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은 우리의 잠재적 기호로 반도에서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 뿔뿔이 흩어진 한민족 각자에게
정체성과 공통적 자각을 일깨우는 비밀 코드인 것이다.
조국을 빼앗겼던 날, 그 닫히고 눌리며 멍들었던 날, 한반도에서 그리고 대륙에서 조선인들은
각자의 가슴에 ‘아리랑’을 품으며 각기 다른 방식의 노력을 펼쳤다.
그들의 한 손에는 저항을, 다른 한 손에는 희망을 새기어 조선의 완전한 자주와 독립을 구하고자 했었다.
우리는 그 얼마나 많은 ‘김산들의 피’가 ‘민족자존’이라고 하는 희망을 위해 대륙 속에 허무하게 뿌려져왔던가?
우리는 그것의 진실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음이다.
특히, 이 책은 이러한 ‘김산들’의 흔적과 그들이 뿌린 피의 실체를 알아낼 수 있기에
“앞으로 어떠한 새로운 세상을 열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는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권한다.
삼엄했던 일제 침략기 아래, ‘아리랑’(조선민족영화 제1호)을 감독,주연했던 풍운아, 나운규!
중국과 시베리아, 만주, 일본으로부터 불어 닥친 폭풍을 맞으며 역사가 명하는 바에 따라 살다간 김산!
이 두 사람은 30여 년이라는 짧은 생애를 이 땅의 광복을 위해 바치며 불꽃처럼 살다간 진정한 사나이들이다.
이 작품에서는 이러한 나운규와 김산을, 각각 한반도와 대륙에서 한 시대정신을 구현하려 했던 상징적
인물로서 다뤄나갔다. 일제에 항변했던 시대정신을 한 사람은 한반도 내에서 예술로써 승화시키고자 했고,
또 한 사람은 대륙에서 종횡무진해가며 정의를 이뤄내려 했던 혁명가로 묘사해 내었다.
극 중간 중간에는 역대의 미국의 대중가수들(엘비스 프레슬리, 클리크 리처드, 신디로퍼, 마이클잭슨,
마돈나)이
등장, 그 동안 미국의 대중문화에 젖어 살아온 우리의 문화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풍운아인 쿠바의 혁명가 체 게바라가 국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정작 아시아의 체 게바라인 혁명가 김산은 조국에서는 물론 그가 활동한 중국에서 조차도
오랫동안 잊혀져 온 인물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이 작품 ‘당신 누구요? - 김산과 나운규의 백년 아리랑’은 지난 1세기 우리의
근현대사의 그늘에 가려 있던 ‘아리랑 대서사극’으로서, 일종의 양심 선언적 희곡인 셈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10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아니한 이 시점에 ‘김산’과 ‘나운규’를 소재로
엮은 희곡이 완성을 본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재일 총련과 민단 등 전 세계에 있는 우리 재외동포들에게도 애독되기를 바란다. |