화, 민간교류 확대가 필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1박2일 중국 방문이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그는 베이징에서 그제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장에 이어 어제는 ‘외교 사령탑’인 왕이(王毅) 정치국원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잇따라 만났다. 2018년 이후 5년여 만에 이뤄진 미 국무장관의 방문이었다.

시 주석은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지금 국제사회는 중·미 관계의 현상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양국이 충돌하고 대립하는 것을 원치 않으며, 중·미 사이에서 한쪽 편을 드는 것을 꺼리고, 중·미의 평화 공존과 우호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 주석은 “중국은 미국의 이익을 존중하며 미국에 도전하거나 미국을 대체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마찬가지로 미국도 중국을 존중하고 중국의 정당한 권익을 해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의 발언은 미국에 대한 중국의 분명한 레드라인을 제시하면서도 대화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블링컨 장관이 방중 직전에 언급한 대로 양측은 고위급 대화 채널 복원,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가드 레일’)의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보도됐다. 특히 오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주석의 방미와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될지도 관심이다.


마치 ‘치킨게임’하듯 상대를 향해 정면으로 돌진하던 미·중이 대화 모드로 전환하는 모양새는 국제정치적으로는 매우 다행스러운 구도다. 물론 미·중의 전략 경쟁이 관계개선 국면으로 돌아섰다고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갈등 와중에도 대화를 모색해 가는 복합적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미·중 사이 한국의 외교 전략에도 고민과 숙제가 던져졌다.

윤석열 정부는 미·중의 대화 국면 전환 흐름을 면밀하게 살피면서 외교 공간을 최대한 확대해야 한다. 그동안 한·일 관계 정상화, 한·미 동맹 강화에 이은 한·미·일 안보협력에 올인하는 와중에 중국 및 러시아와의 관계가 어색해졌다.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의 ‘베팅’ 발언으로 비외교적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물론 안보를 위한 동맹 외교가 제일 중요하지만, 철저히 국익을 도모하는 탄력적 외교를 함께 펼쳐야 한다.


한·중 관계를 마냥 불편한 상태로 방치하지 말고 차관급 전략대화 등 각종 소통 채널을 적극 시도할 필요가 있다. 한·중·일 정상회의 연내 개최를 위한 물밑 접촉도 좋겠다.


정치적으로 껄끄러울 때는 민간 교류로 돌파구를 모색하는 것도 방법이다. 학계·문화계는 물론 청소년 등 민간 차원의 인적 교류도 추진해 볼 만하다. 지방자치단체 간 상호 방문 역시 이해 증진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국제 정세가 복잡다단할수록 단선적 외교보다는 다층적인 그물망 외교를 추진해 가야 한다.


https://v.daum.net/v/20230620001037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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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아이콘 매일경제
2023-08-16 10:45
[글로벌포커스] 독일의 중국전략에서 읽는다

입력 :  2023-08-15 17:05:28

美 '가치동맹' 수용하면서
유럽 독자성·WTO 개혁 강조

미국 일방주의와 선 그어
중국과 협력 여지 남겨둔것


독일은 지난 6월과 7월 최초의 '국가안보전략'과 '중국전략'을 잇달아 발표했다.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이미 올라프 숄츠 총리가 '시대전환(zeitenwende)'을 선언하면서 독일의 재무장을 포함한 대외정책 전환을 예고한 바 있다(2022년 2월 27일). 1년 이상의 준비를 마치고 히로시마 G7 정상회의 직후라는 시점을 잡아 공개한 것이다.

일본도 작년 말 '3대 안보문서' 개정을 통해 유사한 전환을 시작했다. 바야흐로 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이자 전범국인 독일과 일본이 그 승전국인 러시아(소련)와 중국에 날을 세우는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그런데 독일과 한국은 비슷한 점이 많다.
우선 모두 제조업 강대국이다. 독일과 한국은 순서대로 세계 4위와 5위의 제조업 강대국이다. 수출에 주력하는 것도 같다.

2022년 GDP 대비 수출의 비중은 독일 50.3%, 한국 48.3%로 주요 20개국(G20) 중 각각 1위와 2위다.
중국(20.7%), 일본(18.2%), 미국(10.9%)에 비해 월등히 높다. 미국 및 중국과의 관계도 유사하다. 한국과 독일 모두 가장 중요한 무역 파트너는 중국이다. 독일 기업들은 2020년까지 중국에 900억유로가 넘게 투자했고 폭스바겐은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외국 브랜드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다른 한편 양국 모두는 미국과 강력한 군사적 동맹관계다. 독일(3만6000명)과 한국(2만5000명)에는 일본(5만4000명) 다음으로 많은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즉 양국 모두 미국과의 동맹, 보호주의 방지, 중국과의 협력이라는 목표 사이의 연립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독일은 우선 미국이 주창해온 민주주의와 인권 같은 '가치동맹' 개념을 수용하면서도 자신의 이익에 기반해 내용을 차별화하고 있다. 가령 유럽의 통합과 독자성, 유엔을 통한 대·중·소국의 이익을 조화시키는 규범질서, 여성과 소수자의 권리, WTO 개혁을 통한 공정한 무역질서 구축 등을 강조하면서 그동안 미국이 보여준 일방주의적 접근과 선을 긋는다.


둘째, EU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즉 중국을 동반자이자 경쟁자이자 라이벌이라고 규정했던 2019년 EU의 중국전략을 출발점으로 삼고 중국에 대한 모든 행동은 EU와 보조를 맞추겠다고 밝히고 있다. 독자적 중국전략이 중국과의 양자관계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관리하면서, EU 공조를 통해 중국에 대한 협상력은 강화하겠다는 생각이다.


셋째, 중국 위험을 회피하기(de-risking) 위한 구체적인 정책들을 제시하고 있지만, 기존의 글로벌 무역규범이 그어놓은 선을 넘지는 않는다. 가령 중국으로부터의 가치, 안보, 경제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의 투자보증 한도 부과, 경쟁법 개정, 외국인 투자심사, 수출 제한 등 조치를 활용하겠다고 말하지만, 이들은 중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적용되는 조치들이다. 중국만을 타깃으로 하는 경제제재를 하고 있는 미국이나 일본과는 다르다.


넷째, 가장 많은 분량(10쪽)을 정부, 의회, 경제, 환경, 교육, 연구개발, 지속가능발전 등 분야에서 중국과 협력할 과제와 원칙을 나열하는 데 할애하고 있다. 또 결론의 절반 이상을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중국 전문가 집단을 육성하는 계획으로 채웠다.

우리도 작년 12월 28일 자유·평화·번영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했다. 한국판 중국전략이자 대외전략이다. 독자적인 가치와 이익을 밝히고, 불필요한 갈등을 회피하고, 글로벌 규범을 존중하면서, 중국과의 협력 공간은 넓게 열어놓고 있다는 면에서 독일의 중국전략과도 상통한다.

시대전환을 끌고 갈 각국의 비전과 전략은 얼추 다 나왔다. 앞으로는 그 집행과 성과를 비교할 때다. 우리에게는 답답한 한중관계 개선이 그 출발점이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https://www.mk.co.kr/news/contributors/10808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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