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4.19
민족문제연구소

친일인명사전,국가 지원을/김희선의원  


  [2002/04/12]제229회 임시회 본회의 대정부질문-김희선의원

 
 

존경하는 국회의장,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새천년민주당 동대문갑 출신 김희선 의원입니다.

본 의원의 지역구에는 김남식 옹이라는 분이 살고 계십니다.
그 분은 매일 아침 회기동 거리의 쓰레기를 줍는 일로 하루를 시작하십니다.
교원으로 정년 퇴직한 김남식 옹이 쓰레기를 줍는 이유는 좀 특별합니다.

『 저는 민족 반역자입니다.
일제때 우리한글을 말하지 말라고 학생들에게 가르쳤고, 일본을 위한 침략전쟁에 나가라고 독려하는 말을 했습니다.
제가 이제까지 교단에 설 수 있었던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었습니다.
반민족행위를 처벌하는 법이 있었다면 저는 분명 그 벌을 받아 마땅한 사람이었습니다 』

김남식 옹은 과거 친일행적에 대한 사죄의 마음으로 오늘 아침에도 쓰레기를 줍고 있는 것입니다.

반세기가 지났지만 스스로 나서서 진실을 말하고 그 진실 앞에 고개를 숙이는 용기 있는 행동은, 우리가 멍에처럼 지고 있는 친일 반민족 행위의 역사를 어떻게 청산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미 심장한 답을 주고 있습니다.

그 답은 바로, 넬슨 만델라가 인종범죄를 청산하는 과정에서 강조한 바와 같이
『 진실의 규명만이 과거를 편히 쉬게 한다 』는 평범한 진리에 있다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우리는 해방후, 일제하 친일 반민족 행위에 대해 사실상 눈을 감아버렸습니다.
분명히 있었던 일을 없었던 일로 덮어버렸던 것입니다.
진실을 감추고, 외면한 것입니다.

진실의 외면 속에 묻혀버린 역사는 원죄가 되어 반세기 넘게 우리들의 어깨를 짓눌러왔으며, 미래로 나아가려는 우리의 현재를 발목잡고 있습니다.

본 의원은 해방직후 친일 반민족 행위 청산작업이 무산되고, 독립정신을 중심으로 한 국민적 공감대 구축과 통합이 실패로 돌아가자 반민족 범죄행위자들이 처벌은커녕 오히려 더욱 득세하면서 우리 사회 일반의 가치판단 기준은 정의냐 불의냐가 아닌, 힘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로 왜곡된 측면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것은 더 큰 의미로 보아, 우리사회의 민주발전과 통일을 가로막는 지역주의-민족분열주의와, 경제발전과 투명한 사회건설을 저해하는 각종 부정부패의 토양이 해방후 친일역사를 청산하지 못한데서 비롯되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의 국민화합을 이루고, 부정부패가 없는 민주적인 도덕국가를 완성하기 위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친일역사의 진실규명과 청산에 나서야 하겠습니다.

 
 
 
 

친일역사 청산은 헌법정신에 부합하는 일이자 헌법을 수호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현행 우리 헌법은 전문(前文)에서
『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헌법정신에 비추어 볼 때, 일제에 나라를 팔아 넘기고 귀족의 작위를 받은 행위, 관리나 경찰로 민족을 탄압한 행위, 세 치 혀와 펜을 놀려 조선의 젊은이들을 일제의 침략전쟁 총알받이로, 정신대로 몰아넣은 행위 등은 의심의 여지없이 반민족적 범죄행위임이 너무도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가, 언제, 어떠한 반민족적 범죄행위를 저질렀는지 50년이 지난 아직까지 규명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위헌적 상황을 방치하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다 하겠습니다.
이것은 또한 국민의 심부름꾼인 우리 모두의 직무유기라고도 말할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친일역사의 진상규명과 청산은 3·1정신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지키라는 헌법, 즉 국민의 요구를 성실하게 실천하는 길이라 하겠습니다.

 
 
 
 

우리의 친일역사 청산은 일본의 역사인식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수 있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독일은 『 과거에 눈을 감은 자는 결국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도 장님이 된다 』고 하면서 스스로 대대적인 나치 청산과 피해국에 대한 사죄 및 보상에 나섰습니다.

역사가들은 독일의 나치청산이 프랑스 등 피해국의 강력한 나치부역자 청산에 영향을 받아 이뤄졌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일본이 독일과는 정 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우리가 친일역사를 청산하지 못한 일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입니다.

본 의원은, 친일 반민족행위 청산은 우리 내부의 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의 잘못된 역사인식에 영향을 주어 교과서 왜곡, 군국주의 부활 등 일련의 반역사적 움직임을 중단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특히 일본 우익세력은 현재, 교과서를 통해 <독도 영유권>과 <임나일본부설>을 주장하고 있는데, 더 이상 이러한 제2의 침략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쐐기를 박기 위해서도 우리의 친일 반민족행위 청산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
국무위원 여러분!

48년 설치된 반민특위는 활동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친일 정치세력에 의해 공중 분해되었습니다.

그리고 반세기 세월동안 친일 반민족행위 문제는 국가적 차원에서는 더 이상 거론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지금 우리에게는 누가, 언제, 어떻게 조국과 민족을 배반하는 반민족 범죄행위를 저질렀는지에 대해 공인된 자료가 한 장도 없는 실정입니다.
참으로 부끄럽고, 안타까운 역사인 것입니다.

이러한 잘못된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본 의원은 민주당 김경천, 김성호, 김태홍, 김희선, 배기선, 박상희, 설송웅, 설 훈, 송영길, 신기남, 심재권, 원유철, 이상수, 이재정, 이종걸, 이창복, 이호웅, 임종석, 전갑길, 정장선, 최용규 의원, 한나라당 서상섭, 김원웅, 김홍신, 이부영 의원 등 스물 다섯 분의 여야 의원님들, 그리고 광복회와 함께 일제의 관보와 언론보도 등 관련자료를 연구해 일차로 칠백팔명의 친일 반민족 행위자 명단과 행적을 작성하였습니다.

본 의원은, 친일 반민족 행위자에 대한 기록은, 후대를 위한 산 교육자료가 된다는 생각으로 오늘 대정부질문을 통해 그 내용을 국회 회의록에 남기고자 합니다.

친일 반민족행위자 명단에 포함된 주요인물의 친일행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910년 나라를 팔아넘기고 일제로부터 백작의 작위를 받은 이완용,
1944년 조선비행기회사 사장으로 일제의 침략전쟁을 직접적으로 도운 박흥식,
일제가 징용, 징병, 정신대를 강제연행하기 시작한 때에 전쟁참여를 선전 선동하여 사실상 이 땅의 딸들을 정신대로 내 몬 김활란,
'조선 음악가협회' 상무이사를 지내고 친일가요 '희망의 아침'을 작곡한 홍난파,
1943년 11월7일자 매일신보에 "학도여 성전에 나서라"는 논설을 내는 등 다수의 글로 일제에 협력할 것을 선전 선동한 김성수,
친일잡지 '조광'을 창간하고, 고사포를 기증해 일제에 협력한 방응모 등 칠백팔명입니다.

시간관계상 전체명단자료는 서면으로 대체토록 하겠으며 그 내용을 회의록에 반드시 기재해 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

 
 
 
 

국무총리!
지난 2월28일의 친일 반민족 행위자 명단공개에 대해 국민과 각계인사들은 지지전화를 주셨고, 편지와 인터넷 등을 통해 『 미래지향적 청산작업이 계속되어야 한다 』, 『 상시적인 활동이 되어야 한다 』는 의견이 쇄도하였습니다.

본 의원은 이러한 국민의 뜻을 받들어 정부에 <일제하 친일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을 위한 위원회>를 설치해 이 문제를 광범위하고 깊이있게 조사하고 그 내용을 국민들에게 낱낱이 알림은 물론 사초로 남기는 일이 꼭 필요하다고 보는데, 이에 대한 총리의 견해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현재 권위있는 민간학자들과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친일인명사전 편찬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실상 국가가 해야 할 일을 민간기관이 대신 하고 있는 경우이므로 이에 대해 일제잔재청산이라는 사업의 성격을 분명하게 명기하고 국가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보는데 총리께서는 이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히시기 바랍니다.

 
 
 
 

우리 교과서에는 아직도 친일반민족행위자의 글이 실려있고 친일파가 민족의 편에 선 것처럼 잘못 기술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총리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께서는, 이러한 문제들이 시정될 수 있도록 어떠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는지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본 의원은 친일반민족행위 청산과 관련해 개인에 대한 단죄나 물리적 처벌 등을 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친일행위 사실여부에 대해서는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해방후 사회에 공헌한 바가 있더라도 친일행위의 '과'는 분명하게 밝혀 후대가 '공'과 '과'를 함께 판단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

현재 <민족정기를 세우는 국회의원모임>은 서상섭, 송영길 의원을 법률추진단장으로 <일제하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중에 있습니다.

물리적인 처벌을 하거나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자는 것이 아니라 친일역사의 진상을 규명해 교훈으로 삼자는 것이 준비중인 법률안의 취지입니다.

저는 친일역사 청산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고, 보수니 진보니 이념이니 하는 것들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45년 백범 김구선생은 부끄러운 과거사를 청산하고 민족의 미래를 설계하는데 있어서 무엇보다 단결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저는 오늘 존경하는 의원님들과 함께 백범 선생의 다음과 같은 말씀을 음미해보고자 합니다.

『 우리 민족 개개인의 혈관 속에는 다같이 단군 성조의 성혈(聖血)이 흐르고 있습니다.
극소의 친일파 민족반도(叛徒)를 제한 외에 무릇 한국 동포는 마치 한사람같이 단결해야 합니다.
오직 이러한 단결이 있은 후에야 우리의 독립주권을 창조할 수 있고 소위 38도선을 물리쳐 없앨 수 있고 친일파 민족반도들을 숙청할 수 있습니다.
나는 확신 불의(不疑)합니다.
유구한 문화 역사를 가진 우수한 우리 민족은 이 시기에 있어서 반드시 단결될 것입니다 』

본 의원은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밝혀두고자 합니다.
친일반민족행위 청산의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거나 그러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만한 어떠한 행위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은 <민족정기를 세우는 국회의원모임> 소속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미 제 1의 원칙으로 합의가 되었다는 사실도 말씀드립니다.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제헌의회 선배의원들이 민족과 조국에 대한 사랑, 그리고 국민의 일꾼으로서의 사명감을 바탕으로 당시 막강했던 친일세력의 압력에 결코 굴함이 없이 1948년 9월7일 제59차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의원 백사십명 중 찬성 백삼명, 반대 여섯명의 압도적 다수의 찬성으로 <반민족행위 처벌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저는 이제, 우리 16대 국회, 이백 칠십 삼명의 의원님들이 친일청산 그 감동의 역사를 다시 한번 만들어낼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민족 앞에, 국민 앞에, 그리고 진실 앞에 자랑스러운 16대 국회의 역사를 함께 써 나갑시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희선 의원 홈페이지 : http://www.imher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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